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바닷물이 갈라지는 시간, 갯벌 위로 길이 열린다. 자연의 장면 위에 얹힌 지역의 서사가 다시 한 번 전국 무대에서 이름을 올렸다.
전남 진도군은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가 올해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에서 ‘축제문화유산·역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3일 밝혔다.
전국 단위 축제를 대상으로 운영 성과와 방문객 만족도, 콘텐츠 구성력, 안전관리 체계,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 심사해 선정하는 상이다. 단기 흥행이 아니라 구조와 완성도를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는 바다 위에 길이 열린다는 상징성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해 축제는 바닷길 체험을 중심에 두되, 주변을 촘촘히 채웠다. 진도아트비치와 보물섬 모도, 진도무형유산 공연을 하나의 동선으로 엮고, 홍주 레드로드를 따라 체험과 공연, 전시를 배치했다. 낮에는 갯벌을 걷고, 밤에는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체류 시간을 늘렸다. 스쳐 가는 관광에서 머무는 일정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셈이다.
전통과 해양자원의 결합도 눈에 띄었다. 강강술래와 진도씻김굿 등 지역 고유의 무형유산을 축제 프로그램에 녹여냈고, 바닷길이라는 자연 현상을 해설과 체험으로 풀어내 이해도를 높였다. 현장에는 안전요원과 통제 시스템을 배치해 밀집 구간을 관리하고, 기상 상황에 따른 탄력 운영으로 사고 가능성을 낮췄다. ‘안전이 곧 경쟁력’이라는 기조를 운영 전반에 반영했다는 평가다.
지역 상권과의 연계도 강화했다. 특산품 판매 부스와 향토음식 체험장을 확대하고, 숙박업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넓혔다. 축제장 안팎의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한 구조다.
올해로 46회를 맞는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는 내달 17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바닷물이 갈라지는 시기에 맞춰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공연, 해양 테마 전시가 이어진다. 자연 현상에 기대는 축제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상권까지 묶어내는 종합 콘텐츠로 진화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김희수 진도군수는 “주민과 함께 준비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며 “차별화된 콘텐츠와 안정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꾸준히 이끌겠다”고 말했다.
바닷길은 정해진 시기에만 열리지만, 축제가 남긴 기록과 경험은 해마다 축적되고 있다. 진도군은 자연 현상을 지역의 문화 자산으로 확장해 온 운영 방식을 토대로 축제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