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가이드 김남은 기자] 여성 최초 골프 코스 디자이너이자 여성을 위해 포워드 티, 일명 레드티를 고안하며 골프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앨리스 다이가 91세를 일기로 세상에 작별을 고했다.
미국 언론이 2일 일제히 “앨리스 다이가 91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앨리스 다이는 11세때부터 골프를 접했지만, 프로로 전향하진 않고 아마추어 골프 선수 생활을 했다. 대학에 가서는 의학을 전공했다. 이때 같은 롤린스 칼리지에 다니던 피트 다이와 만나 결혼도 했다. 그러면서도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계속하며 골프와 연을 이어가다 남편과 함께 코스 디자이너로 전향했다.
앨리스와 피트 다이는 TPC 소그래스와 휘슬링 스트레이츠, 키아와아일랜드 오션코스, PGA 웨스트, 크룩드 스틱 등 명문코스를 함께 설계하며 코스 디자이너 계에서 전설로 남았다.
여기에 앨리스는 또 하나 큰 업적을 남겼다. 1970년대 당시에는 레귤러 와 챔피언 티 두 종류의 티 밖에 없었다. 즉 남성의 실력을 기준으로 해 당시 점차 늘어나고 있던 여성 골퍼를 배려하지 않았다. 이 때, 앨리스가 많은 골프 관계자들의 반대를 뒤로 하고, 여성을 위한 포워드 티를 고안했다. 포워드 티는 이제 현대 골프장 어디에나 필수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앨리스는 미국코스설계가협회(ASGCA)가 골프 및 코스설계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도널드로스상(Donald Ross Award)을 수여하기도 했다.
남편 피트 다이는 현재 생존해 있으나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부부의 두 아들, 페리 다이와 폴 다이, 막내인 딸 신시아 맥거리 역시 모두 코스 디자이너로, 특히 막내딸 신시아 맥거리는 우리나라 경기 여주 페럼클럽, 충북 청원 이븐데일을 설계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