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흔들리면 국가는 없다”‥장흥서 울려 퍼진 자치단체장들의 외침

  • 등록 2025.04.22 23: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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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장흥 집결…지방분권·균형발전 공동 결의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이 한자리에 모인 전남 장흥군. 그곳에서 나온 메시지는 회의 이상의 무게를 지녔다. "지방이 흔들리면 국가는 없다." 단체장들의 공동 결의문에 담긴 이 한 문장은 지금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처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22일, 장흥군 통합의학컨벤션센터.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민선8기 3차년도 제3차 공동회장단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긴박하게 이어졌다. 선언을 넘어, 다음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전체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이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노벨문학도시 장흥에서 지방의 미래를 논의하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문을 열며, “지방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다. 지금은 분권형 헌법 개정과 재정분권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방소멸 위기, 인구감소, 재정 불균형 등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단체장들은 실질적 자율권 확보 없이는 미래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대표회장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을 포함한 전국 12개 기초자치단체장이 참여해 공동 건의문을 낭독했다. “지방정부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에게 지방분권의 비전을 제시하라고 촉구하며, 이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입을 모았다.

 

실질적인 논의도 이어졌다. 광주 동구청은 ‘원도심 집수리 특화사업’을, 충북 옥천군은 ‘지방보조금 총액한도제 개선’을 제안했고, 대형산불 등 재난 대응 시스템, 인구수 기준에 따른 행정구역 조정 기준 개선안도 보고됐다. 단체장들은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현실에 뿌리 내린 안건들을 논의했다.

 

회의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장흥 장동면의 안중근추모역사관을 찾았다. ‘안중근, 빛으로 기억되다’라는 영상 시청과 함께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평화와 의로움의 상징 앞에 잠시 머물렀다. 장흥에서 시작된 자치단체장들의 메시지는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지점에서 더 큰 울림을 남겼다.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999년 출범 이래, 228개 기초지방정부의 공동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 기초단체 무력화라는 흐름 속에서 이번 장흥 회의는 일회성 모임을 넘어 지방이 더는 주변이 아님을 알리는 상징적 행보였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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