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여수시가 국제 기후 논의의 일정표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2026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의 여수 개최가 확정되면서, 여수시의회도 환영 입장을 내놨다. 한 차례 행사를 유치했다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기후 논의의 무대에 도시가 다시 호출됐다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여수시의회(의장 백인숙)는 이번 결정이 정상적인 유치 경쟁의 결과라기보다, 국제 일정 변화 속에서 만들어진 선택이라는 점을 짚었다. 당초 개최지로 거론됐던 인도네시아가 개최 여건 문제를 드러내며 물러섰고, 이후 국내 개최로 방향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여수가 최종 도시로 결정됐다. 시의회는 이 흐름을 따라가며, 국제 기후행사에 대응하는 정부와 광역 단위의 준비 체계가 충분히 작동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내놨다.
여수가 선택된 데에는 하루아침에 쌓은 조건이 아닌,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치러낸 도시 운영 경험, 2008년부터 이어져 온 국내 기후주간 운영 이력, 시민 참여를 중심에 둔 기후정책이 서로 맞물려 이번 결정의 배경을 이뤘다는 평가다. 성과보다 과정이 먼저 쌓여온 사례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기후 대응 성과 역시 국제 기준에서 확인됐다. 여수시는 글로벌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의 2025년도 평가에서 최고 단계인 ‘리더십’ 등급을 받았다. 기후 적응과 감축 전반에서 실행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시의회는 이를 두고, 여수가 구호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을 실제로 굴려온 도시라는 점이 수치로 드러난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번 기후주간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와 맞물리며 논의의 외연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섬과 해양, 기후위기 대응이 하나의 흐름으로 엮이면서, 여수가 가진 공간적 조건과 정책 경험이 국제 논의의 한 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판단이다.
여수국가산단이 처한 현실도 빠지지 않는다. 산업 위기와 구조 전환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여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 과정에서 산업도시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으로 읽힌다. 기후 논의가 추상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현장으로 내려오는 지점이다.
여수시의회는 이러한 흐름이 COP33 국내 유치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제250회 임시회에서 COP33 유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이번 기후주간 개최가 그 논의를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다는 신호로 작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 속에서 전남 동부권의 위치도 함께 언급했다. 석유화학과 철강 등 국가 기간산업이 밀집된 전남 동부권은 산업 전환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짊어진 지역으로, 국제 기후 논의에서 빠질 수 없는 좌표라는 설명이다.
시의회는 기후주간 개최를 계기로 여수가 국제 기후행사 유치와 운영 경험을 한 단계 더 쌓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경험이 국제 기후외교의 거점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COP33 유치를 국정과제로 조속히 끌어올리는 정치적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인숙 의장은 “이번 기후주간이 한 번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여수시 집행부와 전남도, 중앙부처, 유관기관이 역할을 나눠 전담 조직 구성부터 프로그램 기획, 국제협력, 시민 참여, 안전·교통·숙박 준비까지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