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시선] 더본코리아, ‘백종원 리스크’에서 벗어나야 한다

  • 등록 2025.05.12 18: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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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이후 드러난 민낯, 오너 리스크가 기업 리스크로
- 14건 수사 착수… ‘호감 이미지’ 뒤의 구조적 취약성
- 사과보다 시스템, 리빌딩의 시작은 책임 경영 전환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더본코리아의 이미지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는 무너지고, 가맹점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며, 투자자들마저 등을 돌렸다. 이 모든 파장의 중심에는 창업자 백종원 대표가 있다. 방송인 출신 오너의 호감도에 기대 빠르게 성장해온 이 프랜차이즈 기업은 이제 그 의존 구조가 그대로 기업 리스크로 전환되며 깊은 위기에 빠졌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하며 1,020억 원의 공모 자금을 모아 외식 업계의 ‘성공 신화’로 떠올랐다. 그러나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과장 마케팅, 허위 원산지 표기, 식품 성분 논란 등 연이은 위기 속에 브랜드 가치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가 연루된 총 14건의 법 위반 사건이 경찰 수사 중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국내산’이라 표기된 간편식에 베트남산 새우를 사용하고, ‘우리 농산물’이라는 문구를 쓴 고구마빵에 중국산 원료가 포함된 사례 등은 단순한 표시 오류를 넘어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 검증 없이 배포된 조리기구 논란까지 더해지며, 식품 안전과 품질 관리 시스템 전반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온라인에선 백 대표의 과거 방송 영상과 발언들을 끄집어내는 '시추 놀이' 현상까지 번지고 있다. 국민신문고에 제기되는 민원 수가 급증하면서, 오너 개인에 대한 불신이 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더본코리아의 가장 큰 위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백종원 리스크’는 단순히 오너 개인의 이미지 훼손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의 운영과 브랜드 가치가 오너 한 사람의 대중성에 과도하게 의존해왔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브랜드 전체가 치명타를 입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다.

 

경영 시스템의 허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상장기업임에도 이사회 중심의 견제 장치는 유명무실했고, 위기 대응 역시 백 대표의 메시지에 의존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그는 최근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직접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많은 사건이 경찰 수사로까지 확대된 현 상황을 감안하면 이미 기업 이미지 회복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9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가맹점주 지원을 300억 원 규모로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로열티 감면, 납품가 인하, 통합 마케팅 강화 등 상생안을 제시했지만, 일부 점주들은 이미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며, 본사의 보복을 우려해 공개적인 불만조차 제기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금 더본코리아가 자문해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 ‘백종원 없는 더본코리아’는 존재할 수 있는가? 그리고 대중 호감도에 기댄 이미지 마케팅 없이도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상장기업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경영 투명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 이사회 중심의 책임 구조 없이 반복되는 위기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 브랜드별 독립성 강화, 품질관리 시스템의 체계화, 그리고 오너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구조적 개편이 절실하다.

 

소비자도, 점주도, 투자자도 모두가 주시하고 있다. 지금 더본코리아가 해야 할 일은 사과도, 할인 이벤트도 아니다. 오너 중심 구조를 내려놓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과 책임 있는 기업 운영의 기초를 다시 세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더본코리아 리빌딩’의 시작이다.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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