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군 급식에 외국산 돼지고기 ‘국내산 둔갑’…기업 윤리·지배구조 도마 위

  • 등록 2025.09.30 21: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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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산 돼지고기 1만kg 군부대 납품…원산지 허위 표시 적발
푸디스트, 군 장병 먹거리마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 ‘3%룰’ 무력화 위한 지분 매집 논란
매출 확장 뒤 재무 리스크 급증…투명 경영·사회적 책임 요구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식품 대기업 사조그룹이 군 급식에 스페인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납품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화그룹에서 인수한 사조의 핵심 계열사 푸디스트가 저지른 이번 원산지 허위 표시는 단순한 법 위반을 넘어 군 보급 체계와 기업 윤리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30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사조그룹의 위탁급식 계열사 푸디스트는 올해 3월 스페인산 돼지고기 1만kg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해군사관학교 등 군부대에 납품하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경남지원에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사조그룹이 2520억 원에 푸디스트를 인수한 직후 발생해, 장병들의 먹거리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농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군 급식 민간위탁 시행 이후 최근 2년간 적발된 원산지 위반 납품 규모는 총 210만kg, 172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축산물이 99%를 차지했다. 푸디스트는 적발된 5개 업체 중 하나로, 원산지 거짓 표시에 대한 법적 처벌 가능성(최대 징역 7년 또는 벌금 1억 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해군·공군 4개 부대 급식을 계속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푸디스트는 일부 언론에 “영양사의 실수”라고 해명하며 책임을 전가하려 했으나, 이는 현장 영양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 실수가 아닌 구조적 도덕적 해이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사조그룹의 지배구조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은 과거 편법 승계 논란에 이어 최근 상법 개정으로 강화된 ‘3%룰’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 지분을 집중 매집해 왔다. 최근 5년간 사조산업, 사조대림 등 주요 상장사의 지분율은 최대 25%p 상승, 62%에서 최고 82%까지 치솟았다. 이는 계열사 간 ‘지분 쪼개기’와 ‘품앗이’ 전략의 결과로, 소액주주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조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순환출자 해소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강화된 ‘3%룰’로 인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울며 겨자 먹기’식 대응으로 본다. 동시에 푸디스트 인수로 인해 사조오양 단기 차입금이 반년 새 600억 원 급증하는 등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 관계자는 “군 급식 원산지 위반이라는 도덕적 해이와 오너 중심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사조그룹이 ‘매출 10조 원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단기 이익과 지배력 강화가 아니라 투명 경영과 사회적 책임 이행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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