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곳 잃은 이주민에게 희망을”… 기아대책, 짐바브웨 귀환자 재정착 돕는다

  • 등록 2025.07.11 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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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IOM과 손잡고 4개 지역서 자립 지원… 공동체 회복 위한 첫 삽
남아공서 돌아온 이들… “짐바브웨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
“염소·옥수수·태양광”… 기아대책의 자립 실험
“공동체 복원, 그 첫걸음”…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남아공에서 강제 귀환된 짐바브웨 이주민들이 고립과 생계난에 내몰린 가운데, 국내 NGO 기아대책이 KOICA, IOM과 함께 귀환 이주민의 재정착과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당장은 '희망'을 말하지만, 이들이 다시 뿌리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남아공서 돌아온 이들… “짐바브웨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
기아대책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 국제이주기구(IOM)가 짐바브웨의 귀환 이주민 재통합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대상은 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짐바브웨 면제 퍼밋(ZEP)’을 받고 합법적으로 체류하던 중, 2021년 해당 비자 만료와 외국인 배척 정서 고조로 본국에 강제로 돌아온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귀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짐바브웨에서조차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남아공 국적을 지닌 자녀, 다른 국적을 가진 배우자 등 가족 구성의 문제로 신분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정착한 고로몬지(Goromonzi), 엡워스(Epworth), 부헤라(Buhera), 음베렝(Mberengwa) 등 지역 역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귀환은 곧 고립과 빈곤을 의미한다.

 

“염소·옥수수·태양광”… 기아대책의 자립 실험
이에 기아대책은 귀환 이주민이 지역사회와 함께 재건할 수 있도록 생계 지원과 소규모 인프라 사업을 도입했다. 귀환 이주민과 지역 주민이 함께 건축 활동에 참여하고, VOC(Vision of Community) 교육을 수료한 이들에게는 염소, 옥수수 씨앗, 태양광 시설 등 현지 맞춤형 자립 물품이 지급된다.

 

지원 방식은 소규모이지만, 지역 맞춤형 접근과 주민 참여형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혜적인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자립의 동력을 불어넣는 게 목표”라는 게 기아대책 측 설명이다. 그러나 물리적 자원 제공만으로 장기적인 통합과 공동체 회복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동체 복원, 그 첫걸음”…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지난 6월 25일에는 짐바브웨 고로몬지에서 귀환 이주민과 기존 주민이 함께 건축한 ‘산전대기소’의 완공 기념식도 열렸다. KOICA와 IOM, 현지 정부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아대책은 이를 “공동체 회복의 상징적 출발점”이라 강조했다.

 

기아대책 글로벌임팩트본부장 이재은 씨는 “귀환 이주민들이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귀환 이주민을 둘러싼 현실은 단순한 생계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시민권, 사회적 낙인 등 복합적인 구조의 문제다. 고립된 땅에서 ‘희망’을 말하는 사업이 과연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

유주언 기자 invgues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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