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음양오행은 음악에도 사용하는 용어이다 “하늘과 땅의 원리는 오로지 음양오행(陰陽五行)뿐이다. 곤(坤)괘와 복(復)괘 사이가 태 극이 되고, 태극이 움직였다 멈춘 후 음양이 된다.” 『훈민정음해례본』에는 음양오행과 괘(卦) 등 성리학적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이 때문에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성리학의 관념적 체계로만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음양오행은 성리학 이전부터 사용되던 학문적 개념이며, 음악에서도 음률과 소리의 질서를 설명하는 용어로 활용되었다. “사람의 소리에도 음양의 이치가 있는데 사람이 깨닫지 못할 뿐이다. 지금 정음(正音)을 만든 것은 애초에 지혜를 짜내어 억지로 구한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소리의 원리(聲音) 에 따라 이치(理)를 다했을 뿐이다” 먼저 음양에 관한 구절이다. 『해례본』은 사람의 소리에도 음양의 이치가
지이코노미 이성용 기자 | “다 이루었다.” — 요한복음 19장 30절 며칠 전, 파크골프장에서 뜻밖의 일을 경험했다. 평소처럼 공 앞에 섰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자세가 완벽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가볍게 채를 휘둘렀다. 툭. 공은 잔디 위를 굴러갔다. 공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중, 어느 순간 공이 보이지 않았다. “어? 공이 어디 갔지?” 옆에 있던 분이 말했다. “목사님, 홀인원입니다!” 순간 멍해졌다. 기쁨도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찾아온 것은 놀라움이었다. ‘내가 정말 홀인원을 한 것인가?’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마음을 두드렸다. 홀인원은 내 힘만으로 이루어 낸 결과라기보다, 여러 조건과 상황이 맞아떨어져 일어난 ‘사건’에 가까웠다. 그 작은 공 하나가 내게 십자가의 은혜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인생을 너무 ‘잘 치려고’ 살아간다골프를 치는 사람은 공 앞에 설 때마다 생각한다. ‘이번에는 잘 쳐야지.’ ‘실수하면 안 된다.’ ‘조금만 더 정확하게.’ 우리의 인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 성공해야 하고, 더 인정받아야 하며, 더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앙생활도 더 잘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렇게 우리는 평생 자기 인생의 채를 움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과연 한글의 뿌리는 훈민정음(訓民正音)인가? 한글이라는 명칭은 1910년경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세종대왕이 1443년에 창제한 훈민정음을 계승한 문자라고 하였다. 또한 현대 한국어의 표기 체계는 1933년에 제정된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중요한 토대로 삼고 있다. 그러나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상세히 설명한 『훈민정음해례본』은 1940년에야 발견되었다. 따라서 그 이전에 정립된 한글 체계에는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역사적 한계가 있었다.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된 이후에도 그 안에 담긴 성리학적 내용과 소리의 원리를 실제 발음으로 구현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 결과 오늘날 한글과 한국어를 설명하는 이론과 체계는 국제음성기호(IPA)를 비롯하여 19세기 이후 발전한 서양 중심의 근현대 언어학이 널리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모음 결합은 ‘ㅣ’가 합한다 “한 글자로 된 가운뎃소리 열 가지(ㅓ, ㅢ, ㅚ, ㅐ, ㅟ, ㅔ, ㅛㅣ, ㅒ, ㅠㅣ, ㅖ)와 두 글자로 된 가운뎃소리 네 가지(ㅙ, ㅞ, ㅛㅒ, ㅠㅖ)는 ‘ㅣ’와 서로 합한다(合).” 「현대 언어학 관점」 현대 한국어에서는 대부분의 이중모음을 반모음이 핵심 모음에 앞서는 on-glide (l + 핵심 모음) 방식으로 분석하며, ‘ㅢ’는 반모음이 핵심 모음 뒤에 놓이는 off-glide (핵심 모음 + l) 방식으로 분석한다. 「세종대왕 관점」 『해례본』의 모음 결합 역시 재출자와 마찬가지로 ‘ㅣ’가 관여한다. 글자 모양을 보면 모두 핵심 모음 뒤에 ‘ㅣ’가 놓이므로 현대 한국어와 반대로 모두 off-glide 방식과 유사하다. 그러나 두 소리가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현대 음성학의 off-glide와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월간 골프 전문 잡지 'GOLFguide'가 2026년 10월로 뜻깊은 창간 31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 30주년을 지나 또 한 해를 차곡차곡 채워갈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독자 여러분과 광고주분들의 변함없는 성원 덕분입니다. 한 달도 빠짐없이 종이 잡지이자 온라인 미디어로서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깊은 애정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 창간 31주년 기념호의 화두는 ‘골프의 미래, 미래의 골프’입니다. 우리가 미래의 골프를 떠올릴 때 흔히 인공지능(AI) 스윙 분석, 골프백을 운반하는 로봇 캐디, 가상현실(VR) 속 플레이 같은 첨단 기술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골프의 패러다임을 바꿀 진짜 변화는 기술 그 이상에 있습니다. ‘누가 골프를 치는가, 어디에서 치는가, 몇 홀을 치는가, 그리고 무엇을 골프라고 부를 것인가.’ 이 본질적인 질문들이야말로 골프의 내일을 결정짓는 핵심 열쇠입니다. 실제로 R&A가 발표한 2025 글로벌 참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를 제외한 세계 골프 인구는 1억 1,22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주니어 참여자가 4,710만 명을 차지할 만큼 저변이 젊어
