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서주원 기자 | 달빛이 수성당 앞마당을 허연 뼈다귀마냥 훑는다. 시누대숲 댓잎들은 저희끼리 몸을 비벼대며 서슬 퍼런 칼 가는 소리를 토해낸다. 대숲이 지르는 비명은 적벽강 파도 소리에 갯벌 숨구멍이 막히듯 짓눌려, 예리한 칼날처럼 허공을 긋는다. 소아와 송 씨가 달빛 드리운 가뭇길로 자취를 감춘 뒤, 한참 동안 댓바람 소리에 숨을 죽이던 꺼꾸리가 마른 뼈마디를 뒤틀며 몸을 일으킨다. 삭정이 부러지는 소리가 관절마다 스민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오직 한 가지만 맴돈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거칠세 뒤집힌 앙얼의 마른 시울이 자꾸만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인자 당집은 텅 비었으까?’ 확신 알 수 없다. 꺼꾸리의 입안에 잔뜩 고인 시큼한 마른침이 목구멍을 넘어간다. 귀를 세우고 눈을 부릅뜬 채 당집 안팎의 흔들리는 그림자를 살핀다. “후유!~” 분명 인기척은 없다. 꺼꾸리는 비수를 움켜쥐고 대숲을 빠져나와 수성당 마당으로 기어든다. 살금살금 발을 딛는 꼴이 딱 물 빠진 뻘바닥을 기는 도둑게다. 가사리 돌부리 하나조차 자갈비명을 지를까 봐 발가락 끝에 온 신경을 모은다. 흙을 달래고 바람을 재우며 걷는다. 달빛을 조금 머금은 수성당 처마 밑 어둠은 소금에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청양 지역의 겨울 풍경을 바꿀 새로운 축제가 막을 올렸다. 충남도립대학교와 청양군이 공동으로 준비한 제1회 청불페(청양의 청춘은 항상 승리한다)가 23일 충남도립대학교 대운동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청양의 겨울밤을 뜨거운 문화 무대로 바꿨다. 이날 개막식에는 양노열 충남도립대학교 기획홍보처장을 비롯해 김돈곤 청양군수, 김기준 청양군의회 의원, 이정우 충남도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와 대학 관계자, 주민, 관람객들이 참석해 축제의 시작을 함께했다. 개막 선언과 동시에 화려한 조명 연출이 공연장을 밝히며 본격적인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청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청불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첫날 무대는 DJ 일렉트로닉 공연을 중심으로 강렬하게 펼쳐졌다. KK, 로즈퀸(with 지니), 도미노보이즈, YOSE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클럽형 조명과 레이저, 미디어 퍼포먼스를 결합한 공연을 선보이며 청양의 겨울밤을 단숨에 달궜다. 지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DJ 중심 공연에 관람객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공연이 열린 TFS 돔 해오름관은 약 1,200~1,500명을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가게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수차례 통보했음에도 청호나이스(회장 이경은)가 정수기 렌탈료를 계속 부과하고 서비스 기사까지 반복적으로 파견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 채권추심 문제로 한 차례 공론화된 사안임에도, 회사의 대응 논리는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었다는 점에서 단순 민원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통화 녹취에 따르면, 강원 평창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재작년 11월 폐업한 A씨는 청호나이스 측에 영업 중단 사실과 정수기 철거·보관 상황을 명확히 설명했다. A씨는 “가게를 닫았고 정수기는 떼어 창고에 보관 중이며 반환 의사가 있다”는 점을 수차례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호나이스 측의 설명은 일관됐다. 상담 직원은 “제품을 아직 회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렌탈료는 정상 발생한다”며 “고객센터에 명확한 반환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서비스 기사 방문과 요금 부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폐업 사실을 인지하고도 내부 공유나 선제적 조치는 없었고, 판단 기준은 오로지 ‘반환 접수 여부’에만 맞춰져 있었다. ◇ 사용하지 않는 제품, 계속된 요금 청구 A씨는 “폐업 상태인데도 필터 점검을 하러 오겠다는 전
