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시선] 당근마켓, 광고 편중과 신사업 부진의 딜레마

  • 등록 2025.07.10 19: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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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 매출에 지나치게 의존한 당근마켓, 신사업은 적자 늪
- 당근페이 3년 누적 손실 251억, 수익 모델 전환은 요원
- 부동산 직거래 거래는 급증했지만, 수수료 수익은 전무 수준
- 10조 원대 IPO 기대감 속, 밸류에이션 부담과 구조적 한계는 여전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지역 기반 플랫폼 ‘당근마켓’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잘 나간다’는 평가를 얻었다. 별도 기준 매출 578억 원, 영업이익 164억 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4%, 77.8%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는 뼈아픈 구조적 한계가 숨어 있다. 광고 외에는 돈을 벌지 못하는 편향적 수익 구조, 신사업의 계속된 적자, IPO를 앞둔 고평가 논란까지, 당근의 실체를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당근이 벌어들인 총매출 578억 원 중 광고가 차지한 비중은 576억 원, 무려 99.6%에 달한다. 사실상 당근은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지역 타깃 광고 플랫폼’에 가깝다. 하이퍼로컬 타깃 광고 전략이 소상공인에게 먹히며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경기 민감 업종인 만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 리스크가 크다. 이렇게 수익구조가 단일 광고 채널에 편중된 기업은 플랫폼으로서 지속 가능성이 낮다. 트래픽과 유저 데이터를 수익으로 전환하는 구조가 약하다면 광고 시장이 흔들리는 순간 실적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광고 이외의 수익 모델이 성장하기는커녕 손실만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 사례가 간편결제 자회사 당근페이다. 사용자 락인을 위해 무료 송금과 체크카드를 내세웠지만, 실제 결과는 3년 누적 영업손실 251억 원, 매출 68억 원에 그쳤다. 전형적인 ‘먼저 쓰고 나중에 걷겠다’는 전략이지만, 그 ‘나중’이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케팅 성격이 강한 송금 기능과 금융상품 연결 서비스는 현 시점에서 당장 수익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또 하나의 신사업인 부동산 직거래 서비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2년 약 7천 건이던 거래 수는 2023년 6만 건 가까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있으나, 공식 통계 확인은 어렵다. 다만 거래 수수료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 외에는 플랫폼 매출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당근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시가총액 10조 원 수준의 상장 밸류에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동종업계 기업과 직접 비교하기 쉽지 않고, 일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메르카리의 경우 P/S(주가매출비율)이 약 1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에서 당근의 현재 제시 가치는 광고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다소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광고 성장률 둔화 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당근의 성장 신화는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지금 당근이 맞이한 위기는 성장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구조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광고 수익을 넘어 플랫폼 내 유저 활동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면, 외형이 커질수록 내부는 텅 비게 된다. 광고에 기대는 성장 모델은 한계가 명확하다. 페이에서 수익을 내고, 부동산 서비스에서 수수료 모델을 확립하며, 커머스 영역에서 거래 수익을 창출하는 진짜 플랫폼 체질을 갖추지 못하면, 당근은 고평가된 광고 회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IPO를 향한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투자자는 단지 숫자의 성장만을 보지 않는다. 돈이 어디에서 나오고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진짜 가치다. 당근이 광고 밖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한, 지금의 고성장 그래프는 언젠가 허공으로 무너질 수 있다. 당근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다.

 

문채형 뉴스룸 국장 

문채형 기자 moon11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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