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어르신이 사라졌어요.”
치매 가족을 둔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이다.
한순간의 방심, 익숙한 골목에서도 길을 잃는 일이 흔한 현실 속에서, 광양에서 의미 있는 시도가 시작됐다.
광양제철소가 지역사회와 손잡고 치매 어르신들의 실종을 막기 위한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27일, 광양제철소는 광양경찰서와 함께 매화마루에서‘스마트태그 위치추적 장치 전달식’을 열고, 지역 내 치매 어르신 300명에게 위치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태그를 보급했다.
이 작은 장치는 작지만 강력하다.
가방이나 신발, 옷에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우며, 블루투스와 GPS를 통해 어르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호자에게 전송한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돼 언제 어디서든 확인이 가능하다. 배터리 한 번 교체하면 최대 300일을 사용할 수 있어 실용성도 높다.
이날 전달식에는 송기주 광양경찰서장, 박종일 광양제철소 행정부소장, 김재경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더 이상 실종이라는 단어가 지역사회에서 들리지 않도록” 함께 뜻을 모았다.
송기주 경찰서장은 “치매 어르신 보호는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전체가 함께 나서야 가능한 일”이라며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종일 행정부소장도 “이번 스마트태그 보급으로 보호자는 안심하고, 어르신은 보다 자유롭고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협력의 뜻을 밝혔다.
이번 스마트태그 보급은 광양제철소가 참여 중인 ‘글로벌 볼런티어 위크’ 활동의 하나다. 포스코그룹은 5월 22일부터 31일까지 전 세계 임직원 9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봉사 주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광양지역에서도 약 9,800명이 다양한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희망을 나눔으로 잇다’는 슬로건 아래 실질적인 지역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실종이라는 두 글자가 더 이상 뉴스에 등장하지 않도록, 광양제철소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은 이 작은 움직임은 치매 어르신에게는 ‘자유’와 ‘안전’을, 보호자에게는 ‘안심’을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