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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지 않아도 묵직하게, 순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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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경영으로 mook의 재기를 이끌어가는 김광석 MK FnC 대표
용산구 상공회장 취임하며 지역사회 이바지 약속

가죽 유통 업계의 전문가이자 여러 가죽 생산, 유통 사업체의 대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토털 패션 브랜드 ‘무크’를 인수해 안정 궤도로 안착시키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로서 용산구 상공회장에 취임한 김광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동안 많이 도움받았으니 이제 베풀 때 된 거죠

 

“저도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오늘까지 살아왔고, 사정이 허락하는 한 주변을 도우며 살아왔습니다. 본의 아니게 맡게 된 상공회장직이지만 이제 지역사회에도 이바지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임할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사실 상공회장 자리를 제안받고 여러 번 사양했다. 여러 사업체의 대표이기도 하고, 아직도 오후 시간엔 공장에 내려가 팔을 걷어붙이고 일하는 경우가 잦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동석한 오미순 MK FnC 이사의 “대표님이 선행을 드러내는 걸 꺼리시는 편이라 항상 저렇게만 말씀하시는데 사실 봉사나 기부를 꾸준히 해오셨어요”라는 귀띔이 아니더라도,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었다.

 

 

㈜예성레더 창업으로 독립,

㈜대륙공업 인수하며 사업가로 본격 행보

김광석 대표는 6년간 가죽 도매업에서 국내 1, 2위를 다투는 지인의 회사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예성피혁(현 ㈜예성레더)을 창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회사보다는 사람을 보고 거래를 하는 게 당시 업계 관행이라 거래선이 확보되면 독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성피혁 초기엔 개인사업자로 혼자 일을 했는데 일이 너무 많아 고민일 정도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죽 시장이 성장세였고, 거래처들이 먼저 입소문을 내주기도 하며 많이 도와줬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라며 겸양하는 김광석 대표. 하지만 당시 1인 기업으로서 연 매출 66억 원을 달성할 정도로 규모가 대단했다.

 

이후 김광석 대표는 ㈜대륙공업의 창업주에게 인수합병 제안을 받게 된다. ㈜대륙공업은 1971년에 창업해 당시 약 40여 년간 국내 피혁 산업을 선도하던 회사다. “2세에게 물려주는 것보다는 전문가에게 사업체를 맡기고 싶다”는 창업주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마침 거래처들의 니즈가 달라져 기존의 소품목 대량생산보다는 다품목 소량생산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김 대표는 ㈜대륙공업을 100억 원에 인수했고, 현재도 ㈜대륙공업은 가죽 생산량 면에서 국내 6위를 달리고 있다.

 

 

화재 사고로 전소된 공장

위기를 기회로 바꾼 리모델링

그러나 인수 1년 만에 ㈜대륙공업의 공장이 화재로 전소되는 사고가 있었다. 야심차게 인수한 회사가 불에 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김광석 대표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한동안 제대로 잠도 못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김 대표의 해결책은 간단했다. 전보다 더 좋은 공장을 만들기로 마음먹어 버린 것.

 

 

“주변 어느 공장과 비교해도 월등한 환경이 조성된 공장을 만들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런 표현 하면 다른 공장들에 미안하지만, 다른 공장이 모텔이라면 우리는 호텔급 근무 환경을 만들기로 했죠.”

 

좌절감에 오래 매몰되지 않고, 공장의 현대화와 더불어 근무 환경 개선을 할 기회로 삼은 것이다.

 

mook에 납품하던 영업사원,

mook의 대표가 되다

무크는 김광석 대표가 초년병이던 시절 매일같이 납품하러 가던 거래처였다. 그게 인연이 되었을까. 2017년 김 대표는 법정관리 중이던 ‘무크’를 인수한다. 무크는 초창기 ‘잘 나갔던’ 데 비해 사정이 많이 나빠진 상태였고, 회사에는 노조가 있었다.

 

 

“모든 업종이 그렇지만 특히 ‘노조가 있는 패션 회사’는 경영하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에요. 집단행동에 나서면 회사의 모든 사업이 ‘올스톱’ 될 수 있고, 숙련자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인수되기 전 점점 나빠지는 회사 사정 속에서 직장을 잃을까 얼마나 걱정들이 많았을까 싶어 노조의 취지에 공감했고,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직원 여러분

걱정 없이 일하셔도 됩니다

"대신 경영진이 먼저 복지 개선에 나섰습니다. 그렇다고 크게 대단한 복지를 마련해주지는 못했지만요. 다만 무엇보다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죠.” 김 대표는 무크를 다시 일으키려면 내부역량 강화가 답이라고 판단했다.

 

앤클라인 뉴욕, 에스콰이어 등을 거친 잡화 기업 CEO인 정휘욱 부사장과 오미순 이사를 필두로 인력의 전문화를 꾀했다.

 

아울러 인수 전, 이익률 추구 개념이 낮았던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대부분의 사업체를 서울로 옮기고, 조직 개선에 전력을 다했다.

 

김 대표가 무크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노조는 자체 해산됐다. 사실 해산이라고 하기도 뭣한 것이 어느 날 노조 활동이 너무 뜸하다는 걸 문득 느껴 직원들에게 물었더니 딱히 더 요구할 게 없어 해산했단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의 안정성과 경영의 투명성만큼 직원들이 바라는 게 또 있을까.

 

 

사람을 끄는 건 지식도

언변도 약력도 아니었다

“업계에서 오래 일한 건 맞아요. 하지만 모든 게 내 능력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주위 도움이 컸고, 운도 따랐어요. 저를 좋게 봐주신 거래처 사장님들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겁니다.

사업도 그래요. 사실상 저는 기업 인수 합병으로 성장해온 거죠.”

 

 

화려한 수식어가 나올 때마다 수줍게 웃으며 말문이 막히는 김광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나보니 별다른 이유 없이 연방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저도 사실상 기업 인수 합병으로 성장해왔다 보니 영원히 내 소유의 회사란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대기업 총수라도 끝은 있는 것처럼요. 내 회사라 생각하기보다는 후세에 물려줄 만한 사업을 만들고 싶다는 게 사업적인 최종 목표입니다”

 

오랫동안 사업체를 운영한 약력에 걸맞지 않게 잔잔하고 담백한 매력을 가진 그의 모습은 순수했다. 달변을 늘어놓지 않아도, 굳은 신념이나 자부심 한 점 내비치지도 않아도 사람을 당기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토종 패션 브랜드 무크의 약진을 응원하며, 김광석 대표의 ‘선한 경영’이 임직원 모두에게 더 큰 기쁨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광석 대표는 인터뷰 내내 별달리 원대한 계획이나 포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볼수록 묘한 신뢰감을 자아냈고, ‘이 사람이라면…’하는 기대감이 들게 했다. 앞으로 용산구 상공회장으로서의 행보도 기대되는 이유다.

 

 

[G.ECONOMY 김미현 기자 | 사진 조도현 기자, ㈜MK Fn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