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안전체험관에서 만나는 풍경치고는 낯설다. 소화기 체험장 옆, 안전마루쉼터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하얗게 피어난 구절초다. 화폭 속 들꽃은 바람결이라도 스친 듯 은은한 색감으로 공간을 물들이고, 발걸음은 저절로 느려진다. 광주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이 안전교육에 문화 향기를 더했다. 이덕님 작가의 서양화 전시 ‘구절초 이야기’가 열리며, 체험관 한쪽이 조용한 미술 감상 공간으로 변신했다. 12월 7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가을 들녘의 생명력과 자연의 멋을 담은 작품 24점으로 꾸며졌다. 구절초는 소박하지만 깊이가 있는 꽃이다. 들판 한켠에 피어 군락을 이루는 모습이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작가는 그 이미지를 섬세한 붓터치와 절제된 색감으로 캔버스에 풀어냈다. 안전교육을 위해 찾은 시민들도 “의외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라며 잠시 머물러 여유를 즐긴다. 체험관은 이번 전시가 부대행사에 그치지 않고, 시민이 쉬어가는 ‘열린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안전 체험 사이 잠깐의 쉼에 문화예술이 더해지면서 체험관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정자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장은 “안전교육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11월의 광주는 한 장의 가을 엽서 같다. 무등산 자락에 내려앉은 단풍, 도시 속에서 은근하게 스며드는 예술, 골목마다 번지는 감성까지 어우러지며, ‘걸으며 쉬어가는 여행’의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붉고 노란 색채가 빛고을을 물들이는 시기, 광주시는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길 위로 관광객을 초대했다. ▶가을빛이 가장 진하게 번지는 곳은 역시 무등산이다. 입석대와 서석대를 잇는 능선은 붉은 단풍과 은빛 억새가 겹겹이 드리워져 마치 가을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듯한 풍경을 펼친다. 주상절리의 묵직한 기세와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가 한 화면에 잡히면서, 등산객들은 발걸음을 늦추고 사진에 손이 간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광주호호수생태원과 청풍쉼터도 좋다. 호수 위로 비친 단풍빛, 한눈에 담기는 무등산과 광주호 풍경은 가만히 앉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청량해진다. 피크닉 담요와 따뜻한 음료 한 잔이면 충분하다. ▶영산강 서창억새밭은 ‘바람 따라 걷는 여행자’들을 위한 코스다. 자전거 페달을 살짝 밟으면 바람에 밀린 억새가 은빛 파도처럼 일렁인다. 중간 전망 포인트마다 영산강과 억새밭이 수채화처럼 펼쳐져, 누구나 한 번쯤은 멈춰서 카메라를 들게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네이버 웹브라우저 ‘웨일’이 9월 기준 국내 웹브라우저 점유율 최저치를 기록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글로벌 대형 AI를 대거 연동했음에도 반등은커녕 점유율 하락이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인 것이다. 전 세계 AI 기업의 브라우저 시장 진출 움직임이 본격화된 지금, 웨일이 지닌 경쟁력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9월 웨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23%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년 월별 수치 중 가장 낮은 기록이며, 지난해 9월(9.47%) 대비 2.2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하던 웨일 점유율은 지난 8월부터 7%대에 머물며 침체 국면이 더욱 뚜렷해졌다. 반면 국내 1위 웹브라우저인 구글 크롬은 같은 기간 점유율이 54.66%에서 58.78%로 상승하며 격차를 크게 벌렸다. 1년 전 두 브라우저 간의 점유율 격차는 약 45%포인트였으나, 이제는 5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웨일의 고전을 두고 “연동만으로는 차별화를 만들기 어렵다”며 AI 전략의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챗GPT, 클로드 등 외산 AI를 연동했지만 이용자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국내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을 본격화했다. 6G 시대를 대비해 'AI 기지국'으로 불리는 AI-RAN(인공지능 무선접속망)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2일 KT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SKT, LG유플러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세대와 함께 'AI-RAN 기술 및 서비스 공동 연구와 글로벌 확산'을 목표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국내 주요 산업·학술 기관이 한데 뭉쳐, 연구개발에서 실증, 상용·표준화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업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AI-RAN은 기지국과 서버 간 트래픽을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AI가 네트워크 흐름을 읽고 대응할 수 있어, 데이터 폭증이 예상되는 6G 시대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앞서 KT는 지난 1월 글로벌 AI-RAN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며 발 빠르게 관련 기술 연구에 착수했다. 이 협의체에는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등 110여 글로벌 통신사와 IT기업, 학계가 참여해 AI 기반 무선망 기술 개발과
최혜진이 4라운드 18번 홀(파5)에서 버디 퍼트에 실패하자 입을 크게 벌리고 '악' 소리를 내고 있다. 이 퍼트만 성공했으면 바로 우승이 확정됐다. 이하 사진: AP=연합뉴스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다 잡아 놓은 우승을 놓쳤다" 최혜진(26)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졌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만 해도 2위에 4타 차로 앞서 있던 최혜진은 최종 4라운드에서 선두권 선수들(톱10) 중 유일하게 오버파, 1타를 잃고 연장전서 패해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는 2022년 LPGA 진출 후 첫 승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아깝게 잃고 말았다. 이로써 123번째 대회에서도 첫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최혜진의 티샷 최혜진은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53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가 된 최혜진은 야마시타 미유(일본), 해나 그린(호주)과 동타를 이뤄 이어진 연장전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은 야마시타에게 패하며 준우승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9승을 거두고 미국
