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6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위믹스 챔피언십 2024'에서 맞대결을 펼친 김민별과 황유민이 티잉구역에서 샷을 하기 전 기다리고 있다. 김민별 선수 왼쪽에 두 선수의 캐디가 보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음.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캐디피가 올라가고 캐디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노캐디·마샬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유튜브 채널 '레저백서 TV'가 2일 발표한 「캐디선택제 도입 골프장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231개소로 5년전인 2019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처럼 캐디선택제 도입 골프장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캐디 구인난이 지속되는 데다, 코로나19 특수로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캐디선택제에 대한 골퍼들의 욕구(Needs)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연구소 측은 풀이했다.
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운영중인 전체 골프장 562개소(2024년말 기준)의 41.1%를 차지하고 있다.
캐디선택제를 시행하는 골프장 중에서 대중형 골프장이 171개소로 압도적으로 많고, 대중형 골프장 전체(367개소)의 46.6%를 차지하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은 주중에 회원에 한해 42개소가 시행하고 있고,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은 18개소로, 군 골프장 전체(35개소)의 절반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56개소로 가장 많고 수도권 47개소, 충청권 41개소, 호남권 39개소이다. 강원도의 골프장수가 63개소인데, 강원도의 캐디선택제 골프장 비중은 57.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수도권 비중은 25.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는데, 대도시에 인접해 있어서 캐디 수급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노캐디제를 전면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을 보면, 대중형 골프장이 52개소이고 대부분 9홀이다. 노캐디를 선택할 수 있는 골프장은 대중형 41개소, 회원제·군 골프장이 각각 17개소 등 75개소에 달했다.
18홀 이상 골프장중 노캐디제를 시행하고 있는 골프장은 군산CC 등 7개소이다. 호남권에는 골프존카운티 영암45, 코스모스링스, 군산CC 등 3개소이고, 영남권은 골프존카운티 구미, 힐스카이(옛 루나엑스)CC 2개소이고, 강원도에는 월송리, 충북에는 힐데스하임CC가 있다.
노캐디를 하면 1인당 4만 원 정도의 캐디피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골프를 잘치는 분들과 알뜰골퍼들이 선호하고 있다.
한편 대기업집단이 운영하는 총 87개소중 캐디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는 골프장수는 회원제 8개소, 대중형 15개소 등 23개소로 전체의 26.4%에 불과해 전국 평균치 41.1%에 크게 못미쳤다. 이는 대기업집단이 운영하는 골프장들은 캐디의 복지수준이 여타 골프장보다 좋고 대부분 캐디수급이 원활한 수도권 등지에 입지해 있기 때문이다. 캐디선택제를 시행하고 있는 골프장을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가 6개소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 5개소, 제주도 4개소 등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골프존카운티(총 19개소 운영)는 9개 골프장에서 캐디선택제를 시행하고 있고 영암45(45홀), 구미(18홀) 등 2개소는 노캐디제로 운영하고 있다.
캐디 구인난이 지속되면서, 팀당 캐디피는 계속 올라만 가고 있다. 2010년 9만 5,000원에 불과했던 대중형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가 2024년에는 14만 5,000원으로 무려 52.5%(49,000원)나 폭등했다. 회원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도 51.5% 올랐다. 팀당 캐디피가 영남권을 제외하고 15만 원이고, 軍 골프장은 14만 원이다. 이처럼 캐디피는 많이 올랐지만, 캐디 서비스 수준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골퍼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캐디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캐디피는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왜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까? 가장 큰 요인은 경기 진행이 느리고, 안전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골퍼들이 캐디동반으로 골프를 배웠기 때문에, 하우스 캐디를 선호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라고 추정한다. 특히 노캐디를 하게 되면, 골프에 집중하기 힘든 점 때문에 노캐디를 안하는 골퍼들도 있다.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우리나라에 골프가 접대용으로 도입되면서 캐디동반이 의무화되었지만 비슷한 일본은 90% 이상이 노캐디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골프는 혼자 즐기는 운동이기 때문에, 골프가 진정한 스포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캐디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