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 KLPGA 챔피언십 '한 타 차' 우승…메이저 첫 승 감격

  • 등록 2025.05.04 17: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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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추격 뿌리치고 2년 11개월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
-홍정민, "공황장애 진단…엄마와 극복" 고백

홍정민이 크리스에프앤씨 제47회 KLPGA 챔피언십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우승 트로피를 두 손으로 들어 올리고 포즈를 취했다.  이하 사진: KLPGA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홍정민(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홍정민은 4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605야드)에서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7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대회 나흘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6개, 더블 보기 1개로 4오버파 76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14언더파를 기록한 홍정민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박지영, 지한솔(이상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을 1 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2년생인 홍정민이 KLPGA 투어에서 우승한 건 2022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후 2년 11개월 만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다.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의 대회 우승은 처음이고, 메이저 대회 우승 역시 처음이다.

 

올 시슨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홍정민

 

우승 상금 2억3,400만 원을 받은 홍정민은 누적 상금 3억9,224만 원으로 기존 1위 방신실을 끌어내리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홍정민은 공황 장애와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홍정민은 우승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승했으니, 말씀드리겠다"라며 입을 뗀 뒤 "2023년 초에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와 공황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 때문에 (개인 통산) 2승을 하기까지 매우 힘들었다"며 "지금은 호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이 문제 때문에 절망감이 들었으나 엄마의 위안과 응원을 받으며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정민은 "2023년부터 몸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라며 "대회 중 발걸음을 떼기가 힘들 정도로 컨디션 저하 증세가 심했다"고 말했다.

 

피부 알레르기 증상까지 겪은 홍정민은 병원을 찾았고, 자율신경계 기능 장애와 공황 장애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는 "작년에 불안감이 심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라며 "정말 힘들었던 시기"라고 떠올렸다.

 

홍정민은 힘든 시기를 모친 정용선 씨와 함께 극복했다.

 

홍정민의 데뷔 초반 캐디 역할까지 했던 정용선 씨는 열의를 다해 딸의 회복을 도왔다.

 

홍정민은 "힘들 때마다 엄마는 '괜찮아. 거의 다 왔어. 힘내'라며 응원해주셨다"라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홍정민은 엄마의 도움을 받고 다시 일어섰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전략도 바꿨다.

 

엄마와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든 홍정민

 

그는 "과거엔 모든 코스를 공격적으로 공략했는데, 이런 플레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며 "공격적으로 임해야 하는 홀과 그렇지 않은 홀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법을 공부했고, 대회 후에도 자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공황 장애 증세는 조금씩 회복됐다.

 

홍정민은 "완벽하게 회복하진 않았지만, 지금은 약을 먹지 않는다"라며 "스트레스를 잘 다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당황한 나머지 타수를 많이 잃었으나, 이번에 우승 못 하면 다음 대회에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이어갔다"라며 "18번 홀 마지막 퍼트를 할 때 많이 떨렸지만, 잘 극복한 것 같다"고 밝혔다.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의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홍정민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느낌"이라며 "이번 우승으로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제 곧 어버이날인데, 어머니께 효도한 것 같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다음 목표를 묻는 말에 "자율신경계 이상 문제로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대회 때 매우 힘들었는데, 올해는 그때까지 경기력을 잘 유지해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지난해 미국 진출을 노렸던 홍정민은 해외 진출 재도전 의사를 묻는 말엔 "다시 해보고 싶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상 포인트 100점을 추가한 홍정민은 누적 포인트 140점으로 이 부문 1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1위는 방신실, 2위는 이예원이다.

 

홍정민의 아이언 샷 

 

 

3라운드까지 단독 2위 박현경을 5타 차로 앞서며 단독 질주했던 홍정민은 이날 매서운 바람에 영향을 받으며 다소 주춤했다.

 

1번 홀(파5)과 3번 홀(파4), 5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했고, 8번 홀(파4)에선 짧은 퍼트 2개를 놓치면서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하며 두 타를 잃은 홍정민은 박지영 등 2위 그룹에 3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후반 들어 파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던 홍정민은 12번 홀(파3)에서 티샷한 공이 벙커로 들어가는 등 난조 속에 보기를 했다.

 

15번 홀(파5)에선 세 번째 샷한 공이 그린을 넘어 광고판 앞으로 떨어지는 불운 속에 드롭을 거쳐 한 타를 더 잃었다.

 

그는 15번 홀까지 박지영과 지한솔에게 1타 차까지 쫓겼다.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선두를 내주진 않았다.

 

홍정민은 16번 홀(파4)에서 결정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했다. 세컨드 샷한 공을 홀 5.7m 거리에 붙인 홍정민은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다시 2위 그룹을 두 타 차로 벌렸다.

 

공이 홀 안으로 떨어지자 홍정민은 그대로 주저앉으며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홍정민은 17번 홀(파3)을 파로 막았고,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보기 퍼트를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한솔은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올 시즌 개인 최고 순위인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지영은 보기 없이 버디 1개 1언더파를 치면서 끝까지 홍정민을 압박했다.

 

이날 4타를 줄인 이예원은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마다솜과 함께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이븐파를 친 방신실은 7언더파 281타로 단독 6위를 기록하면서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갔다.

 

3라운드까지 단독 2위를 달리며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노렸던 박현경은 이날 3오버파 75타로 부진하면서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7위를 기록했다.

 

김대진 기자 djkim98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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