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순천의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하고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한 순천학연구소가 13일 성대하게 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이번 출범식은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 공연장에서 시민 1천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지식과 배움, 소통과 공유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역의 정체성을 학문적으로 정립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선포하는 자리였다.
특히 출범식은 기념행사에 그치지 않고, 순천학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가수 한미화와 6·15 합창단의 축하공연이 무대를 채웠고, 나아가 시민들의 축하 메시지를 6폭 병풍에 새기는 퍼포먼스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여기에 허석 상임대표가 직접 ‘順天學硏究所’라는 휘호를 쓰는 순간, 장내에는 뜨거운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연구소 출범에는 지역을 넘어 전국 각계 인사들이 힘을 보탰다. 우선 공동대표로는 김용준·송순옥·신근홍·심순섭 등 10명이 위촉됐고, 이어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58명의 자문위원이 함께했다. 또한 자문위원단에는 김기옥 전 순천시장, 김현모 전 문화재청장,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 등 굵직한 이름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자문위원단에는 경제·안보·문화재·농협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구소의 학문적 깊이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16개 분과위원회에는 64명의 분과위원장과 총무가 활동을 시작했으며, 1천여 명의 회원이 연구와 학습에 동참했다. 따라서 순천학연구소는 특정 인사 중심의 모임이 아니라 시민 참여형, 학문 공동체적 성격을 지닌 단체임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출범식 축사에는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김문수 국회의원이 직접 나서 의미를 더했다. 이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권향엽·조계원·염태영 의원, 그리고 순천 출신 김태년·박홍근·장경태 의원 등이 축하를 전했다.
여기에 문화예술계에서도 가수 설운도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정·관계와 문화계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응원을 보낸 것은, 순천학연구소 출범이 지역 차원을 넘어 전국적 관심을 모으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허석 상임대표는 기념사에서 “순천은 이름 자체로 학문적 연구의 대상이자 역사적 자산을 지닌 도시”라며, “순천의 정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미래를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식과 배움은 나눔 속에서 빛난다”며 “소통과 공유의 자세로 열린 단체, 함께 성장하는 단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허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 시절 민주화운동을 주도했고, 더 나아가 작가로서 순천과 근교의 설화와 인물을 재해석한 저서를 출간해 호평을 받았다. 또한 민선 7기 순천시장을 역임하며 도시 발전을 이끌었던 경험도 있다. 결국 이번 연구소 출범은 그가 가진 학문적·정치적·문화적 자산이 총체적으로 녹아든 결과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소 출범이 허 대표의 2026년 순천시장 선거 출마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연구소를 통해 순천의 정체성과 발전 방향을 학문적으로 정립하면서, 동시에 지역 여론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 중심, 지식 중심의 새로운 공론장이 마련된 셈이다.
연구소가 앞으로 어떤 연구 성과를 내고, 지역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시민 1천여 명이 직접 발걸음을 한 출범식에서 확인된 기대와 열기는 순천학연구소가 학술 단체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구심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