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공간’은 단순히 머무르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영위할 수 있는 복합적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경험에 의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영향력이 맞물리며 ‘공간’을 향한 새로운 해석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사용자 경험을 창조하는 공간디자이너의 시각에서 ‘공간’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공간 콘셉트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엠포(Design M4)’ 윤영섭 대표는 ‘판매관점’과 ‘지속가능한 방식’을 최우선으로 손꼽는다.
윤영섭 대표는 “브랜드와 소비자의 접점, ‘상업 공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관점과 사업의 지속성으로, 공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사용자 경험이 보다 구체화되도록 디자인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브랜드의 성공 및 매출성장으로 직결된다. 기업 혹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비전을 비롯해 핵심 아이덴티티를 극명하게 표현하고, 그 안에서 가치 실현의 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공간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이고, 우리가 하는 일이다” 고 말한다.
지난 2003년 디자인 전문기업 ‘인스타’ 입사를 시작으로 공간디자이너로서 첫발을 내딛은 윤영섭 대표는 SKT을지로신사옥과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및 음악당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역량을 쌓아왔고, 2006년 ㈜아이디스 이직 이후, FED(Far East District) 가구디자인 담당자로 활동하며 Family housing 오산 등 다수의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자신만의 창의적인 사고와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어 2010년 ‘디자인엠포’를 설립하고 독립적인 활동에 나선 윤 대표는 공간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턴의 관점과 가치로 시선을 확장, 2019년 벤처기업인증 및 기술역량 우수기업인증(상업 및 주거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기술부문)을 획득하는 등 국내 공간 인테리어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올해로 설립 12년을 맞는 ‘디자인엠포’는 다양한 상업 공간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참신한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제주항공 라운지’, ‘코아스 본사 쇼룸’, ‘플레이인더박스 더 현대 서울’, ‘예술의전당 웬떡’ 등 다채로운 공간디자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사무환경 전문기업 코아스 본사 쇼룸 리뉴얼은 공간디자인을 수행하는 ‘디자인엠포’와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ooo(띵띵땡)어소시에이츠그룹’의 체계적인 시너지가 빛을 발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가구를 넘어 삶의 가치를 높이는 공간을 연구한다는 브랜드 가치관을 공간 안에 담아내며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코아스 본사 쇼룸 리뉴얼은 어떤 프로젝트였나?
코아스 쇼룸은 쇼룸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브랜드의 철학, 역량과 비전 등을 담아 미래 오피스 스타일에 대한 상상을 이끌어 낸 프로젝트였다.
#해당 프로젝트를 위해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는지 궁금하다.
쇼룸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자신만의 오피스 라이프를 위한 솔루션을 얻게 되고, 브랜드 비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하여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코아스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감동적인 경험으로 소비자와 파트너를 이끌어가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도 주안점을 뒀다.
#공간의 전략을 구상할 때 주로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가?
공간디자인은 체계적이고 과정 지향적이며 복합적인 작업이다. 단순하게 공간이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표현하기보다 공간의 목적과 방향성, 그리고 이에 따른 전략들을 순차적으로 접근하면서 구체화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지금의 트렌드에 맞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도 좋지만, 궁극적으로 그 공간에 내포되어야 할 여러 가지 목적들이 존재한다. 공간디자인은 어쩌면 이처럼 다양한 목적들을 잘 표현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공간의 본질에 더욱 집중하고 방향성에 맞는 여러 전략들을 구성하여 표현하게 되는데 이러한 공간 전략구성 과정의 핵심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습관, 소비와 경험 등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유의미한 패턴을 읽어내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프로젝트 진행과정 중 디자인에 대한 해답이나 확신을 얻지 못할 때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다양한 책을 읽으며 새로운 무엇인가를 구상한다. 종합해보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스터디 과정에 대한 인풋이 있을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디렉터로써 가장 뿌듯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우리가 디자인한 브랜드에 대해 계속해서 좋은 소식이 들려올 때 너무 감사하고 뿌듯하다. 해당 브랜드의 지속적인 매출성장은 물론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마치 우리 회사의 일인 것처럼 기쁘다. 코아스 본사 쇼룸이 그런 사례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내 상업 공간에서 두드러지는 디자인 경향은 어떤 것이 있는가?
‘경계의 확장성’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공간이 갖고 있는 특정한 목적성에서 더욱 확장된 공간들이 트렌디하고 템포러리한 디자인과 함께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공간들이 일시적 트렌드에 부합되는 비주얼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관점과 비즈니스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공간 전략 및 아이덴티티 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인엠포는 현재 어떤 브랜드와 함께 작업 중인가?
최근 ‘달콤커피’, ‘올포유’, ‘안산휴게소’ 등 다양한 분야의 BI, SI를 수행하고 있으며, 공간디자인 영역을 넘어 브랜드 전략적 컨설팅까지도 참여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변화 과정이 흥미롭다. 독특하고 다양한 컬러의 공간인테리어를 수행해온 디자인엠포의 시선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은 무엇인가?
사실 우리는 공간의 목적성과 방향, 전략을 보다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일정한 톤 앤 매너와 무드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때문에 더욱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중 안산휴게소 BI, SI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업으로, 기존 휴게소 사업모델을 재해석한 휴게소 비즈니스 모델 제안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뜻깊은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에 임할 시 가장 주의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을 하지 않아야 한다’이다.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디자이너는 개인의 디자인 성향과 취향을 반영하기 마련인데 이로 인해 때로는 디자이너가 디자인만을 위해 공간을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고, 다소 추상적이며 모호하게 그들만의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어떤 프로젝트이던 공간이 가진 본래의 본질을 간과하면 안 된다. 공간의 본질에서 오는 기본적인 니즈와 기능들이 잘 구현이 되어야 하고,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토도 철저히 되어야 한다. 그래서 단순한 디자인, 그 자체만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꼭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의 매력을 가장 잘 발산할 수 있는 프로젝트일 것이다. 지금보다 더욱 체계적이고 과정적이며 복합적이면서 깊게 사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이런 일들은 대부분 아주 복잡하고 힘든 과정의 프로젝트일 테지만 말이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과 좋아하는 일의 경계라고 판단된다면, 과감히 도전해볼 만하고 그 자체로 행복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를 공간 사례로 예를 들어보면 낙후된 지역의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나 다양한 콘텐츠 중심의 복합문화 경험공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을 변화시켜나갈 수 있는 디자인의 힘을 믿으며, 더 넓은 지혜와 책임의식을 갖고 세상을 디자인해 나가는 윤영섭 대표와 디자인엠포. “지금은 언제나 새로운 세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과거에 머물지 마세요. 아직 보지 못한 세상이 있습니다. 미래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가 필요합니다. 나아가세요” 라는 회사 스토리처럼 이들의 도전이 공간을 통한 새로운 가치 실현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