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충청남도가 광역시·도별 전기요금 차등화 도입을 위한 공론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는 수도권에 전력 소비가 집중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생산은 비수도권 지역에 편중돼 있어, 지역 간 전력 수급의 불균형과 불공정한 요금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충남도는 9월 26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의원 12명과 전국 7개 광역시·도, 에너지 분야 산·학·연 전문가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력 자립률을 고려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충남·인천·울산·강원·전남·경북·경남 등 전력 자립률이 높은 광역시·도 7곳이 공동 주관하고, 이재관, 김교흥, 김종민, 어기구, 이언주, 문진석, 이정문, 허종식 등 12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충남도를 비롯한 5개 시도는 이미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력 자립률을 반영한 요금체계 도입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제출한 바 있으며, 이번 토론회는 그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현재 산업부는 기존 수도권·비수도권·제주 3분할 체계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

토론회에서 공개된 전국 광역시·도별 전력 자립률은 다음과 같다: 충남 207.1%
인천 191%, 전남 213%, 경북 228%, 강원 156%, 경남 125%, 울산 103%

반면, 수도권을 비롯한 소비 중심 지역은 전력 생산 대비 자립률이 낮고, 송전망 의존도가 높다. 이로 인해 전력 생산 지역은 환경오염, 건강 피해, 지역 발전 저해 등의 부담을 지면서도, 동일한 전기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방향과 기대효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전 교수는 “지역 간 형평성 제고와 분산 에너지 확산을 위해 차등요금제 도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후 조영탁 한밭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단국대·에너지경제연구원·HD현대오일뱅크·산업통상자원부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들은 “대규모 발전시설이 밀집한 충남, 전남 등 지역이 사회적·환경적 부담을 감내하고 있음에도 보상은 전무하다”며, “차등 전기요금제는 에너지 정의 실현과 국가 균형발전의 전제조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축사에서 “충남은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1기 중 29기가 몰려 있는 ‘대한민국 배터리’이자 전국 3위 전력 자립도 지역”이라며 “그러나 도민들은 대기오염 등 환경 피해를 감내하면서도 수도권과 동일한 전기요금을 지불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 생산의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 온 지역이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는 공정한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차등 전기요금제가 단순한 요금 조정이 아닌 에너지 정의 구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재관 의원 역시 “전력 자립률을 반영한 요금 체계는 지역 발전의 시작이며, 국가 균형발전의 토대”라며 “오늘 논의가 정부 정책으로 이어져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 간 상생의 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도와 참여 시도, 국회의원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을 통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의 도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