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한 호주팀 선수들. (좌측부터) 스테파니 키리아코, 이민지, 한나 그린, 그레이스킴.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가 주관하고 한화의 금융계열사 공동브랜드인 'LIFEPLUS(라이프플러스)’가 후원하는 세계 유일의 여자 골프 국가 대항전인 '2025 Hanwha LIFEPLUS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호주의 우승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는 지난 10월 23~26일, 나흘간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CC에서 열렸다.
최종 라운드에는 미국, 호주, 월드, 일본팀이 진출해 2번의 싱글 매치와 1번의 포섬 매치 플레이를 통해 승부를 가렸다. 치열한 접전 끝에 미국과 호주팀이 결승에 올랐고, 호주팀은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번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민지가 한화생명 김동원 사장과 MVP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기 결과
4일 중 첫 3일은 A, B조로 나눠 조별 포볼 매치플레이를 펼쳤다. 그 결과 A조에선 미국과 호주, B조에선 월드팀과 일본이 각각 조별 1,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B조에 속한 한국은 6경기에서 1승 3무 2패로 승점 2.5점으로 스웨덴과 함께 4강 진출에 실패했다. A조에선 태국과 중국이 모두 승점 2점으로 역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에선 미국과 일본이 맞붙어 미국이 2대1로 승리했다. 월드팀과 호주 간 대결에선 호주가 역시 2대 1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미국과 호주는 A조에서 예선 1, 2위로 올라와 결승에서 만났으나 호주가 3대 0으로 미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3, 4위 전에선 월드팀이 일본을 2대 1로 이겼다.
호주는 포볼 매치에서 승점 2.5점을 얻고 4강에 진출해 승점 4점을 얻은 월드팀과 5.5점을 얻은 미국을 연달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호주의 이민지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5경기에 나서 4승 1무로 절대적인 승률을 과시하면서 호주의 우승을 이끌어 대회 MVP에 뽑혔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첫 대회를 2014년부터 올해까지 스페인, 미국, 대한민국, 태국, 호주가 차례대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왜 실패했나
한국은 이번 대회가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우승을 벼뤘으나 4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포볼 매치플레이 첫날 스웨덴과 1승 1무로 괜찮은 출발을 했으나 이튿날 월드팀과 경기에서 1무 1패로 승점 0.5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사흘째 일본과 경기에서도 1무 1패를 해 결국 승점 2.5점을 확보하는 데 그쳐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고진영-유해란 조가 사흘간 모두 비겼고, 김효주-최혜진 조가 1승 2패를 했다. 특히 마지막 일본과의 경기에서 김효주-최혜진 조는 전반 한때 3UP으로 앞서 나가다 막판에 역전패를 당했다. 그것도 18번 홀에서 2m 안팎 거리에서 김효주가 버디 퍼트를 놓쳐 일본에 지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만 비겼더라도 한국은 승점 3점, 일본은 승점 2.5점으로 한국이 4강에 진출할 수가 있었다. 한국이 패한 원인으로 멘탈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초반 우세했던 경기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한국 선수들은 퍼트에 약점이 많았다. 충분히 넣을 수 있는 거리에서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파5 홀에서 투온을 하고도 스리 퍼트를 하는 바람에 스리 온을 한 일본과 비긴 경우도 있었다.

김효주, 고진영, 최혜진, 유해란(왼쪽부터)이 18번 홀에서 일본과의 경기에서 패하고 4강 진출이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김효주가 일본과의 포볼 매치에서 18번 홀 버디퍼트가 실패하자 고개를 떨군 채 아쉬워하고 있다
코스 상태와 현장 분위기는
대회가 열렸던 뉴코리아CC 코스 상태는 완벽했다. 잔디도 빈틈이 없이 잘 자라 있었고 페어웨이나 러프, 벙커 할 것 없이 잘 정돈돼 있었다. 특히 그린에는 흠 하나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갤러리들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교통편, 갤러리 플라자 등도 비교적 잘 갖췄고, 갤러리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1번 티잉 구역은 ‘티 바이브(Tee Vibe)’ 콘셉트로 연출되어 각국 대표 선수들이 입장할 때 흥겨운 DJ 음악과 함께 기존의 ‘조용히(Quiet)’ 대신 ‘소리질러(Loud)’ 피켓을 흔들며 선수와 갤러리들이 환호했다. 고, 메인 스폰서인 Hanwha LIFEPLUS가 마련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편의시설 또한 현장을 찾은 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또 갤러리들을 위한 이벤트와 경품도 많아 갤러리들이 아주 좋아했다.
23~25일에는 한국의 전형적인 가을 날씨여서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데도 딱 좋았다. 이때는 한국팀이 경기를 하는 때라 갤러리들도 많았다. 특히 토요일인 25일에는 수많은 갤러리들이 경기장을 찾아와 한국팀 선수들을 따르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미국이나 호주, 일본, 중국, 태국 등지에서 온 외국 갤러리들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한국이 4강 진출에 실패하는 바람에 마지막 날에는 갤러리들이 눈에 띄게 줄어 한산할 정도였다. 이날은 또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끼다 오전 한때 비도 내려 대회 분위기를 떨어뜨렸다. 아침 7시부터 경기를 시작했으나 오후 5시가 넘도록 진행되는 바람에 시상식 때는 갤러리들이 많지 않았다. 한국이 4강에만 진출했더라도 많은 갤러리들이 경기장을 찾아왔을텐데 아쉬움이 많았다.

1번 홀 선수들 입장 장면, 왼쪽 호주팀과 오른쪽 미국팀

1번 홀에 게양된 참가국 국기와 대회기, LPGA기
이번 대회 특징과 평가
이번 Hanwha LIFEPLUS 인터내셔널 크라운에는 32명의 세계 최정상 여자골프 선수들이 한국, 미국, 일본, 호주, 태국, 스웨덴, 중국 7개 국가와 월드팀을 대표해 출전했다. 국가의 자존심과 팀워크를 위한 경쟁 속에서도 화합과 연대의 가치를 보여주는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올해는 2018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것은 물론 새롭게 구성된 월드팀이 합류해 대회의 특별함을 더했다.

26일 결승전에서 호주팀과 미국팀 포섬 매치플레이 경기 전 선수들이 1번 홀에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호주의 스테파니 키리아코우, 그레이스 킴, 미국의 릴리아 부, 로런 코플린
크리스 매드슨(Chris Madsen) LPGA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은 “세계 최고의 여자골퍼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팀워크를 보여준 이번 대회는 진정한 스포츠맨십의 의미를 되새김과 동시에 국내외 골프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무대였다”며 “2년 후에 열릴 다음 대회에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박찬혁 WX(Wellness Experience) 실장은 “한화 LIFEPLUS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선수와 팬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의 장이자, LIFEPLUS가 추구하는 ‘삶을 더 풍요롭게’라는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무대”라며 “앞으로도 스포츠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더 즐겁고 의미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호주의 한나그린(등을 보이고 있는 선수)과 그레이스 김이 호주가 미국을 꺾고 우승을 확정한 후 서로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미국팀 노예림이 결승전 싱글 매치플레이 4번 홀에서 티샷을 한 후 출발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