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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마켓의 목소리]시야가 흐릴 때 소리에 더 민감해지는 법

“과도한 긴축, 오히려 환율 상승시키는 요인!”
환율이 오르면 오히려 물가는 하락했다. 강달러로 물가를잡는 것은 실제로 백악관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만큼 증명된 상관성이다. 고환율 시국이다. 가만히 두어도 물가는 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거기에 물가 안정 명분으로 함부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간 되려 국내 경제에 이중, 삼중의 긴축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WRITER 김주신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이런 상태가 당분간 지속할 공산이 크다. 매크로 변수(거시경제)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직도 확인하고 갈 것들이 많다. 9월 28일 영란은행(BOE, 영국 중앙은행)은 장기국채 매입과 10월 초 미국 경기둔화 및 노동시장 과열 완화를 시사하는 9월 ISM(The Institute of Supply Management) 제조업 지수와 8월 구인·노동이동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금융시장은 잠시 ‘안도 랠리’를 시연했다.


그러나 10월 7일 미국 9월 고용지표 발표를 전후로 금융시장의 모든 가격변수(주식, 채권가격 및 비 달러 통화가치 등)에서 대부분의 반등 폭을 되돌리는 모습이다.

 

진영 막론 ‘예단은 금물’
연준 인사들의 발언 내용도 한몫했다. 9월 말 이후로는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을 비롯해 제퍼슨, 쿡, 월러 등 연준 이사진의 발언이 있었다. 이들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첫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둘째,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도달한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는 섣불리 완화하지 않겠다.’

 

‘금리 인상의 감속이나 중단을 시사할 만한 어떤 증거도 없기에 이를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인식은 전통적인 매파·비둘기 진영을 막론하고 공통적이었다.

 

11월에도 시장 유화적 메시지는 없을 듯
금융시장이 경기지표의 흐름에 따라 일희일비했지만 사실 연준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의 추이를 볼 때, 9월 소비자물가지수와 개인소비지출 결과까지 보고 나서 정책을 결정하는 11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의 감속이나 중단과 같은 시장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1월 FOMC는 위험자산에 중립 혹은 그 이하일 것이며, 금리 인상 감속은 통화정책 효과 및 기저효과가 작동하는 10~11월 물가를 본 이후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12월에 이루어질 것이다.

 

이번 빅스텝의 주원인, 환율급등
9월 FOMC 직후 연준(Fed)은 향후 정책 행보를 시사하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 수준을 크게 상향했다. 금융시장 평균 기대는 4% 부근이었다.

 

점도표 상향 여파는 곧바로 국내에도 미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간 “금리 인상은 25bp 단위를 기본으로 빅스텝은 매우 특별한 상황에만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FOMC 직후 대외 여건에 대한 전체 변화를 근거로 빅스텝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빅스텝 인상의 주원인은 환율급등이었다. 환율은 금리차 요소에 영향을 받고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 불안을 일으키므로 한은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알고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믿음에 의거, 다시 한번 빅스텝 금리인상이 이루어진 것이다.

 

 

어차피 ‘환율과 물가는 반비례’인데
환율 상승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한다는 ‘테마’에 대해 역사는 오히려 반대라는 걸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환율이 오르면 오히려 물가는 하락했다. 강달러(=달러/원 환율 상승)로 물가를 잡는 것은 실제로 백악관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만큼
증명된 상관성이다.

 

미국과 한국의 물가가 반대로 갈 리는 없다. 강달러는 그 자체로 전 세계에 긴축압력을 가한다. 수요가 둔화하면 원자재 가격은 떨어진다.


다시 말해 고환율 시국에 가만히 두어도 물가는 알아서 잡힐 텐데 거기에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한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 국내 경제에 이중, 삼중의 긴축압력이 가해진다. 이 사실 역시 외부에서 볼 때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소이며, 환율을 오르게 만들 수 있다.


기준금리, 입체적 분석 필요해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6%다. 다소 높다. 금리 인상을 합리화하고 올해 2분기 경제 재개방 효과를 과대평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한국 성장은 2% 전후일 것이며 내년에는 훨씬 더 낮을 것이다. 기준금리 최종점이 3.5%라면 현 금리 수준은 매력적이다. 다만 여기에는 불확실성이 있다.


글로벌 금리가 펀더멘털이나 통화정책보다는 현금확보 쏠림에 더 영향을 받는 중이고 연준이 중간선거까지는 물가안정에 만전을 기할 것이므로 금융위기 직전처럼 금리에 극단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다.

 

금리는 결국 펀더멘털 악화와 디플레를 반영할 것이다. 채권의 밸류에이션과 현금마련 위기 사이에서 높은 금리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한편 환율은 연말까지 상방 압력이 꾸준히 있다. 연준 긴축과 더불어 국내 통화정책이 환율 수준을 더 높일 수도 있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목적은 2022년 10월 이후부터 내년 1분기까지로 예상되는 글로벌 통화 당국과의 키 맞추기, 환율 안정이다. 10월 금통위에서의 빅스텝 인상은 연준의 긴축 강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 이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며 자칫 인상 폭이 미흡하거나 인상 행보에서 소외될 경우 외환시장 경로를 통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