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무신사가 공격적인 마케팅 카드로 기업가치 방어전에 나섰다. 최근 화제를 모은 이른바 ‘쿠팡 저격’ 쿠폰팩은 단순 할인 이벤트를 넘어, 상장을 앞두고 플랫폼 정체성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5만원 쿠폰, 비패션 거래 확대 신호탄
무신사는 이달 초 5만원 상당의 쿠폰팩을 배포한 이후 패션 외 카테고리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뷰티 부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바디케어는 30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스킨케어와 향수 역시 각각 150%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도 욕실용품과 옷걸이 판매가 크게 늘며 비패션 영역 전반의 거래 확장을 확인했다.
이번 프로모션은 쿠팡이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제시한 보상 금액과 동일한 수준의 쿠폰을 지급하면서 ‘저격 마케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기 이슈몰이를 넘어, 플랫폼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을 동시에 끌어올리려는 계산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상장 앞둔 무신사의 절박한 선택
무신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상장을 앞둔 실적 부담과 무관치 않다. 회사는 지난해 말 국내외 증권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목표는 코스피 상장이며, 상반기 중 예비심사 청구가 예상된다.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하며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구축했다. 다만 시장이 문제 삼는 부분은 ‘속도’다.
무신사는 2023년 투자 유치 당시 약 3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현재 거론되는 목표 몸값은 10조원 수준으로, 불과 몇 년 만에 세 배 가까운 상승을 기대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대비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패션 플랫폼에서 종합 커머스로
시장에서는 무신사가 이번 쿠폰 전략을 통해 ‘패션 플랫폼’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뷰티·리빙·중고거래까지 아우르는 종합 이커머스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려 한다고 본다. 성장세가 둔화된 국내 패션 시장만으로는 상장 이후의 성장 스토리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조원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단순 거래액 확대가 아니라 카테고리 확장과 반복 구매 구조를 보여줘야 한다”며 “이번 프로모션은 무신사가 어떤 기업으로 평가받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고 말했다.
상장을 앞두고 던진 무신사의 ‘쿠폰 승부수’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회성 반짝 효과에 그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