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이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수명이 거론되는 지금, 은퇴 이후의 삶은 30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 이 긴 시간 동안 생활비는 물론 의료비, 요양비, 예기치 못한 돌봄의 순간까지 감당하려면 연금과 보장, 현금화 유연성까지 갖춘 금융 설계가 필요하다. 은행 예적금, 국민연금, 부동산 등 다양한 수단이 있지만, 이 모든 요소를 하나로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수단이 바로 보험이다.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노후 대비 핵심 상품을 알아보고,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활용해야 할지도 챙겨보자.
KB라이프생명
든든한 노후, 안정적 노후 구축
KB라이프생명은 보장자산과 연금보험을 중심으로 노년층 고객층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역모기지 종신보험’과 ‘100세 만족 연금보험’ 두 가지다.
보장금액을 활용, ‘역모기지 종신보험’
KB라이프생명은 보유 주택을 활용해 노후 생활자금을 조달하는 은행권의 역모기지론과 같은 형식으로 사망보장금액을 담보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하는 특화 상품인 ‘역모기지 종신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보험 보장과 생활자금 지급을 동시에 실현하는 상품으로 안정적 현금 흐름과 사망 보장이라는 두 가지 핵심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비교적 고정된 지급액 구조를 유지해 예측이 가능한 노후 생활을 가능케 하며, 지급 일시 중지 및 재개가 자유롭고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어 유연한 자산운용도 장점으로 꼽힌다. 보장자산을 담보로 대출해 쓰는 형태라 다른 유동화종신 상품과 다르게 연금소득세를 안 떼고(3.3~5.5%),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이 없다.
• 가입 가능 연령: 15~70세
• 연금 개시 나이: 선택형 (종신형·10년형·20년형)
• 납입 기간: 5~30년(일시납 상품 한해 일시납 가능)
• 최소 가입액: 5,000만 원(기납입플러스형 3,000만 원)
• 지급 방식: 월 지급 또는 연·반기·분기 지급
• 해약환급금: 일부 지급형, 미지급형 중 선택
100세 만족 연금보험: 노년기 생활 안정과 유산 기능까지 고려한 보장형 연금보험이다. 가입 문턱도 낮아졌다. 기존 3,000만 원이었던 최소 가입 금액을 1,500만 원까지 낮춰 실수요자 접근성을 높였다. 실제 GA채널에서는 초회보험료 기준 생보사 1위를 차지할 만큼 설계사 선호도가 높다.
• 가입 가능 연령: 15~65세
• 최소 가입 금액: 1,500만 원
• 환급률: 연금강화형 5년 105%, 10년 108.5%, 기본형 5년 96.3%, 10년 105.3%
• 종신형 또는 5·10·15·20년 확정형 연금 수령 가능
• 사망 시 적립금 또는 사망보험금 중 유리한 금액 보장
• 5년 유지 시 납입 보험료의 6%를 보너스로 적립
• 건강케어·중도 인출 등 실용 기능 포함
한화생명
세제 혜택 중심의 연금저축보험 전략
한화생명은 세제 혜택과 비과세 중심의 연금저축보험을 강화해 왔다. 이 상품은 특히 연말정산을 고려하는 중·장년층에게 유용하다. 보험은 보장도 중요하지만 ‘혜택’도 중요한데, 이 상품은 실제 연말 세액공제를 통해 수십만 원의 환급을 받을 수 있어 체감 효과가 크다. 매년 정기적으로 저축이 가능하고, 비과세 혜택까지 노리고 싶다면 꼭 고려할 만하다.
• 연간 납입액 600만 원 한도 내에서 13.2% 세액공제 가능
• 10년 유지 시 이자소득 비과세 적용
• 종신형, 확정형 연금 수령 방식 선택 가능
• 중도해지 시 기타소득세(16.5%) 과세
삼성생명
안정성과 컨설팅의 ‘정공법’
삼성생명은 공시이율형 연금보험과 통합형 생애설계 컨설팅을 무기로 노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공시이율형 상품은 매월 고시되는 이율로 적립금을 불리는 구조다. 변동금리 상품과 달리 원금 손실 우려가 없고, 은퇴자금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고객에게 적합하다. 무엇보다 삼성생명의 강점은 전문 컨설턴트를 통한 통합 설계다.
단순히 연금만이 아니라 건강보험, 상속, 자녀 증여, 부동산 활용까지 하나의 라이프 사이클 안에서 구성해 주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수적인 성향의 고객이나, 연금 외에도 가업 승계나 상속 이슈를 고려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상품이다.
AIA생명
달러자산 + 헬스케어 연동의 신개념 연금
AIA는 달러 기반 연금보험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설계를 보여준다. 해외 거주 자녀가 있거나, 달러 자산을 통해 환 리스크를 분산하고 싶은 중·고령층에게 좋은 선택지다. 특히 헬스케어 지원이 내장돼 있어, 실질적으로 노후의 돌봄 비용과 수고까지 함께 대비할 수 있다. 대표 상품은 ‘GOLDEN TIME 연금보험Ⅲ’이다.
• 달러 기준 계약, 환율 고정 이율 10년간 제공
• 연금, 해지환급금 모두 달러로 지급
• 10년 유지 후 연금 개시 가능, 비과세 혜택
• 병원 예약, 간병인, 생활지원 서비스 제공
종신보험은 ‘하이브리드 자산’
생존 중 활용하는 고령 친화형 금융
이제 종신보험은 단순히 사망 후를 대비하는 상품이 아니다. 생존 중 연금 전환, 장기요양 전환, 자금 인출 기능까지 포함되면서 ‘하이브리드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 변화는 자산의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생존 중 소득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고령 친화형 금융 전략으로서 의미가 크다.
만 65세 이상 종신보험 가입자라면 사망보험금의 최대 90%까지 연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장기요양 1~2등급 판정 시, 보험금을 미리 당겨쓰는 구조도 다수 도입되었다. 사망 전 진단 시점에서도 일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제 연금보험은 단지 돈을 모으는 수단이 아니다. 인생 후반의 현금흐름, 의료비, 심리적 안정을 모두 설계하는 인프라이다. 보험설계는 이제 단순 보장이 아니라 ‘생애관리’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돈을 써야 하는지, 몇 살까지 필요한지를 명확히 알고 상품을 구성해야 한다.
나에게 맞는 노후 보험,
어떻게 골라야 잘했다고 소문날까?
보험은 ‘지금 당장은 필요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준비가 늦을수록 비용은 올라가고 선택지는 줄어든다. 은퇴 10년 전이 아니라, 20년 전부터 대비하는 것이 보험설계의 핵심이다.
노년기 보험을 선택할 때는 상품 자체보다 나의 상황과 목표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우선 나는 연금을 몇 살부터, 몇 년 동안 받을 계획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망 후 유족을 위한 자금도 필요한지, 질병이나 요양 상태에 대비하고 싶은지도 따져보자. 세제 혜택이나 비과세가 중요할까, 현금 흐름이 우선인가, 자산 보존이 우선인가도 선택의 조건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한 후, 각 보험사의 상품 구조를 맞춰보는 방식이 가장 현명하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울 땐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알아야 면장이다. 상담에는 돈이 안 들고, 눈과 귀만 열면 된다.
글 최동석 KB라이프파트너스 Executive Life Part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