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을 위해 청정에너지 개발업체 인터섹트파워(Intersect Power)를 인수한다. AI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알파벳은 22일(현지시간) 인터섹트파워를 기존 부채를 포함해 총 47억5000만달러(약 6조원) 규모의 현금 거래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미국 기술기업이 데이터센터 역량 강화를 위해 단행한 인수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로 평가된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인터섹트는 데이터센터 부하 증가에 맞춰 발전 설비를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미국의 혁신과 에너지 리더십을 뒷받침할 새로운 에너지 해법을 재구상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지난해 인터섹트와 데이터센터 인근에 대규모 발전 시설을 구축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소수 지분을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알파벳은 이미 계약돼 개발 중인 자산을 포함해 인터섹트의 전력 개발 플랫폼과 전문 인력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다만 인터섹트는 구글과 별도의 브랜드를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셸던 킴버 인터섹트 CEO는 인수 이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한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인터섹트 자산 가운데 일부는 이미 가동 중이며, 일부는 개발 단계에 있다. 다만 다른 고객과 계약된 자산은 이번 인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터섹트는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를 통해 대형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특화된 기업으로, 텍사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킴버 CEO는 텍사스를 풍력과 태양광 자원이 풍부한 ‘에너지의 디즈니랜드’라고 표현한 바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인터섹트가 미국 전역에서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에너지 자산 규모는 약 150억달러에 달한다. 인터섹트는 사모펀드 TPG의 지원을 받아 성장해왔으며, TPG는 이번 거래 이후에도 기존 투자 자산에 대한 지분을 유지한다.
이번 인수는 AI 기술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속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전력원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동시에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운영 영향으로 2024년 기준 최근 5년간 탄소 배출량이 48% 증가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AI 경쟁이 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와 전력 산업 전반에서 인수합병(M&A)도 잇따르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스위치를 포함한 잠재적 인수 대상을 검토 중이며, 샌드브룩캐피털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유틸리티 기업 유나이티드유틸리티서비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