가을 골프는 골퍼들에게 최고의 계절이다. 적정한 기온에 붉게 물든 단풍과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 높은 하늘과 맑은 공기 덕분에 골프공의 궤적을 끝까지 추적할 수 있는 환경이다. 100세까지 골프를 누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생의 40%가 노후이다 노후가 길면 당연히 골프 칠 시간도 늘어난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100세 시대가 바로 눈앞이다. 통계에 따르면 1971년 이후에 출생한 사람은 특별한 사고가 없는 한 100년을 산다. 의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웬만한 병으로는 사망하지 않는다. 암의 완치율도 비약적으로 상승하였고 100% 완치는 어려워도 암과 더불어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세계보건기구(WHO) 공동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30년 출생 한국 여성과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각각 90.8세와 84.1세로, 남녀 모두 세계 최고 1등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유전자가 아닌 영양 개선, 낮은 비만율, 보건의료 체계, 일상 속 걷기 등 생활환경 결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100세 시대에 정년 60세면 40년, 인생 40%가 노후인 셈이다. 노후는 단순히 남은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재출자의 모양도 발성기관을 본떴다 “‘ㅛ’는 ‘ㅗ’와 같되(同) ‘ㅣ’에서 시작되고(起), ‘ㅑ’는 ‘ㅏ’와 같되 ‘ㅣ’에서 시작한다. ‘ㅠ’는 ‘ㅜ’ 와 같되 ‘ㅣ’에서 시작하고, ‘ㅕ’는 ‘ㅓ’와 같되 ‘ㅣ’에서 시작한다.”. 두 개의 둥근 점(••) 으로써 그 의미를 보여주네” 『해례본』에서는 재출자(ㅛ, ㅠ, ㅑ, ㅕ)를 포함한 훈민정음의 열한 모음이 모두 그 모양을 본뜬 것이라고 하였다. 이를 발성기관의 구조와 연결하면, 재출자의 모양 역시 소리를 진동시키는 목표 위치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재출자는 초출자의 점(•)에 점을 하나 더하여 두 개의 점(••)으로 나타내므로, 진동 목표 위치가 초출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ㅛ’는 ‘ㅗ’보다 오른쪽에서 소리를 진동시키는 모양을 본뜬
골프 역사상 가장 외롭고도 불리한 전쟁을 꼽으라면 단연 프레지던츠컵(의 인터내셔널팀(International Team)일 것이다. 유럽을 제외한 전 세계 대륙이 모였다고는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언어도, 문화도, 성장 배경도 제각각인 ‘연합군’에 가깝다. 반면 그들이 상대하는 미국팀은 단일 시스템과 문화, 그리고 전 세계 최고 리그(PGA 투어)를 안방처럼 써온 강력한 단일 제국이다. 이번 2026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메디나에서도 잔인한 평행이론은 반복되었다. 금요일 포섬 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두고 일요일 싱글 매치 플레이 전까지 10.5대 7.5로 3점 차 리드를 지켜낼 때만 해도, 마침내 28년 만의 기적이 일어나는 듯했다. 인터내셔널팀은 1998년 처음으로 딱 한번 미국팀을 꺾은 적이 있다. 2003년에는 양 팀이 비겼다. 하지만 싱글 매치에 나선 미국팀 선수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포섬과 포볼 경기 때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미국팀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인터내셔널팀의 거센 파도를 잠재웠다. 12개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미국팀은 9개 경기를 이기고 2개 경기는 패했다. 1개 경기에선 비겼다. 9.5대 2.5. 일방적인 결
(편집자 주) 이 글은 1957년 생 원순옥 씨가 쓴 글입니다. 원순옥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근로복지공단에 30여 년 근무한 후 정년 퇴직한 은퇴자입니다. 지금은 젊은 시절 배웠던 골프를 다시 시작해 골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 직장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공기업에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동료들의 권유로 골프채를 처음 잡아봤다. 골프채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처음엔 골프공을 제대로 맞히기도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가끔 제대로 맞은 골프공이 허공을 힘차게 날아갈 때는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필드에 나갔을 땐 푸른 잔디 위를 걷는 게 마냥 좋았다. 그렇게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업무에 바쁘다보니 어느 순간 골프채를 놓고 말았다. 세월이 가고 내 골프채는 우리집 베란다에 우두커니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한때 골프를 배웠던 기억도 가물가물할 때쯤 나는 정년 퇴직을 했다. 돌이켜보니 벌써 30여 년 전이다. 그땐 그래도 젊었었다. 