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완강한 침묵을 깨고 대지가 기지개를 켭니다. 누군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메마른 가지 끝에는 연분홍빛 설렘이 맺히고, 딱딱한 지표면을 뚫고 초록의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우리는 이 시기를 ‘봄’이라 부릅니다. 단순히 계절의 순환이라 치부하기엔, 봄이 우리에게 건네는 문장들은 지극히 인문학적이며 동시에 철학적입니다. 1. 본다는 행위와 봄의 어원적 조우 봄이라는 단어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가슴에 와닿는 해석은 바로 보다(見)라는 동사의 명사형이라는 관점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광경을 ‘봄’으로써 비로소 계절이 완성된다는 뜻이지요. 꽃이 피었다는 것은 단순히 식물의 생식 활동이 시작되었다는 생물학적 사건을 넘어, 우리 삶의 시선을 내부의 어두운 침잠에서 외부의 찬란한 생동으로 돌리라는 신호입니다. “꽃이 피나 봄”이라는 나른한 독백은 사실 “이제야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나 봄”이라는 자각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2. 고통의 끝에서 피어난 ‘행복의 자격’ 꽃은 결코 쉽게 피지 않습니다. 매서운 칼바람과 영하의 고독을 견뎌낸 씨앗만이 꽃잎을 펼칠 자격을 얻습니다. 인문학적으로 볼 때, 봄의 아름다움은 그 이면에 숨겨진 ‘견딤’의 미학
계절의 전령, 안색(顔色)에 봄을 들이다 찬 기운이 물러가고 대지의 혈류가 도는 3월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이 시기, 우리 몸의 기운 또한 안에서 밖으로 뻗어 나가려 요동친다. 인생의 사계절 중 가을의 결실을 지나 중후한 겨울의 지혜를 갖춘 5060 세대에게, 얼굴은 단순히 이목구비의 집합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철학이 담긴 ‘기운의 지도’이자, 다가올 인연을 마중 나가는 ‘대문’과도 같다. 3월의 애정운은 화려한 치장보다, 내면의 자애로움이 밖으로 배어 나오는 윤택함에서 시작된다. 관자놀이의 빈자리에 '너그러움'을 채우다 관상학에서 눈썹 끝과 귀 사이, 즉 천창(天倉)과 간문(奸門)은 부부의 화합과 타인과의 깊은 유대를 상징한다. 세월의 흐름 속에 이곳이 움푹 패거나 어두운 그늘이 지면, 기운이 고립되어 주변 인연과의 소통이 막히기 쉽다. 3월의 관리법은 이곳에 ‘빛’을 가두는 것이다. 세안 후 손가락의 온기를 이용해 관자놀이를 부드럽게 감싸안듯 마사지하자. 굳어진 근육을 이완시키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이 부위가 팽팽하고 맑게 빛날 때, 비로소 나를 아껴줄 귀인(貴人)이 문을 두드리는 법이다. 눈 밑 와잠, 자애로운 대지의 기운 눈 아래 도톰하게 자리 잡
어느 날 후배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며 둘이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모임에서 이상형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주 요란하게 사랑을 하더니 주변에서 모두 걱정했던 대로 얼마 가지 않아 헤어졌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이가 들어서의 연애는 첫눈에 반하기보다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편안함을 서서히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수록 속도는 줄이고 온도는 높이는 것이 매력이다. 너무 급하게 진지하면 부담스럽고, 너무 가벼우면 가벼운 만남이 될 뿐이다. 그래서 나이 들어서의 만남이 유독 어려운지도 모르겠다. 남편 수표에 이서하기 어느 부인이 수표를 들고 은행 창구를 찾았다. 직원과 주부의 대화다. “사모님 수표 뒤에 이서해 주세요” “이거 제 남편이 발행한 건데요?” “그래도 이서해 주셔야 해요” 부인은 수표 뒤에 이렇게 썼다. “여보, 저예요” 두 할아버지의 넋두리 공원에 두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다. 한 할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난 누가 충고를 해도 귀를 기울이지 않다 보니 요꼴이 됐다우” 그러자 상대편 할아버지가 응수했다. “에구, 난 남의 말을 듣다 보니 요런 꼴이
집 안을 둘러보면 조용히 잠든 것들이 있다. 서랍 속에 밀어 넣은 휴대폰, 고장 난 이어폰, 쓰다 남은 건전지, 전원이 꺼진 채 방치된 노트북. 우리는 그것들을 쓸모없는 물건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 안에는 아직 꺼내지 않은 자원이 들어 있다. 스마트폰 하나에는 금과 은, 구리, 코발트, 리튬, 희토류가 담겨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작은 기기 하나가 이미 하나의 광산이다. 에어컨과 세탁기, 컴퓨터와 각종 전자제품도 다르지 않다. 우리는 자원 위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쓰레기로 취급한다. 문제는 자원이 없는 것이 아니다. 자원이 흐르지 않는 데 있다. 한 번 쓰고 난 물건은 서랍속으로 들어가고, 그 자리에 새 물건이 들어온다. 이렇게 쌓인 것들은 점점 잊히고, 우리는 다시 외부에서 자원을 사들인다. 부족해서가 아니라, 돌리지 않기 때문이다. 자원을 얻는 데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광산을 개발하면 숲이 사라지고, 땅이 깎이며, 에너지가 소모된다. 우리가 무심코 새 제품을 사는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또 다른 부담이 생겨난다. 그런데 이미 집 안에 같은 자원이 잠들어 있다면, 그 부담은 줄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생활 속 ESG는 멀리 있지 않
