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목포시의회에서 목포 관광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2일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유창훈 의원(목원·동명·만호·유달동)은 시정질문을 통해 목포 관광거점도시 사업의 허점과 대표 관광지 관리 부실, 숙박·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먼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872억 원이 투입되는 4대 관광거점도시 사업을 언급하며, “대규모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행사성 사업에 치중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시적인 흥행 이벤트가 아닌, 지역 관광의 체질을 강화하는 장기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목포의 대표 관광지 현황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고하도 전망대의 시설 노후화, 외달도의 장기 지연 사업, 장좌도의 개발 지체, 삼학도의 인공수로 악취 문제 등은 수년째 지적만 이어질 뿐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목포의 얼굴이라 불리는 관광지들이 방치된 채로 관리되고 있다”며 “이는 관광객의 경험을 저해하고 목포의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숙박 인프라 부족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혔다. 대형 호텔 매각 지연과 삼학도 호텔 사업 백지화로 인해 주말마다 관광객 수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의원은 “숙박 인프라 확충이 목포 관광 활성화의 핵심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호남권 관광지가 KTX와 고속도로망 확충으로 수도권과 연결되며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머물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관광 편의시설과 교통 인프라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하도의 보행환경은 장애인과 노약자가 이용하기 어렵고, 근대역사문화관 주변은 주차난과 보행 안전 문제로 관광객 불편이 크다. 또한 주요 도로 정비가 미흡해 외지 관광객에게 부정적 인상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관광객은 관광지에 국한해 보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전체 이미지를 경험한다”며 “교통·환경·편의시설을 포함한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법으로는 ‘목포관광재단’ 설립이 제시됐다. 유 의원은 “관광정책과 예산, 기획, 시설 유지보수를 재단에서 일원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관광 비전을 수립하고 실행할 전문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다른 지자체들이 이미 관광재단을 설립해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목포는 서남권을 대표하는 항구 도시로, 근대역사문화 자원과 바다·섬 관광 자원을 고루 갖추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근대역사문화 공간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목포가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제대로 된 관리와 투자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기회는 금세 위기로 바뀔 수 있다는 경고다.
끝으로 유 의원은 “목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성장할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다”며 “서남권을 넘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집행부가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포 관광이 보여줄 다음 장면이 과연 부실 관리의 반복일지, 아니면 세계적 관광도시로의 도약일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