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서주원 기자 | ‘재인도네시아한인회’ 후원으로 제작된 ‘인도네시아로 간 오랑꼬레아’가 지난해 9월 20일 발간됐다. ‘누산타라를 달리는 한국인’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재인도네시아한인회’가 총기획을 맡았다. 김구정 씨가 펴냈고, 신성철·조연숙 씨가 편저했다. 출판사는 ‘좋은아침’.
인도네시아어로 ‘오랑(Orang)’은 ‘사람’을 뜻한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재인도네시아 동포’를 ‘오랑꼬레아( Orang Korea)’라 부른다.
공동 저자인 신성철 씨는 ‘데일리 인도네시아’ 발행인이다. 신 발행인은 지난해 10월 24일, ‘데일리 인도네시아’에 ‘인도네시아로 간 오랑꼬레아를 출간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글 서두엔 이런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필자가 인도네시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40여 년 전 인도네시아는 미래의 대국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있었다. 이후 잠재력이 발현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최근 미래의 대국이 기지개를 켜고 꿈틀거리고 있다’.
이 글의 본문엔 ‘한국에서 한국인은 주류이자 평범한 존재이지만 비행기를 타고 인도네시아에 내리는 순간,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서 오랑꼬레아는 이질감이 가득한 존재가 된다. 요즘은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 같은 한류 콘텐츠를 통해서,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사는 한국인을 경험하며 한국인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제시대에 인도네시아에 온 조선인들은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이라고 애써 설명해야 했다. 1960년대에 온 대한민국 사람들은 북한 사람이 아니라 남한 사람이라고, 중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해야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책은 한국기업과 한국인들이 왜 인도네시아로 가서 어떻게 정착했는지에 대한 궁금한 점을 풀어주는 안내서다.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기업과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외교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한국기업은 인도네시아에서 어떤 사업을 어떻게 펼쳤는지, 한국인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에 관한 기록이다.
1장 ‘한국인’, 2장 ‘경제·비즈니스’, 3장 ‘외교’로 구성됐는데, 1장엔 인도네시아 1호 한인 장윤원, 1940년대 일제가 강제로 파견한 포로 감시원 등 한인의 대규모 인도네시아 이주와 항일운동, 일제 패망 후 귀국하지 않고 잔류한 한인 이야기 등이 담겼다. 한인회와 한인 단체, 정부 기관, 한국학교 등을 통해 한인사회가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했고, 한인들의 생활을 살피고 현지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며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가는 모습도 실렸다.
2장에서는 지난 50년간 한국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시기와 산업을 살펴봄으로써 양국의 경제개발이 상호보완적으로 맞물려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한국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첫발을 디딘 후 2023년 현재까지 역사를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서술했다. 각각의 출발점은 1968년, 1986년, 2003년, 2018년이다.
한국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성장, 안정적인 정착의 반세기는 불굴의 의지와 열정을 가진 한국인의 도전 정신을 통해서 일구어낸 값진 시간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한국기업의 해외 시장 개척에 발판을 마련해 준 우방국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3장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외교관계 발전 단계에 따라 태동기, 초창기, 성장기, 제1차 성숙기, 제2차 성숙기 등 다섯 단계로 나누었다. 각각의 시기별 챕터 서두에 시대적 특징을 요약해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