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무안군의회(의장 이호성)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그 여파로 장기화된 무안국제공항 폐쇄 사태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군의회는 지난 12일 제30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 규명 및 무안국제공항 조기 정상화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정부와 관계 당국의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임윤택 의원은 건의안을 낭독하며 “사고 발생 8개월이 지났지만 무안국제공항은 여전히 닫혀 있고, 유가족과 주민은 극심한 고통 속에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간 조사 결과는 본질적 원인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고,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 콘크리트 둔덕에 대한 조사가 미뤄지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어떤 결론이 나와도 국민은 믿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의회는 이번 참사가 항공 사고를 넘어 국가 항공안전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가족 요구를 반영한 철저한 규명과 제도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항공안전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뒤따랐다.

무안국제공항은 서남권 유일의 국제공항으로, 개항 이후 연간 수백만 명이 이용하며 전남 서부와 광주권 관광·물류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참사 이후 공항이 닫히자 항공 노선은 끊기고, 공항을 중심으로 성장하던 숙박·운송·외식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다. 농수산물 수출 물류도 막혀 지역 경제 전반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임 의원은 “연내 정상화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무안군은 물론 인근 지자체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금의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역경제는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안군 소상공인연합회와 관광업계에서는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무안군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유가족협의회 요구사항을 반영한 철저한 진상 규명 ▲항공안전관리체계 전면 개편 ▲무안공항 운영 재개 로드맵 공개 ▲공항 주변 경제 회생 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공식 촉구했다.

특히 무안공항의 정상화는 서남권 주민의 생존권 문제이자, 국토균형발전 전략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의원은 “무안공항은 지방공항의 범주를 넘어 서남권 하늘길을 여는 거점이다. 정부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한다면 신뢰 상실은 물론, 지역은 회생 불능의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안군민들은 이번 군의회의 결의안 채택을 환영하면서도,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또 하나의 선언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 역시 “진상 규명 없는 공항 정상화는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며 정부에 보다 투명한 절차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건의문은 대통령비서실, 국회,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군의회의 결의가 정부의 행동으로 이어져 참사의 진상이 명확히 드러나고, 무안국제공항이 하루빨리 재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