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구를 없앴다…영풍 석포제련소, 5400억 들여 ‘오염 차단형’ 공장으로 전환

  • 등록 2026.02.14 00: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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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2.5㎞ 차수벽·폐수 무방류 시스템…유출 경로 원천 봉쇄
낙동강 1~2급수 유지, 중금속 ‘불검출’…상·하류 수질 차이 미미
5400억 투입한 공장 인프라 재설계…“관리 넘어 차단의 시대”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영풍 석포제련소가 최근 5년간 5400억 원을 투입해 지하수·폐수·강우 등 모든 수질 유출 경로를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단순한 수치 개선을 넘어 ‘배출구 자체를 없애는’ 방식으로 환경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평가다.

 

경북 봉화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가 ‘관리’ 중심의 환경 대응에서 ‘차단’ 중심 구조로 탈바꿈했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수·폐수·강우 유출을 각각 통제하는 것을 넘어, 외부 배출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기존 제련소 운영 방식과 결을 달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련소 앞 낙동강 석포2~4 지점의 수질은 최근 수년간 평균 1~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뮴·비소·납·수은 등 주요 중금속 농도 역시 검출한계 미만으로 관리되는 상태다. 상류 지점인 ‘석포1’과 비교해도 중장기적으로 뚜렷한 차이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지하수 확산방지시설이다. 제련소 외곽 약 2.5㎞ 구간에 설치된 차수벽은 공장 하부를 지나는 지하수의 외부 유출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차단된 지하수는 양수·정화 과정을 거쳐 공정수로 재활용된다. 오염 차단과 수자원 재이용을 동시에 구현한 구조다.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Zero Liquid Discharge)도 도입됐다. 공정 폐수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 체계를 마련해, 예외적 상황까지 고려한 유출 가능성 자체를 구조적으로 제거했다는 설명이다.

 

강우 관리 수준도 대폭 강화됐다. 초기 강우 80㎜까지 전량 담수해 재이용하도록 설계했다. 법적 기준(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우수는 비점 저류시설과 저장소를 거쳐 100% 공정수로 재활용된다.

 

석포제련소 앞 낙동강 수질은 생태종을 통해서도 확인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제련소 인근 하천에서 멸종위기종 수달이 포착되기도 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수달을 수환경 건강성을 가늠하는 ‘지표종’으로 분류한다.

 

낙동강 일대에는 수달 외에도 열목어, 산양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련소 조업이 하천 생태계에 구조적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석포제련소는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까지 약 5400억 원을 투입했다. 습식공장 하부 1만7000평 부지에는 콘크리트·내산벽돌·라이닝으로 구성된 3중 차단 구조를 적용해 토양·지하수 오염 가능성을 물리적으로 차단했다.

 

카드뮴은 2022년 이후 검출되지 않고 있으며, 아연 역시 장기간 불검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경 엔지니어링 업계 일각에서는 “공정 농도를 모니터링하며 관리하는 단계에서, 배출 경로 자체를 제거하는 구조로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풍 관계자는 “과거 문제를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오염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제거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낙동강 수계를 지키는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제련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유주언 기자 invgues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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