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티웨이항공이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13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공격적인 자금 집행에 나서면서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롤스로이스 홀딩스로부터 신형 항공기 예비 엔진을 도입하기 위해 총 1344억 원을 투입하기로 의결했다. 투자 기간은 2038년 9월 30일까지다.
이번 거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and Lease Back)’ 방식으로 진행된다. 항공기 엔진을 매입한 뒤 곧바로 매각하고,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리스 비용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최종 투자 금액은 롤스로이스의 올해 7월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향후 계약 체결 시점에 따라 변동 가능성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투자가 자기자본 3876억 원 대비 34.7% 수준이라고 공시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말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산출된 수치다. 올해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3분기 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자본총계는 391억 원에 불과하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투자 규모는 자기자본의 약 343.8%에 달한다. 사실상 자기자본의 3.5배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총자산은 1조7824억 원, 부채는 1조74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리스부채만 6223억 원으로 전체 부채의 35.7%를 차지한다. 누적 매출은 1조2742억 원이었지만, 누적 순손실은 2476억 원에 달했다.
자본금은 1361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은 71.2% 수준이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줄어든 상태를 의미하며, 상장사의 경우 50%를 넘기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된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측은 “A330-900 기종의 안정적인 운항을 위해 필수적인 예비 엔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며 “운항 중 발생할 수 있는 정비 이슈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자본잠식이 심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리스 기반 투자가 재무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