지이코노미 양하영 기자 | 평소보다 심한 피로감이나 과도한 월경량을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여기고 방치했다간 여성 건강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자궁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이라면 '조용한 도둑'이라 불리는 철결핍성 빈혈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JW중외제약은 대한자궁근종선근증학회(회장 조시현)와 함께 여성 철결핍 질환 인식 개선을 위한 ‘Her Story’ 캠페인을 본격 전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간과하기 쉬운 철결핍의 중요성을 알리고, 조기 진단 및 관리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자궁근종·선근증 뒤에 숨은 위험, ‘철결핍’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비암성 종양인 자궁근종과 자궁내막 조직이 근육층으로 파고드는 자궁선근증은 과다 월경과 골반 통증을 유발하기 쉽다. 이러한 증상은 만성적인 철분 부족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지만, 많은 여성이 이를 체질적인 문제로 치부해 치료 시기를 놓치곤 한다. 이에 학회와 JW중외제약은 캠페인을 통해 철결핍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임을 알리고, 환자와 의료진 간의 소통 창구를 넓힐 계획이다. ■ 인플루언서 협업부터 전문의
프라하에 도착한 첫날 아침, 도시의 색은 예상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붉은 지붕 위로 햇살이 천천히 내려앉고, 블타바강 위로 옅은 안개가 흐르고 있었다. 도시 전체가 마치 오래된 그림엽서처럼 보였다. 여행자는 종종 새로운 풍경을 찾으러 떠나지만, 프라하에서는 풍경보다 시간이 먼저 다가온다. 돌로 포장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백 년의 시간이 발밑에서 조용히 이어진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카를교 위에서도, 한순간 고개를 들어보면 조각상 사이로 흐르는 강과 성당의 첨탑이 묵묵히 서 있다. 그 풍경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다. 도시는 오래된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의외로 평범하다. 아침에는 트램이 천천히 골목을 지나고, 카페에서는 에스프레소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 일상의 리듬이 프라하를 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든다. 구시가지 광장에서 천문시계를 바라보는 순간도 좋지만, 사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골목이다.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작은 서점이 나타나고, 그 옆에는 오래된 펍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현지 사람들은 조용히 맥주를 마시고 있다. 체코 맥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저 한 잔을 마시면
지이코노미 양하영 기자 | 솔라나 기반 수익 인프라 프로토콜인 솔스티스(Solstice)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인 글로벌 달러 네트워크(Global Dollar Network)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USDG를 자사 핵심 서비스 전반에 통합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합은 USX 발행(minting), 탈중앙화거래소(DEX) 유동성, 격리형 대출(isolated lending), 인센티브형 볼트(vault) 등 4개 주요 영역에서 동시에 이뤄졌으며, 단일 파트너십 확장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의 통합 사례로 평가된다. 우선 이용자들은 USDG를 활용해 솔스티스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USX를 직접 발행 및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존 USDC 기반 경로에 더해 새로운 주요 발행 경로가 추가된 것이다. 또한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거래소인 오르카(Orca)에서는 USX/USDG 유동성 풀이 새롭게 조성됐다. 해당 풀은 출시 시점 기준 총 800만 달러 규모로, 글로벌 달러 네트워크가 400만 달러 상당의 USDG를, 솔스티스가 400만 달러 규모의 USX를 각각 공급했다. 대출 시장 측면에서는 솔라나 기반 디파이 대출 플랫폼인 카미노(Kamino)의 격리형 대출 시장
