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행 끝낼 셈인가… 여수MBC 이전 계획에 지역사회 들끓어

  • 등록 2025.07.17 11: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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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의회 전원 성명 발표… “공론화 없이 일방 이전 추진은 시민 기만”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여수시의회가 여수MBC의 순천 사옥 이전 추진을 강하게 성토하며, 여수시의 책임 있는 대응과 즉각적인 공론화 절차 착수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17일 오전 9시 30분 시의회 현관 앞에서 전체 의원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명서를 발표하고, “여수MBC는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저버리는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성명은 여수MBC가 지난달 사옥 이전 계획을 전격적으로 언급하면서 불거진 논란에 대한 공식 대응이다. 여수MBC는 내부 조직개편 및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여수 사옥을 정리하고 순천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논의나 사전 협의 없이 계획을 언급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언론계, 정치권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시의회는 성명서에서 “MBC는 명백한 공영방송으로서 지역과 시민을 대변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방식으로 이전을 추진하며 지역사회에 심각한 혼란과 분노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순천 이전은 물리적 이전을 넘어, 여수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지역 공영방송이 스스로 터전을 외면하는 행위”라며, 이는 곧 시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규정했다.

 

시의회의 날선 비판은 여수시를 향해서도 이어졌다. 시의회는 “여수MBC와 여수시 간 수차례 접촉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수시는 지금까지 이 사안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며 “이는 행정의 무책임한 태도이며, 침묵은 방관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여수시민협의회와 여수MBC 사우회도 각각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통해 반대 입장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민단체는 “여수MBC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여수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것에 있다”며 “여수시가 이를 방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 그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우회 역시 사내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이전 계획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내부 반발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시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다음 세 가지를 공식 요구했다.
▲ 여수MBC는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저버리는 사옥 이전 계획을 즉시 철회하고, 공영방송의 책무를 되새겨야 한다.
▲ 여수시는 침묵을 멈추고 시민 앞에 사안의 경과와 입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공론화 절차를 즉시 착수하라.
▲ 실질적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여수시의회·시민사회·여수MBC가 공동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라.

 

시의원들은 “이번 사안은 한 방송사의 사옥 이전을 넘어, 지역 언론 생태계와 지역 정체성, 그리고 시민의 권리를 지키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은 “순천MBC가 아니라 여수MBC라는 이름 자체가 지역의 역사이고 시민의 자긍심인데, 그것을 수도권식 논리로 효율만 따져 이전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백인숙 의장은 “여수MBC는 지난 50여 년간 여수시민과 함께 호흡해온 지역 공영방송으로서, 지금이라도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여수시 또한 이 사안을 결코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를 내며 여수MBC 이전 계획을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여수시의 입장 표명과 여수MBC의 대응이 향후 갈등 수위를 가늠할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이 논란이 어떻게 수습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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