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고흥군이 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운영 중인 농촌왕진버스 ‘농심천심’이 올해도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이번에 버스가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금산면 김일기념체육관. 이른 아침부터 체육관 앞은 검진을 받으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버스에서 내린 의료진은 곧장 진료 준비에 나섰고, 300여 명의 주민들은 양방 진료, 치과, 안과, 건강 상담을 차례로 받으며 “집 앞에서 큰 종합병원을 만난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녹동현대병원과 대한의료봉사회 의료진이 참여해 전문성을 더했고, 순천제일대학교 소방방재과와 뷰티미용과 학생들이 소방시설 설치와 무료 이발 봉사에 나서자 현장은 의료와 안전, 생활 편의가 어우러진 복합 서비스의 장으로 변모했다. 주민들은 진료도 받고 머리도 다듬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마을 잔치 같은 활기찬 분위기가 이어졌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와 이발 도구를 든 학생, 상담을 기다리며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찾아가는 종합 복지관’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현장에 나온 한 70대 주민은 “무릎이 아파도 차를 타고 멀리 병원 가기가 쉽지 않았는데, 집 가까이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너무 고맙다”며 웃음을 지었고, 또 다른 주민은 “명절 앞두고 머리까지 단정히 다듬어주니 기분이 새롭다”고 말했다.
농촌왕진버스 사업은 2024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이후 본격 추진됐다. 고흥군은 관내 전(全) 농협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군 전역을 순회하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총사업비는 2억 5천2백만 원으로, 지난해 개소당 지원금 2,400만 원에서 올해는 3,600만 원으로 늘어나 진료 장비와 프로그램을 강화할 수 있었다. 덕분에 주민들은 건강검진을 받는 수준을 넘어 치과 진료와 시력검사, 만성질환 상담까지 폭넓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고흥군은 올해 7개 지역농협과 함께 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내년에는 더 많은 농협과 마을을 대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어르신 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 현실에서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는 지역민 건강권을 지키는 필수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영민 군수는 “농촌왕진버스는 의료지원에 그치지 않고,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맞춤형 복지와 의료서비스를 확대해 농업인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