어제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봄비 사이로 오랜만에 무료급식소를 찾았다. 일주일에 한 번, 따뜻한 한 끼를 나누기 위해 10년이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온 봉사자들을 마주할 때면 내 마음 한구석에는 늘 기분 좋은 ‘빚’이 쌓이곤 한다. 우리는 모두 바쁘다. 하지만 지속함의 비결은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이 일을 인생의 1순위에 두었기 때문’임을 그들의 구슬땀을 보며 새삼 깨닫는다. 특히 항암 치료 중에도 현장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회장님을 뵐 때면 존경을 넘어 경외심마저 든다. 기운을 북돋워 드리고 싶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미리 식사 대접을 청했지만, 치료 일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뜨시는 뒷모습을 보며 아쉬운 대로 남겨진 설거지 더미 속에 팔을 걷어붙였다. 밀려드는 식기들을 닦으며 돌아오는 길, 문득 내 강의의 단골 소재인 ‘석유왕 록펠러’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쳤다. 세계 최고의 부자였지만 ‘악덕 기업가’라는 오명 속에 살았던 록펠러는 55세에 청천벽력 같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불면증과 위궤양으로 우유와 비스킷 한 조각조차 삼키기 힘들었던 그가 병원 로비에서 운명처럼 마주친 문장이 있었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수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불린다. 경기하는 동안 평정심을 유지하며, 찰나의 스윙 순간에는 몸과 마음의 완벽한 밸런스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몸의 균형과 마음의 평온이 불러오는 파크골프의 정교함, 요가와 명상으로 만들어보자. 시니어 골퍼에게 왜 요가가 필요 한가? 요가는 단순히 몸을 늘리는 운동이 아니다. 골프 스윙은 비대칭적인 회전 운동으로 신체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쉬운데, 요가와 명상은 신체의 움직임 효율을 높이고 심리적 안정감을 최적화함으로써, 부상 없이 오랫동안 정교한 스윙을 유지하고, 건강한 골프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호에서는 안정적인 어드레스에 도움을 주고, 단단한 하체의 기반을 형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요가자세인 선자세 아사나(동작)를 소개한다. 1번부터 4번까지 자세를 발전시키며, 시도해 보자. 1. 선자세 : 타다아사나(Tadasana) 변형 3가지(차렷, 가슴앞 합장, 엉덩이 뒤 깍지) -발바닥의 기반 : 엄지발가락 뿌리, 새끼발가락 뿌리, 그리고 뒤꿈치 중앙의 세 지점에 무게를 고르게 분산시키고, 발바닥 안쪽 아치를 살짝 들어 올리는 느낌으로 선다. -무릎을 과하게 뒤로 밀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릎 위로 허벅지 앞쪽 근육을 위
파크골프를 즐기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공을 어디에 두어야 잘 맞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흔히 ‘공은 왼발 뒤꿈치 선상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모든 사람에게 이 공식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수많은 교육생을 지도해 본 결과, 정타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자신의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정된 공과 발의 위치를 고수하는 데 있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표준 체형, 마른 체형, 통통한 체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자신에게 가장 안정적인 어드레스와 최적의 공의 위치를 찾는 방법을 알아보자. 1. 표준 체형: 기본을 지키되 '컨디션‘에 따라 조절하라 표준 체형의 골퍼들은 가장 이상적인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 타깃 라인과 발을 평행하게 맞춤하는 게 기본이며, 공은 왼발 뒤꿈치 선상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매일 변화하는 컨디션이다. 근육이 다소 경직되었거나 평소보다 몸의 회전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날에는 공의 위치를 과감하게 중앙(오른쪽)으로 반 개 정도 옮겨보길 권한다. 공을 살짝 우측에 두면 클럽 헤드가 스윙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 공에 먼저 닿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