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확정되며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내년 3월 주총과 이사회 절차만 남겨두고 있어 향후 3년간 ‘진옥동 2기 체제’가 공식화됐다.
이번 인선은 단기 실적보다 주주환원 기조와 내부통제 안정성을 중시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진 회장이 발빠른 밸류업 정책과 리스크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불확실성 장세에서도 기업가치 방어에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실적 지표도 뒷받침한다. 올해 주주환원 규모는 약 2조3000억원, 환원율은 45%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핵심 자본비율(CET1) 역시 13.56%로 목표치(13.1%)를 상회하며 재무여력을 확보했다.
다만 ‘2기 체제’의 최대 과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4600억원으로 역대 최고지만,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29%에 그쳐 KB금융(37%)에 뒤졌다. ‘리딩금융’ 탈환을 위해 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 등 비은행 계열사 외형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콩 H지수 기반 ELS 충당금과 부동산 PF 리스크가 정리 국면에 들어선 만큼 내년부터는 실질 성장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도 남는다. 내부통제 역시 여전히 핵심 과제다. 최근 금융권에 자리 잡은 ‘책무구조도’ 제도가 본격 시행되며 CEO 책임 범위가 더욱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확장 전략도 성과 검증 국면에 들어선다.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빅테크 경쟁이 심화되면서 DX 투자와 플랫폼 경쟁력이 예전보다 중요해졌고, 해외 수익 비중 역시 30%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1기’가 주주가치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2기’는 그 효율성과 실질 성과를 수치로 입증해야 하는 무대다. 경쟁 은행과 비은행 사업자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진 회장의 구체적 실행력과 통제시스템의 현장 작동 여부가 2기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