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대해 스님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 다카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

  • 등록 2026.02.05 00: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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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인간 능력을 ‘초거대 알고리즘’으로 풀어낸 서사
법적 분쟁을 통해 드러나는 내면의 변화와 선택
국제영화제가 주목한 순수하고 희망적인 세계관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이 일상의 언어가 된 시대, 인간 내면의 본질적 능력을 다시 묻는 영화가 국제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 불교 수행자이자 영화감독인 대해 스님(속명 유영의)이 연출한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이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다카 국제영화제에서 영적 영화 부문 최우수극영화상을 수상하며, 인간의 내면과 깨달음을 현대적 서사로 풀어낸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영적 능력을 ‘초거대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에 빗대어 설명한다. 감독은 인간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보이지 않고 체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품은 이 무형의 능력을 이해 가능한 법칙으로 풀어내며, 인간 내면의 질서와 가능성을 차분히 따라간다.

 

이야기는 일상의 갈등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도아는 시할아버지가 남긴 가게 터전을 둘러싸고 가족 간 소송에 휘말린다. 증거도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된 법적 분쟁은 단순한 재산 다툼을 넘어, 주인공이 자신의 내면을 직면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영화는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이라는 현실적 장치를 통해 인간이 위기에 놓였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도아는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법왕자’라는 존재를 만난다. 법왕자는 초월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인물이 아니라, 도아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내면의 안내자에 가깝다. 영화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상대를 이기는 데 있지 않고,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한다.

 

작품은 법적 결과보다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집중한다. 형사 고소는 불기소로 끝나지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문서가 민사 소송의 단서가 되는 역설적 전개가 이어진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은 소송의 승패가 아니다. 도아는 현실의 땅을 되찾는 동시에,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마음의 큰 땅’을 발견하고 모든 갈등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다.

 

다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에 대해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세계로 관객을 이끄는 힘이 인상적”이라며, 기존 영적 영화와 다른 결을 지닌 희망의 서사를 높이 평가했다. 관객들 역시 시각적 구성과 음악, 공간의 분위기가 조화를 이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화는 올해 상반기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주언 기자 invgues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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