지이코노미 이성용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의 첫 단독 방미는 상징과 실리를 동시에 담은 행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이라는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왜 지금 총리가 직접 워싱턴으로 향했는가에 있다. 이는 한·미 관계의 무게 중심이 다시 ‘신뢰와 조율’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번 방미는 형식적인 외교 일정과는 결이 다르다. 대통령 중심의 정상 외교가 큰 틀을 제시했다면, 총리의 단독 방문은 그 틀을 현장에서 정교하게 다듬는 역할에 가깝다. 반도체, 통상, 공급망처럼 민감한 현안이 쌓인 국면에서 총리가 직접 나선 것은, 한국 정부가 현안을 미루지 않고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다. 워싱턴 도착 직후 김 총리가 미 연방 하원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것도 주목된다.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까지 폭넓게 접촉하며 한·미 동맹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실무형 외교의 전형이다. 특히 통상과 산업 정책에서 의회의 영향력이 큰 미국의 정치 구조를 감안하면, 이번 일정은 치밀하게 설계된 행보로 평가된다. 김 총리가 쿠팡 사태와 관련해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차별한 적이 없다”고 언급한 대목은 신뢰 외교의 핵심을 보여준다. 논란을 회피하지 않고 직접
지이코노미 이성용 기자 | 최근 우원식 국회의장의 차별금지법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종교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됐다. 논쟁의 핵심은 법안 자체의 찬반이라기보다, 국회의장이 해당 사안을 어떤 인식과 태도로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 우 국회의장의 발언은 일부에서 차별금지법 추진에 대한 ‘우호적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특히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반면 국회의장실은 공식 설명을 통해, 해당 발언이 특정 입법 방향을 단정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라 사회적 논의 과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국회의장실은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 의견을 경청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일부 맥락 없이 전달되며 과도하게 해석됐다”며, 법안 처리의 속도나 결론을 전제로 한 발언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법안 논란의 본질은 ‘찬반’이 아닌 ‘충돌하는 가치’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논의가 반복적으로 갈등을 낳는 이유는, 이 문제가 단일한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 평등권 △ 종교의 자유 △ 양심의 자유 △ 표현의 자유 △ 교육권 등 헌법상 핵심 기본권들이 서로 맞물려 있는 사안이다
천스닥은 축하와 물음표가 동시에 작동하는 숫자다.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리며 한국 증시는 ‘될 수 있는 시장’임을 증명했다. 숫자의 돌파가 아니라 신뢰의 회복이었다. 이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코스닥으로 향한다. 코스닥 1000포인트, 이른바 ‘천스닥’은 지수 그 자체보다 그 이후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느냐를 묻는 기준점이다. 오천피가 신뢰의 문을 열었다면, 천스닥은 그 문을 통과할 자격을 시험하는 단계다. 천스닥이 오면, 유동성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코스닥은 오랫동안 개인 중심의 기대 시장이었다. 그러나 지수가 네 자릿수에 안착한다면 이는 단기 자금이 아닌 중·장기 자금이 흘러들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ETF를 통한 적립식 투자, 연기금의 부분적 편입, 외국인 접근성 개선 없이는 천스닥은 유지될 수 없다. 천스닥은 유동성의 ‘양’이 아니라 ‘질’을 요구한다. 천스닥이 오면, 코스닥의 정체성은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다. 코스닥은 혁신 기업의 요람이었지만, 동시에 ‘졸업장이 없는 시장’이었다. 기업이 성장하면 코스피로 떠나는 구조가 반복되는 한, 코스닥은 영원히 예비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 천스닥은 묻는다. 이 시장은 우량 기업이 남아 있을 이유를 제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충남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김민수)는 23일 제363회 임시회 제3차 회의를 열고 충남사회서비스원과 천안·공주·서산·홍성 등 4개 의료원 소관의 2026년도 주요업무계획을 보고받았다. 김민수 위원장(비례·더불어민주당)은 충남사회서비스원 업무보고에서 “사회서비스원은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을 책임지는 공공의 최후 보루”라며 “수익성과 효율성보다 공공성을 우선하는 분명한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력 확보와 종사자 처우, 재정 구조 역시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해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순옥 부위원장(비례·국민의힘)은 성별영향평가센터 폐지와 관련해 “사회서비스원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센터 운영이 중단된 것은 중대한 문제”라며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또한 ‘세상소통카드’ 운영과 관련해 “제도의 취지에 맞는 사용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정보 부족, 은둔형 청소년 등 사각지대 청소년을 위한 홍보와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의료원 업무보고에서는 지역 필수의료 회복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정광섭 위원(태안2·국민의힘)은 “지역 필수의
