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검찰이 '범(汎)효성가' 계열사 갤럭시아에스엠(갤럭시아SM)과 소속 임직원들을 영업비밀 유출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이탈리아 헬스기구 브랜드 테크노짐의 국내 총판권을 빼앗기 위해 경쟁사 내부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갤럭시아SM 법인과 웰니스사업부 본부장 김모 씨 등 임직원 3명을 형사 기소했으며,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에서 심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2019년 3월 기존 총판사인 우영웰니스컴퍼니(이하 우영)를 퇴사한 뒤, 우영 재직 중이던 장모 전 차장과 공모해 총판 계약 해지를 유도하고 갤럭시아SM이 테크노짐의 새 파트너로 계약하도록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테크노짐 본사 아시아 담당자와도 접촉해 기존 계약 해지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테크노짐은 17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우영과 계약을 종료하고, 갤럭시아SM과 새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우영의 내부 영업자료가 유출됐다. 장 전 차장은 재직 당시 현대건설, 신라호텔 등 주요 고객사 견적서 원본, 할인율, 기구 배치도 등 기밀 정보를 외장 저장장치에 담아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자료가 갤럭시아SM의 영업 준비에 사용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열린 공판에서 우영 측 부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도둑맞은 기분"이라며 "17년간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은 최근 김건희 여사 일가와 범 효성가 일가 간 연관성이 언론과 정치권에서 재조명되는 상황과 맞물려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재계에서는 이번 형사기소가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이 아닌, 범 효성가 계열사 전반의 윤리경영 부실과 사적 네트워크 중심 경영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