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날아가버린 우승트로피...김효주, 운명의 14번홀(파3. 171m)에서 왜 그런 선택을 했나?

  • 등록 2019.07.29 15:04:16
크게보기

-트리플 보기로 순식간에 3타 까먹고 선두 내 줘 우승 기회 놓쳐
-우승트로피에 상금 3억8천여만원까지 날려버려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새 골프룰 알고 선택 달리했다면 결과 달라졌을 것

김효주가 첫 번째 벙커샷을 하기 위해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 : TV 중계 화면 캡처)

[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김효주(24)가 29일(한국 시간) 새벽 프랑스 에비앙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더 에비앙 챔피언십’ 마지막 날 14번홀(파3, 171m)에서 트리플 보기를 해 순식간에 3타를 잃는 바람에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14번 홀 티샷을 할 때만 해도 김효주는 중간 합계 15언더파로 14언더파인 2위 고진영을 1타 앞서 있었다.
내리막 홀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선 고진영은 아이언클럽으로 그린에 공을 올렸다. 두 번째 김효주는 하이브리드클럽으로 가볍게 티샷을 했다. 그 공은 그린 오른쪽 옆에 있던 벙커에 떨어졌고 벙커턱 가까이 깊숙이 박혔다.(위 사진 참조)
TV중계를 지켜보던 기자도 벙커샷으로 공을 빼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직감했다. 공이 깊이 박힌데다 벙커턱이 높아 쉽게 공을 쳐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김효주가 첫 번째 벙커샷을 했으나 공이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다시 벙커로 떨어지고 있다.(사진 : TV 중계 화면 캡처)

그 상황에선 일단 공을 벙커에서 쳐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공을 벙커에서 단번에 쳐내기만 하면 보기(Bogey)도 가능했다.
김효주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었다.
첫째 공을 홀 반대 편 그린으로 쳐내는 방법이었다. (아래 사진 참조)

김효주가 사진에서처럼 홀을 보고 어드레스를 취하지 말고 화살표 방향으로 서서 공을 쳐냈으면 그린에 쉽게 올릴 수 있었다.

공이 놓인 상태를 감안했을 때 그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 같았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핀을 보고 정면으로 공을 쳐내는 것은 아주 힘들 것 같았다. 벙커턱에 가까이 있는데 턱이 아주 높아 잘못하면 공이 다시 벙커 안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공이 임팩트 된 후 폴로스루가 조금이라도 더 될 수 있게 홀을 보지 말고 티잉구역쪽으로 보며 벙커샷을 하면 공을 쳐내기가 훨씬 수월해 보였다.
그러나 김효주는 정면 승부했다. 힘껏 내리쳤지만 폴로스루가 완전히 되지 못해 공은 그린 높이까지 떠올랐다가 다시 벙커 안으로 떨어졌다.

김효주가 벙커샷을 했으나 공이 그린에 다시 떨어져 자신의 발자국 안에 멈췄다.(사진: TV 중계화면 캡처)
김효주가 두 번째 벙커샷을 하고 있다.(사진:TV 중계화면 캡처)
김효주가 두 번째 벙커샷을 한 뒤 공이 프런지에 놓여 있다.(사진: TV중계화면 캡처)

공이 굴러 멈춘 지점은 자신이 벙커샷을 했던 발자국 안이었다. 다시 벙커샷을 했으나 공은 가까스로 프런지에 떨어졌고 이후 김효주는 3퍼트로 홀아웃했다. (스코어 카드 참조)

4라운드 14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한 김효주의 스코어카드
김효주가 두 번째 퍼트한 공이 홀을 가까스로 빗나가고 있다.

파3홀에서 6타를 친 것이다. 15언더파였던 점수가 순식간에 12언더파로 떨어졌다. 한 홀에 3타를 까먹는 대참사가 빚어진 순간이었다. 파3홀에서 OB(아웃 오브 바운즈)가 나지 않고 트리플 보기를 하는 것은 참 더문 일이다.
그 홀에서 고진영은 침착하게 파(Par)로 막았고 14언더파로 오히려 김효주를 2타 앞서 선두로 나섰다.
결국 고진영은 17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15언더파가 됐고 김효주는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고진영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고진영의 스코어카드. 4라운드 14번홀에서 파(Par)를 해 3이라고 적은 기록이 뚜렷이 보인다. 고진영은 이 홀에서 선두로 나선 뒤 17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우승을 거의 확정지었다.

김효주, 펑산샨(중국), 제니퍼 컵초(미국) 세 명의 공동 2위가 받은 상금은 각 29만778달러로 우승상금 61만5천달러보다 32만4,222달러(3억8천290만원 안팎)가 적었다.
김효주는 14번홀 실수로 에비앙 우승트로피와 3억8천여만원을 한꺼번에 날려 버린 것이다.

김효주는 후에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늘 같은 결정을 할 수 없는 게 골프다. 다만 그 당시에는 공의 상태 등을 고려해 충분히 벙커를 탈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새로 적용되고 있는 새 골프룰을 잘 알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우승도 가능했다.
 

지난 일이긴 하지만 김효주나 그의 캐디가 골프룰을 잘 알고 있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둬야 할 골프룰이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새 골프룰 19조 3항에 보면 ‘벙커에서 언플레이어블볼에 대한 구제방법’이 나와 있다.(그림 참조)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새 골프규칙 19조 3항 (벙커에서 언플레이블볼에 대한 구제방법)

벙커에 공이 들어가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네 가지다.
1벌타를 받고-스트로크와 거리 구제를 받는 방법(1), 벙커 안에서 후방선 구제를 받는 방법(2), 벙커 안에서 측면 구제를 받는 방법(3)이 있다.
또 2벌타를 받고 홀로부터 원래의 공이 있는 지점을 지나는 직후방의 기준선에 따라 벙커 밖에서 후방선 구제를 받을 수도 있다(4).
이 가운데서 김효주가 가장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2)번과 (3)번이었다.
지나간 일이지만 만약 김효주가 이런 선택을 했더라면 파(Par)나 보기(Bogey)도 가능했을 것이다.
앞으로 벙커에 공이 들어가 단번에 쳐내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바로 골프룰에 나와있는 이 조항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골프룰을 알아야 한다. 위 그림에 나와 있는 것처럼 자신이 네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 기회에 꼭 알아두고 실전에서 적용해 보기를 권한다.

김대진 기자 djkim9876@naver.com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회장 : 이성용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