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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마켓의 목소리]금리역전과 인플레이션 “그래도 경기 침체 우려는 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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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단기금리에 ‘정책 가속화 기대’가, 장기금리에는 ‘경기 둔화 우려’가 반영됨에 따라 장단기 금리의 차이는 빠르게 축소되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난 4월 1일에는 미국채 10년 금리와 2년 금리가 각각 2.38%, 2.46%를 기록하며 금리 스프레드는 결국 –7.4bp 역전되었다.


실제 경기 침체가 올 것인가가 관건

이러한 장단기 금리역전이 경기 침체 시그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시장의 의견이 갈리는 듯하다.

 

파월 의장은 “장단기 금리 차이보다 가파른 금리 커브의 앞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 포워드 스프레드*’가 더 설명력이 높다고 언급했다.

 

*단기 포워드 스프레드(near-term foward spread)란?
현재부터 1년 6개월 또는 2년 이후의 3개월 내재 선도금리와 미국 국채 3개월 금리의 차이를 말한다.


미국 연방 준비 제도(Fed·연준)는 2018년 6월 ‘단기 포워드 스프레드’를 새로운 경기 침체 지표로 소개했다. 연준은 이 스프레드에 대해 전통적인 통화정책 금리의 단기적 궤도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측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었다.

 

연준 내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스프레드가 역전될 경우 미래 통화정책이 완화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가 크게 머지않은 시기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반면,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연준의 대응이 늦었으며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워졌다”고 언급했고,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경기 침체 관련 최근 금리역전이 그 증거”라고 언급했다.

 

 

현재 시점에 장단기 금리역전의 예측력이 맞고 틀린 것을 떠나, 장단기 금리역전 자체보다는 실제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냐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통화정책/채권시장 환경이 변화되어왔음에도 장단기 금리역전이 경기 침체에 대한 유의미한 시그널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다만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당장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된 것에 민감해하기보다는 경기 침체 시그널이 현실이 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은 총재 후보 “금리로 가계 부채관리 유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4월 10일 “한국은행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각 경제 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대한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발언이다. 한은 총재 후보자의 부채관리 의지는 이번 발언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일, 이 후보자는 “가계대출의 질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민간 및 정부의 과도한 신용 활용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한 바 있다.

 

다만 팬데믹 이전에는 “거시 건전성 정책과 재정 건전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면, 팬데믹이 장기화되자 “보다 강력한 정책 수단을 통해서라도 잠재적 리스크인 부채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차단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 규모는 주택담보대출 910.6조 원, 기타대출 총액 661.7조 원이었던 데 비해 2021년 말까지 총 2년간의 팬데믹 기간의 대출 규모는 각각 139.5조 원, 111.7조 원씩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발 금리 인상 국면에 위치하고 있고, 이에 따라 민간신용의 위험도가 누증됐음을 시사하는 지점이다.

 

둔화한 대출 증가추세
한편 최근 대출 증가액 둔화세는 정책의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경제 주체의 부채 활용은 목적에 따라 그 유용성을 판단해야 한다. 규모의 증감만으로 옳고 그름의 잣대를 적용하기는 부적절하다.

 

그럼에도 작금의 가파른 대출 증가세에는 분명 숨 고르기가 필요했다. 정부의 부채 안정화 의지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다.


또한, 대출 규제책과 함께 통화 당국의 금리 인상을 통한 정책 공조도 가계신용 증가세 둔화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분기별 1회 금리 인상이 단행됐다.

 

한국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4월 14일 기준금리를 1.50%로 0.25%p 인상했다. 2021년 2분기 10.4%의 대출 급증세는 연말 7.8%까지 하향 조정되며 마무리됐다.


한은 총재 후보자의 인식
이처럼 예금 취급기관의 월간 대출 감소 전환 및 국내 총 금융기관의 가계신용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왜 한은 총재 후보자는 민간신용 레버리지에 대한 강한 경고성 발언을 했을까?

 

이는 국내 민간신용 레버리지 증가세가 세계적인 수준이었다는 판단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거시 건전성 정책을 보다 강화한 가운데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 및 긴축으로의 추진이 보다 추세적인 디레버리징(가계나 기업 등 개별 경제주체의 부채 비중을 낮추는 것을 말함, 편집자 주) 될 수 있다는 총재 후보자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디레버리징의 중요성은 한국의 민간신용 레버리지 수준이 타 국가대비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1년 3분기 기준 220.4%로, 미국의 159.6%, 독일의 130.7%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G20 국가의 동 비율은 166.1%에 그친다.


물가 안정이 안정적 성장 만든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실물 경제에 비용부담으로, 정책 당국에게는 긴축의 속도를 높이는 근거로 맹위를 떨친다. 긴축 이슈는 시장금리를 상승시키고, 시장금리의 상승은 크레딧 약세를 자극한다.

 

요즘처럼 정책 금리를 인상하고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시기에 달러 강세와 맞물려 신흥국 주식시장이 약세인 것을 설명하기도 한다. 높은 유가가 현재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우리 당국만의 노력으로는 근원적 통제가 불가능하다. 수용해야만 하는 상수와도 같은 존재다. 그렇다면 물가에 의한 금리 인상 국면에서 민간신용 디레버리징도 가미한다면 향후 당국의 정책 여력은 확대될 수 있게 된다.

 

현 국면은 무엇보다도 물가 안정이 가장 핵심적인 정책 목표다. 이를 달성해야만 향후 국내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