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강진군 농촌의 풍경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군동·대구·옴천면을 잇는 기초생활거점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한동안 적막하던 면사무소 주변에도 다시 사람 발길이 붙기 시작했다. 공사 차량이 멈춰 선 자리마다 새 건물의 윤곽이 드러나고, 현장을 둘러보는 주민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다.
이 사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국비 확보부터 설계, 행정 절차, 착공까지 여러 해에 걸친 준비가 쌓였다. 총사업비 185억 원이 투입된 배경이다. 문화·복지·행정·소통 기능을 한곳에 모아, 면 단위 생활권의 중심을 다시 세우겠다는 구상이 이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군동면에는 80억 원을 들여 연면적 1,704㎡, 지상 3층 규모의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선다. 면청사 기능을 비롯해 주민 회의실, 문화 강좌실, 복지 상담 공간, 다목적 강당이 함께 마련된다. 민원 처리 위주였던 공간이, 머물고 어울리는 생활 거점으로 바뀌는 과정이다.
대구면에는 65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1,189㎡, 2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조성된다. 교육·커뮤니티·체육·여가 공간이 한 건물 안에 들어서며, 마을 행사와 소규모 공연, 주민 모임도 이곳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옴천면에는 40억 원이 투입돼 연면적 779㎡, 2층 규모의 생활거점 시설이 들어선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건강관리와 복지 기능에 비중을 뒀다.
세 사업은 모두 실시설계와 행정 절차를 마친 뒤 지난해 12월 착공했으며,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골조 공사와 내부 마감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며, 공정 관리도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다.
농촌의 생활 기반이 흔들리면, 인구와 공동체도 함께 흔들린다. 병원과 행정, 문화시설이 읍내에만 몰린 구조를 완화하고, 면에서도 웬만한 일은 해결할 수 있는 생활권을 만들겠다는 판단이 이번 사업의 바탕이다.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 목소리를 꾸준히 반영해 왔다. 기본계획 단계부터 설명회와 간담회를 거치며 공간 구성과 기능 배치를 조정했고, 향후 운영 과정에서도 주민협의체와 마을 운영위원회 참여를 넓힐 예정이다. 행정이 만들어주고 끝나는 시설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굴려가는 공간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계산이다.
각 거점 시설을 중심으로 노인·청년 교육 프로그램,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 마을 돌봄 연계 사업, 생활 체육 프로그램, 공동체 회복 프로젝트도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낮에는 교육장으로, 저녁에는 동아리 공간으로 쓰이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전망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기초생활거점 조성사업은 건물 하나 더 짓는 사업이 아니다”며 “농촌 주민의 생활 방식과 공동체 구조를 함께 바꾸는 핵심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비 확보로 군 재정 부담은 줄이고, 주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전 행정력을 쏟고 있다”며 “중앙부처 공모사업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꾸준히 끌어오겠다”고 밝혔다.
강진군은 앞으로 전문 인력 배치와 민관 협력 프로그램 도입, 위탁 운영 모델 검토 등을 통해 시설 운영의 안정성도 함께 다져갈 계획이다. 인근 마을을 잇는 생활권 연결망 구축도 중장기 과제로 살펴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생활거점 시설이 자리를 잡으면 주민들의 이동 동선과 생활 패턴부터 달라진다”며 “읍 중심 구조에서 면 중심 생활권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비 확보부터 설계, 착공, 운영 준비까지 이어진 기초생활거점 조성사업은 현재 마무리 공정에 접어든 상태다. 강진군은 준공 이후 시설 운영 체계 구축과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현장 안착에 주력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