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코스닥 상장사 휴센텍(대표 오성록) 경영권을 두고 주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사모펀드들의 경쟁이 주주 임시총회가 다가올수록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9월 25일 정관 변경과 사내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휴센텍은 지난해 2월 제우스2호조합이 경영진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거래정지가 됐다.
이런 가운데 2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휴센텍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오는 11월30일까지 개선계획 이행내역 등을 반영해 상폐 심의를 속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면 한국거래소는 거래정지를 시킨다. 무조건 거래정지 되는 것은 아니고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이면 해당한다.
당시 휴센텍 사내이사였던 안현석 전 이사는 "횡령이나 배임으로 걸 수 있는 건 주주나 내부자만 가능하다”며 "제우스2호조합의 고소로 거래정지가 되면서 주주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주석 전 대표는 "거래정지의 원인이 된 것은 맞지만, 고소가 없었어도 의견거절에 의한 거래정지는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거래정지 원인을 두고 전 대표와 이사 간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고소 전에 제우스2호조합이 이화전기 800만 주와 KK홀딩스 400만 주까지 총 1200만 주를 매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거래정지 전인 2021년 12월 23일 2955원까지 올랐던 주식은 대량 매도로 인해 다음 해 1월 19일 1030원 떨어졌으며 결국 1505원에서 거래정지 됐다.
당시 제우스2호조합 대표조합원 및 최대출자자는 원모 씨였다. 현재 최대출자자는 큰솔, 대표조합원은 큰솔 엄재석 대표이사다.
포트해밀턴조합1호 관계자는 "원모 씨로부터 주식을 팔았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면서 "경영진을 고소한 줄 몰랐고 주식 상황을 보면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휴센텍 경영진을 횡령·배임으로 고소하면 거래정지 당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거래정지 전에 주식을 매도한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없어도 도의적 차원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소 당시 대표조합원이었던 원용태 씨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는 큰솔이 전주(錢主)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우스2호조합은 18일 대표조합원 및 큰솔 대표이사인 엄재석 회장 명의의 주주 권유문에서 "감사인 및 관계기관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제우스2호조합을 해산하고 주식회사 큰솔로 지분을 이전하여 최대 주주로서 책임 경영하겠다"며 "경영진 교체 후 최대 주주 큰솔 명의로 휴센텍에 100억 원 이상 증자 납입하고, 최대 주주 지분은 전량 3년간 자진 보호예수하며, 재감사 진행 시 증자 대금 예치하여 신뢰성을 담보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경영진을 고소하면 거래정지 될 수밖에 없고 주주들이 피해 볼 것을 알면서 사전에 1200만 주를 매각한 것이 사실이라면 제우스2호조합은 큰 타격을 입을 것 보인다.
또한, 큰솔은 경기 김포시 걸포동 걸포3지구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휴센텍은 방위산업제품용 제어장치 개발 및 제조, 민수용 전원, 전력 개발 및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점에서 유망한 방산기업인 휴센텍을 부동산 전문기업이 나서 경영을 맡겠다고 나선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큰솔 관계자는 "(1200만 주 매각은) 회사에서 판 것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 하는 것이라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 문제는 거래재개이다. 회사가 건실해지면 방산 쪽에서 누구라도 오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해밀턴조합1호 관계자는 "먼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삼성테크 출신의 방산전문가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해 일류 방산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거래정지가 해제되기 위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회사를 살리고 거래정지를 해결할 생각으로 일하고 있는지 숙고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