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12일 울려 퍼지는 '타악기의 전율'...오미정 트리오 리사이틀

  • 등록 2025.07.11 08: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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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악기 없이 타악기만으로 완성하는 감각적인 음악 여행
- 마림바부터 도마 연주까지, 다채로운 리듬과 음색의 향연
- 무료로 즐기는 타악기 예술의 신세계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7월의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중순,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에 이색적인 클래식 무대가 펼쳐진다. 12일(토) 오후 5시, 타악기 연주로만 구성된 이례적인 공연인 ‘오미정 퍼커션 트리오 리사이틀’이 열린다. 전남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국내 클래식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구성과 레퍼토리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공연이라고 하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와 같은 익숙한 악기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이번 리사이틀은 그 틀을 과감히 벗어났다. 피아노나 현악 반주 없이, 오로지 타악기 세 대만으로 구성된 트리오 편성이다. 이는 연주자 간의 유기적인 호흡은 물론, 악기 자체의 음색과 리듬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쉽게 구현할 수 없는 도전적인 무대다.

 

마림바, 비브라폰, 글로켄슈필과 같은 음정 타악기부터 일상적인 조리도구인 ‘도마’를 활용한 작품까지, 다채로운 타악기의 세계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관객은 이 공연을 통해 타악기가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보조 역할을 넘어서, 감정과 서사를 담아내는 주체적 악기로 거듭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공연의 문을 여는 곡은 프랑스 작곡가 티에리 드 메이(Thierry De Mey)의 대표작 ‘Musique de table’다. 이 곡은 세 명의 연주자가 탁자 위에서 손가락과 손바닥만을 이용해 연주하는 실험적 작품으로, 마치 무용과 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흔한 악기 없이도 이렇게 풍부한 소리와 리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길 것이다.

 

이어지는 일본 작곡가 K. 다이키의 ‘The Last Dance’는 서정적이면서도 내밀한 감정을 자극하는 곡으로, 타악기의 부드러운 면모를 부각시킨다. 이어 D. 힐데브란트의 ‘Boeffer’는 익살스럽고 유머러스한 리듬이 특징이며, N. 로워의 ‘Fiesta colores’는 곡명 그대로 다채로운 색감과 에너지로 관객을 음악 속 축제의 장으로 초대한다.

 

후반부는 한층 더 강렬하다. N. 지브코비치의 ‘Trio per uno 1악장’은 고도의 리듬 정교함이 요구되는 작품으로, 세 연주자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음악을 만들어낸다. 이어지는 E. 세주른의 ‘Losa’는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타악기의 섬세한 결을 보여주며, 마지막 곡인 M. 미키의 ‘Marimba Spiritual’은 아프리카 타악의 에너지와 일본 전통의 정서를 결합한 역동적인 작품으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이자 리사이틀을 이끄는 오미정씨는 전남대학교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시립교향악단에서 비상임 단원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다져온 타악 연주자다. 현재는 타악앙상블 META, 그리고 Joy of Percussion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공연 기획과 연주를 병행하고 있다. 타악기의 예술적 가능성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앞장서고 있다.

 

공연에 함께하는 김유양은 프랑스 파리 크레떼이 시립음악원에서 최고연주자 및 마림바 콘서티스트 과정을 수료한 유학파 연주자로, 현대 타악 앙상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META의 핵심 멤버로 활동 중이다.

 

또한 한예주는 전남대 음악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한 후 META와 카메라타 전남, Joy of Percussion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깊이 있는 해석과 안정된 연주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세대의 신예들도 주목할 만하다. 강민석은 전남예고 출신으로 전남음악콩쿨 전체 대상 수상, 전남대학교 실기우수자 연주회 초청 등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다. 이정빈 또한 주요 협연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현재 전남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처럼 여러 세대의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점도 이번 공연의 묘미다.

 

타악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악기 중 하나다. 고대부터 제례, 군악, 축제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그 역사는 피아노나 바이올린보다 훨씬 길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사에서 타악기는 오랫동안 보조적 위치에 머물러 있었고, 음정이 없는 장식적 악기로만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작곡가들이 타악기를 독립적인 표현 도구로 삼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솔로 타악 연주회나 타악 앙상블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타악기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이번 ‘오미정 퍼커션 트리오 리사이틀’도 이러한 흐름 위에서 기획된 공연으로, 현대 타악기가 지닌 예술적 가능성과 실험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낸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목포 시민은 물론 전남 지역 어디에서든 누구나 부담 없이 공연장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연 이상의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특히 지역 예술인이 중심이 되어, 지역 청년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움직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전남문화재단이 이번 공연을 후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재단은 실력 있는 예술인들이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무대를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문화의 다양성과 예술적 깊이를 함께 키워가고 있다.

 

관객들은 이 무대를 통해 타악기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그 섬세한 감성과 폭발적인 에너지를 모두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기에 더욱 새롭고,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인 공연이 될 이번 리사이틀은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순간이 될 것이다.

 

전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타악기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지역 음악인들의 협업을 통해 예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확장하는 소중한 기회”라며 “특히 전석 무료로 진행되는 만큼 많은 시민이 문화적 향유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목포 시민은 물론 전남 지역의 음악 애호가들에게 타악기의 새로운 매력을 알리고, 지역 문화예술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석 무료라는 점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해 타악기 음악의 신비로운 세계를 즐겨볼 수 있는 이번 공연에 많은 관심과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란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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