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한정완 기자 | 5·18민주유공자유족회(회장 양재혁)가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넘어 분노를 표하며, 정정보도와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유족회는 이번 사안을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를 훼손하는 심각한 역사 왜곡으로 규정했다.

15일 유족회에 따르면 경향신문, 시사저널, 뉴스핌, 위클리오늘, 프레시안, 뉴스피릿 등 일부 언론은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사실과 다르게 보도했다. 마치 행방불명자 가족들이 허위 신고를 통해 보상금을 편취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이미 2024년 1월, 광주 전일빌딩에서 광주시와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행불자 피해 신고자 242명 전원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 ▲생존자 2명 확인 ▲상이구금 보상 사례 1명 ▲비(非) 5·18 관련 사례 53명이 밝혀졌다. 이는 엄연히 공표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은 이를 축소·왜곡해 국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었다는 것이다.

유족회는 조사위가 생존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법적 제한’과 ‘피해자 보호’ 때문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이를 은폐·부정으로 몰아가면서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 왜곡을 넘어선 2차 가해라는 강한 비판이 뒤따랐다.

특히 유족회는 이번 보도가 개별 사례를 마치 전체 문제인 것처럼 일반화해, 5·18민주유공자 전체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45년간 이어온 광주시민사회의 신뢰와 단결을 무너뜨리는 행위로,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려는 시도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유족회는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민주주의 운동의 상징”이라며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는 실수를 넘어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유족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세 가지 요구를 내놓았다. 첫째, 해당 언론사들의 즉각적인 정정보도와 사과 발표. 둘째, 사실관계를 왜곡해 갈등을 조장한 시민사회 일부 단체와 정치권의 책임 있는 조치. 셋째, 광주시와 정부·국회가 나서 더 이상의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진실 규명과 암매장 희생자 유해 발굴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양재혁 회장은 “우리는 행불자 왜곡 보도로 인해 또다시 유공자들의 명예가 짓밟히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실을 바로 세우고 5·18의 진실과 정신을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언론 보도의 문제를 넘어, 여전히 끝나지 않은 5·18 진상 규명의 과제를 드러낸다. 45년이 지났지만 행불자 문제, 암매장 유해 발굴, 책임자 처벌 등 미완의 진실은 여전히 남아 있다. 광주 시민사회와 유족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이번 왜곡 보도 논란은 오히려 진실 규명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