김재호가 우승자가 입는 흰 양복 상의에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하 사진: KPGA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김재호(43)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에서 우승했다. 김재호는 2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파72·7,27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를 쳤다. 김재호는 황중곤(33), 최진호(41), 이유석(25)과 함께 18번 홀(파5)에서 1차 연장전을 벌여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그가 2008년 KPGA 투어 대회 이후 18년 만이다. 우승 상금은 2억 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2군 김용희 감독의 아들인 김재호는 2008년 KPGA 투어에 데뷔해 이번 대회 전까지 18년 동안 정규 투어 대회 우승이 없었다. 이번 대회는 김재호가 투어 입문 후 210번째로 출전한 대회였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12년 KPGA 선수권 공동 2위와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준우승이었다. 올해는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10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연장에서 세 번째 샷한 공을 홀 바로 옆에 붙여 버디를 한 김재호는 우승을 확정한 후에 아버지 김용희 감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K푸드와 K뷰티가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산업계는 이를 기점으로 해외 시장 진출과 한류 상품 수요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PEC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에게는 한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 공식 선물로 전달됐다. LG생활건강의 '더후 환유고'와 CJ올리브영의 K뷰티 패키지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CJ올리브영 황남점은 정상회의 기간 중 외국인 매출 비중이 평소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곳에서 화장품 13종을 구매하며 SNS에 인증샷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배우자 다이애나 카니 여사도 CJ올리브영을 방문하면서 “딸이 올리브영 쇼핑 리스트를 보내줬다”고 말해, K뷰티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경주의 황룡원에 마련한 체험 공간에서도 한류 뷰티의 진면모가 드러났다. 특히 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LG생활건강의 '더후' 아트 헤리티지 라운지를 직접 찾아 리얼한 사용 후기를 전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 K뷰
고지원이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건 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이하 사진: KLPGA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고지원(23)이 고향 제주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2승을 올렸다. 고지원은 2일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파72·6,81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고지원의 아이언 샷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고지원은 2위 서교림(15언더파 273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 원. 지난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정규 투어 첫 우승을 했던 고지원은 약 3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KLPGA 투어 3승을 거둔 고지우의 동생인 고지원은 2023년 KLPGA 투어에 데뷔했고, 이번 시즌 '조건부 출전권자'로 뛰다가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으로 2027시즌까지 시드를 확보한 바 있다. 첫 우승 이후에도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던 고지원은 다시 고향인 제주에서 우승하며 시즌 2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1, 2, 3위를 한 고지우(맨 뒷줄 중앙), 2위 서교림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강원도 원주시 다박골 재개발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0대 노동자가 작업 중 사고로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즉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포함해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1일 오후 3시 51분경, 해당 공사현장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지반 아래 토사를 반출하던 노동자 A씨가 약 1톤 무게의 적재함에 맞아 쓰러졌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끝내 숨졌다. 고용노동부 원주지청은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체계를 긴급 점검 중이다. 경찰도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며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 최고경영자 등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관리 의무를 묻는 법으로, 2022년 1월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됐으며 지난해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며 관계 기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대우건설 공사 현장에서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 함평엑스포공원이 요즘 심상치 않다. APEC 2025 정상회의 분위기에 국향대전의 축제 열기까지 겹치면서, 공원 곳곳이 “가을 에너지”로 들썩인다. 살아있는 나비가 날아다니는 생태 전시, 정글 감성 가득한 수생식물관, 군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재능을 뽐내는 끼자랑 한마당까지… 함평은 지금, 보는 순간 발걸음이 절로 느려지고,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는 가을 명소가 되고 있다. ■ 살아있는 나비와의 만남…APEC 엠블럼 메시지를 현장에서 느끼다 함평군은 자연생태관 내 ‘배추흰나비관’에서 살아있는 나비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관람객들은 온실에 들어서자마자 꽃과 허브 사이를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배추흰나비와 큰줄흰나비 등을 마주하게 된다. 나비 애벌레의 식잎, 번데기, 우화 과정을 단계별로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아이들은 물론 성인 관람객들에게도 “한 번쯤 꼭 봐야 할 전시”로 꼽힌다. 특히 나비는 함평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APEC 2025 정상회의 공식 엠블럼의 모티프다. 꽃과 꽃 사이를 잇는 나비의 움직임을 형상화해 ‘연결(Connect)·혁신(Innovate)·번영(Prosper)’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