지이코노미 최영규 기자 | 화성특례시(시장 정명근)는 23일 행정안전부 주관 ‘2026년(2025년 실적) 재난관리평가’의 일환으로 인터뷰 및 현장평가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2026년 재난관리평가는 행정안전부가 전국 340개 재난관리책임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평가로, 재난 관리 추진 실적을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등 6개 분야 총 38개 지표를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날 외부 전문가와 경기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현장 평가단은 화성특례시청을 방문해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을 대상으로 심도 있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는 재난관리를 위한 기관장의 관심도와 재난대응 사례, 재난안전부서의 조직 비전 방안 등 시의 재난관리 전반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특히, 시는 ▲전년 대비 7% 증액된 3,692억 원 규모의 재난안전예산 편성 ▲국제안전도시(ISCCC) 공인 획득 ▲전국최초 재난재해 위험지도 구축 등 인구 106만 특례시의 위상에 걸맞은 재난대응체계 구축과 재난 담당자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재난관리의 핵심은 선제적 예방과 신속한 대응에 있다”며 “실효성 있는 재난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1
지이코노미 최영규 기자 | 지난 23일, 구리시의회(의장 신동화)는 제356회 임시회에서 ‘GTX-B 노선 갈매역 추가 정차 확정 및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광역교통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신동화 의장은 “GTX-B 노선 갈매역 정차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갈매역 정차를 확정시키지 않은 채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행정폭거이자 지역차별”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하여 구리시의원 모두를 대표하여 결의안을 직접 발의하게 되었다.”라며 제안이유를 밝혔다. 신 의장은 제안 설명을 통해 “GTX-B노선이 갈매동 정중앙을 관통하면서도 정차 없이 통과하도록 계획된 것은 주민의 생존권·교육권을 침해하고, 동일 생활권 내 심각한 교통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라며 “결의안을 통해 첫째, 갈매-망우 구간은 지하 대심도에서 지상으로 전환되는 구조적 특성상, 열차가 약2.4분 간격으로 통과하며 발생하는 소음·진동이 주민 생활환경과 교육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점 둘째, 2019년 광역교통법 개정 당시 ‘시행 일자 제한’ 규정으로 인해 갈매역세권지구가 광역교통개선대책 수
지이코노미 최영규 기자 |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지역 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 강화를 위해 ‘골목형상점가’ 2개소를 새롭게 지정하면서 총 9개소의 골목형상점가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지정된 곳은 ‘영등포구청역 3번 출구’와 ‘영등포 로터리상가’로, 소상공인이 밀집한 생활 상권이다. 두 지역 모두 상권 활성화 필요성과 발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됐다. 먼저 영등포구청역 3번 출구 일대는 업무시설과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있고, 지하철 2, 5호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지로 유동 인구가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음식점 중심의 골목 상권이 형성돼 있으며, 현재 102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영등포 로터리상가 골목형상점가는 총 47개 점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영등포시장과 타임스퀘어 사이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며 주변 상권과의 연계 가능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면 온누리상품권 가맹 등록이 가능해지고, 상권 활성화 공모사업과 시설 현대화 사업 등 다양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골목 상권의 자생력을 높이고 지역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구는 신규로 지정된 2개소를 포함해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