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이란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 급등에 더해 주요 정유시설의 가동 중단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만 11센트 상승했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처음 공격한 지난 2월 말과 비교하면 1.19달러 올라 40% 이상 급등한 셈이다.
국제유가 상승세도 휘발유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지난주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약 16% 상승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약 13%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이란전쟁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공급 불안이 다시 커졌다.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 재개 기대감으로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협상 진전이 없자 시장은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미국 내 정유시설 문제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 한 애널리스트는 오대호 지역 정유 차질과 예정된 유지보수 작업으로 중서부 지역 소비자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하루 44만 배럴 생산 규모의 BP 인디애나주 휘팅 정유시설은 주말 사이 일시 정전으로 일부 공정이 멈췄다. 하루 35만6000배럴 규모의 필립스66 일리노이주 우드리버 정유시설도 2월 말부터 45일간 유지보수에 들어가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여기에 하루 25만3000배럴 생산 능력을 가진 마라톤페트롤리엄의 일리노이주 로빈슨 정유시설 역시 3월 중순부터 유지보수에 돌입해 5월 중순까지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드 한은 “오대호 지역 소매업체들이 빠르면 이날부터 다시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이중 봉쇄가 지속되면서 하루 수백만 배럴 규모의 원유 공급이 사실상 차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약 50% 상승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호르무즈 해협 장기 폐쇄에 따른 극단적 재고 감소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높였다.
모건스탠리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페르시아만의 일일 원유 수출량이 1420만 배럴 감소했고, 글로벌 재고는 하루 48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브렌트유 전망치는 2분기 평균 110달러, 3분기 100달러, 4분기 90달러로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석유 시장은 사실상 두 개의 상태로 존재한다”며 “대부분의 물류는 막혀 있지만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며, 언제든 재개될 가능성은 있으나 실제 변화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