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국가 의료기기 연구개발(R&D) 성과가 정밀한 바이오메카닉스 기술을 통해 희소질환 환자들의 보행 문제를 해결하며 ‘걷는 일상’을 되찾는 데 기여하고 있다.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삼덕통상, 바이오메카닉스 컨소시엄은 지난 29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희소질환 PROS(PIK3CA 관련 과성장 스펙트럼) 환자를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교정 신발을 기증했다.
이번 지원은 발의 구조적 변형과 비대칭으로 인해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PROS 환자들에게 족부 형태, 하중 분포, 보행 패턴을 정밀 분석한 바이오메카닉스 기반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PROS는 신체 일부가 과도하게 성장하는 희소질환으로, 특히 발과 하지의 변형이 심해 족저 압력 불균형과 체중 부하 편차, 보행 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기성 신발 착용이 불가능하고, 장애 진단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제도권 보조기기 지원에서도 소외돼 일상적인 이동에 큰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에 기증된 교정 신발은 보행역학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보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리얼디멘션의 3D 족부 스캐닝을 통한 형태 및 정렬 분석, 바이오메카닉스의 장애 유형별 하중 분산과 안정성 설계 기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보행 분석 알고리즘 등 총 8개 기관의 의료기기 R&D 성과가 통합 적용됐다.
현장에서는 환자 개개인의 발 형태와 보행 특성을 반영해 제작된 신발을 착용한 뒤, 스마트폰 기반 보행 분석 앱을 활용해 실제 보행 중 균형, 보폭, 하중 이동, 보행 안정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세 조정을 거치는 피팅 과정이 함께 진행되며, 착용 즉시 보행 시 통증 감소와 안정성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바이오메카닉스 박인식 대표는 “PROS 환자의 경우 발의 형태 변화뿐 아니라 보행 시 체중이 실리는 방식 자체가 일반적인 보행 모델과 크게 다르다”며 “이번 맞춤형 교정 신발은 족부 구조와 하중 이동, 보행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설계한 결과로,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덜 아픈 보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메카닉스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데이터를 통해 사람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삶의 질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단 전기영 본부장은 “바이오메카닉스와 의료기기 R&D 성과가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환자의 보행 기능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정밀 보행 분석 기술이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회복에 기여하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PROS 환자단체는 “발 구조와 보행 특성을 정확히 이해한 기술적 접근이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됐다”며 “이번 사례가 희소질환 환자를 위한 맞춤형 보조기기 개발과 보행 분석 기술의 제도화 논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례는 바이오메카닉스 기술이 인간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보행 기능 회복으로 연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발과 하지의 구조적 특성, 체중 하중 분포, 관절 안정성, 보행 주기 전반을 데이터로 해석해 개인별 최적의 보행 설계를 적용함으로써, 희소질환 환자들의 이동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했다. 이는 향후 정밀 보행 분석 기반 의료기기 기술이 이동권 보장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 거로 평가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