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해남이 걸어온 길이 대한민국 농어촌의 미래가 되어왔다면, 이제는 농어촌의 수도로 나아가려 합니다.”
제52회 해남군민의 날. 1일 열린 이 날 행사에서 명현관 해남군수는 비를 뚫고 실내로 옮겨 진행된 기념식 단상에서 새로운 비전을 천명했다. ‘대한민국 농어촌수도 해남’.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지난 6년간의 성과와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해남의 새로운 선언이었다.
그동안 해남은 전국 최초의 농민수당 도입, 국립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 유치 등 농업 기반 정책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하지만 명 군수는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해남은 농어업뿐 아니라 미래 산업에서도 중심지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 구체적 사례로 명 군수는 지난 2월 미국에서 체결한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조성 업무협약을 소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컴퓨팅 허브를 2030년까지 해남에 구축한다는 이 구상은 단순히 새로운 산업 유치를 넘어, 해남을 대한민국 디지털 전환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군과 도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차기 정부의 공약, 국가 사업으로 연계시키기 위한 전략도 함께 추진하겠습니다.”
그의 발언은 정치적 제안이 아니라 행정가로서의 전략이었다. 농업 기반 지역이 미래 기술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언이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은 ‘하나 되어 꿈꾸고, 함께 만들어 가는 새로운 해남’을 주제로 열렸다. 14개 읍면의 군민, 재경 향우 등 1,000여 명이 함께했다. 해남사랑상품권과 고향사랑기부제, 사통팔달의 교통망 등 명 군수가 언급한 ‘살고 싶은 해남’, ‘살기 좋은 해남’은 단순한 수사로 끝나지 않았다. 각 읍면의 균형발전과 지역민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전략으로 제시됐다.
이날 군민의 상은 류경록 향우에게 돌아갔다.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한 군정발전 유공자 47명에 대한 시상도 함께 이뤄졌다. 한편 해남군 홍보대사로는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 추혁진, 유튜버 김경진, 삐에로 마라토너 이영길 씨가 위촉돼 눈길을 끌었다.
연예인 골프단 팔공회, 가수 미스김, 향우 오주일·임연식 씨, 재도청해남군향우회 등 다양한 단체와 인사들의 고향사랑기부금 전달식도 이어지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비가 내려도 행사는 흔들리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군민과 향우들의 성원 속에 화합의 장이 잘 마무리됐다”며 “군민의 날을 계기로 해남의 미래 비전을 다시 다지는 자리가 됐다”고 밝혔다.
해남은 지금, 농어촌의 중심에서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걷고 있다. 돌밭을 갈아 옥토를 만든다는 각오로, 더 멀리 나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