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시선] 동원산업, 이제는 '녹취 조작' 운운… 피해자뿐 아니라 언론까지 흔드는 모럴 해저드

  • 등록 2025.07.28 04: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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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뿐 아니라 언론까지 겨눈 동원의 '진실 부정'
ESG 평가기관도 주시… 기업윤리 시험대에 선 동원그룹
사실 왜곡과 책임 회피는 신뢰 붕괴 자초할 뿐
이제는 김남정 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다

“조직 내 괴롭힘을 외면하더니, 이제는 기자에게까지 진실을 부정하려 한다. 이게 과연 상식적인 기업의 대응인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의 이 절규는, 오늘의 동원산업이 처한 윤리적 위기를 함축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한 내부 직원의 고통으로 그치지 않는다. 기업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 전반을 되묻는 사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동원산업은, 해당 사건을 처음 보도한 기자에게 “녹취가 조작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침묵을 유도하려던 기존 전략에서 나아가, 이제는 언론 보도 자체의 신뢰성까지 흔들려는 시도다.

 

하지만 피해자가 제출한 자료는 1시간이 넘는 무편집 녹취를 포함해, 정신건강 진단서, 복직 거부 이메일, 병가 방해 내역 등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증거들로 구성돼 있다.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조작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단순한 해명이 아니라 명백한 언론 압박이자, 또 다른 형태의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조직적 대응이 진실을 향한 성찰보다는 ‘이미지 관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은 이미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RepRisk에 등록되었고, ILO와 해외 유통망에도 전달된 상태지만, 동원산업은 AI 경영혁신, GPT 챌린지 수상 등 대외 수상 실적만을 강조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직장 내 인권침해를 축소하고, 피해자의 녹취록을 ‘조작’ 운운하며 언론을 압박하는 행위가 과연 ‘필요한 사회적 가치’인지 되묻게 된다.

 

회사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지금까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다”, “업무상 지시였다”, “고의성은 없었다”, “녹취도 조작일 수 있다”는 입장만을 반복해왔다. 이는 책임 회피의 전형이며, 기업윤리가 실종된 모습이다.

 

피해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싸움은 누가 더 크게 말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은 진실을 보여줄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는 증거를 들고 다시 국제사회와 언론 앞에 섰다. 국내 시스템과 내부 소통만으로는 이 기업이 스스로 윤리적 기준을 회복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의 이번 대응은 피해자는 물론 언론과 시민사회의 신뢰까지 저버릴 수 있는, 중대한 도덕적 해이의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말하려면, 그 시작은 ‘진실을 마주할 용기’다. 방어적 논리나 형식적 절차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지금 이 기업에 필요한 것은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대화, 실질적인 회복 조치다.

 

지금이야말로, 젊은 김남정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라는 선언이 공허한 수사로 남지 않으려면, 그는 그룹 차원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으로 행동해야 한다. 윤리를 외면한 성장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환의 리더십이야말로 김 회장이 남길 수 있는 가장 지속가능한 유산이다.

 

문채형 뉴스룸 국장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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