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은 고려아연” vs “근거 없는 왜곡”…SM엔터 주가조작 의혹, 계열사 간 정면 충돌

  • 등록 2025.09.02 20: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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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하바나1호 출자·조기 청산이 명백한 증거”
고려아연, “법령 위반 없어…적대적 M&A 노림수”
검찰 구형 이어지며 금융시장 신뢰 논란 확산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SM엔터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고려아연과 영풍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사건의 실질적 자금줄이었다는 정황을 공개하며 공세를 강화했고, 고려아연은 “투명한 투자”라며 반박에 나섰다. 논란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자본시장의 신뢰 문제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SM엔터 주가조작 사건에 활용된 핵심 자금을 댔다며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3년 2월 하바나1호 펀드에 고려아연이 998억 원을 출자한 뒤 곧바로 SM 주식 매집이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불과 두 달 만에 520억 원을 회수하고, 이후 400억 원대 주식을 현물로 배당받은 뒤 펀드를 조기 청산한 것은 시세조종 구조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정황”이라며 “최종 승인권자인 최윤범 회장이 이를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했다. 회사 측은 “내부 규정과 관련 법령에 근거해 정상적인 재무적 투자를 집행했으며, 시세조종과 같은 불법 행위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영풍이 적대적 M&A를 노리고 기업의 정상적 투자 행위를 근거 없이 흠집 내고 있다”며 강하게 맞섰다.

 

이번 사건은 이미 법정에서 주요 인사들에게 중형이 구형된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가 법원 판단으로 귀결될 경우, 고려아연의 자금 투입과 회수 과정은 새로운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 논란을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둘러싼 신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방은 단순히 한 기업의 투자 행위를 둘러싼 시비가 아니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갈등은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거대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상적 투자”와 “불법 자금줄”이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는 사이,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시장의 신뢰와 소액주주들이다.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판단이 단순히 유·무죄를 가리는 차원을 넘어, 재벌 기업의 자금 운용과 지배구조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주언 기자 invgues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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