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어김없이 체육관으로 향한다. 하루 한 시간, 짧지만 밀도 높은 연습. 이형표 선수의 하루는 그렇게 운동으로 완성된다. 휠체어에 앉아 라켓을 들고, 네트 너머로 빠르게 날아드는 공을 받아내는 순간만큼은 어떤 불편도 머릿속에 없다. 오로지 집중, 그리고 땀.
“운동 끝나고 나면 얼마나 개운한지 몰라요. 몸도 가볍고, 기분도 상쾌해요.”
장성군 장애인 탁구팀 소속 이형표 선수는 전남장애인체전 출전을 앞두고 있다. 대회는 큰 무대지만, 그의 일상은 대단할 것 없이 꾸준한 반복이다. 몸이 굳는 날이면 더 천천히,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좀 더 길게. 그가 탁구에 몰입하기 시작한 건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사고로 장애를 얻은 뒤에도 운동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도 익숙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 그렇게 다시 손에 쥐게 된 라켓이었다.
“예전에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렇게 진지하게 탁구를 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지금은 제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친구 같은 존재예요.”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한 개인의 도전이 아니다. 이번 체전을 통해 장성군 장애인체육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체전이 단발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장애인 체육 인프라 확충과 일상 속 스포츠 문화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운동은 몸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달라지게 해요. 저 같은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형표 선수의 바람은 단순하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자신처럼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었으면 한다는 것. 그의 라켓 끝에서 튀어 오르는 공 하나하나에는 ‘함께 뛸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장성에서 시작된 휠체어 위의 스매시. 그 힘찬 울림이 지역을 넘어, 더 넓은 장애인체육의 장으로 번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