어떤 운동이든 배우고 싶었고, 또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절이었다. 그만큼 체력도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30여 년의 세월은 나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초출자의 모양도 발성기관을 본떴다 “‘ㅗ’는 ‘•’와 ‘ㅡ’가 합한(合) 것이며, ‘ㅏ’는 ‘ㅣ’와 ‘•’가 합한 것이다. ‘ㅜ’는 ‘ㅡ’와 ‘•’ 가 합한 것이며, ‘ㅓ’는 ‘•’와 ‘ㅣ’가 합한 것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은 초출자의 모양을 기본 모음의 결합으로 설명한다. 이를 발성기관의 구조와 연결하면 초출자의 모양 역시 소리를 진동시키는 위치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하늘 오(•)가 진동 목표 위치인 점을 고려하면, 모든 초출자에 결합된 점(•)은 각 모음에서 소리를 진동시키는 목표 위치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ㅗ’는 구강(ㅡ)의 위쪽에서 소리를 진동시키는 모양을 본뜬 것이다. 이때 ‘ㅡ’보다 혀 뒷부분이 더 높이 올라간다. 반대로 ‘ㅜ’는 구강(ㅡ)의 아래쪽에서 소리를 진동시키는 모양을 본뜬 것으로,
스포츠 무대는 본래 땀방울의 결실과 공정한 경쟁을 기리는 성스러운 공간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한국 시간) 아일랜드 둔베그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에서 보여준 행보는 스포츠가 어떻게 개인의 사익과 정치적 홍보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주었다. DP월드투어 '아이리시 오픈' 우승자 아일랜드 출신 세인 로리(49)에게 우승 트로피를 직접 전달한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는 스포츠에 대한 순수한 애정보다는 철저히 계산된 마케팅 전략이 숨겨져 있었다. 'USA' 모자를 쓴 채 카메라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두 아들까지 동원해 가문의 사업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은 공무와 개인 사업의 경계를 심각하게 무너뜨린 장면이었다. 파산 위기의 골프장을 헐값에 매입해 본인 이름을 내건 리조트로 탈바꿈시킨 뒤,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위상을 이용해 그 가치를 띄우는 행위는 권력의 사유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시상식 단상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아일랜드 위스키의 관세 폐지를 깜짝 발표한 대목은 이번 방문의 본질이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증명한다. 국가 간 무역 정책이라는 엄중한 공적 의제가 골프 대회 시상식이라는 일회성 이벤트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혀가 오그라드는 정도(舌縮)는 상하 관계다 “‘•’는 혀가 오그라들어서 소리가 가장 깊으며(深), ‘ㅡ’는 혀가 조금 오그라들어 깊지도 얕지도 않고(不深不淺), ‘ㅣ’는 혀가 오그라들지 않아서 소리가 얕다(淺).” 『훈민정음해례본』은 기본 모음을 모양과 소리로 나누어 설명한다. 소리의 경우에는 혀가 오그라드는(舌縮) 정도에 따라 깊고 얕음, 즉 심천(深淺)으로 구분한다. 「현대 언어학 관점」 현대 음성학에서는 『해례본』의 “혀가 오그라든다(舌縮)”라는 표현을 혀의 전후 위치, 즉 전설모음과 후설모음을 구분하는 관점에서 해석해 왔다. 이에 따라 “소리의 깊고 얕음(深淺)” 역시 혀의 전후 관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이해한다. 현대 한국어의 모음 위치도 이러한 현대 음성학의 분류 체계에 따라 설명된다. 그러나 『해례본』의 설명을 그대
스포츠에서 ‘지독한 징크스’만큼 팬들의 가슴을 조이는 존재가 또 있을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들에게 최예림이라는 이름은 그동안 늘 아쉬움과 안타까움의 대명사였다. 최예림(27)은 2018년 정규투어 데뷔 후 지난 8년 동안 9차례나 준우승에 그치며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바로 지난 6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도 김민솔과 연장전 끝에 한 끗 차이로 우승을 놓치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38번의 출전 동안 매번 턱밑까지 차올랐던 첫 승의 순간은 늘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영화 같은 반전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 찾아왔다. 6일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마지막 날. 3타 차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한 최예림의 샷은 전반까지만 해도 거침이 없었다. 정교한 아이언 샷을 바탕으로 버디 3개를 낚아채며 2위 그룹과의 격차를 6타 차까지 벌렸다. 이때만 해도 ‘오늘은 드디어 편안하게 첫 승을 거두나’ 싶었다. 하지만 골프라는 드라마에 순탄한 시나리오는 없었다. 후반 들어 추격자 임희정의 바짝 선 날카로운 버디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최예림이 파 세이브로 주춤하는 사이, 임희정은
바야흐로 디지털 혁신이 일상화된 사회다. 편의점에서 몇백 원짜리 껌 한 통을 사도,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간편 결제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한민국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문을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수십 년 전 과거로 거꾸로 흐른다. 그린피와 카트비는 번듯하게 카드로 결제하면서, 라운드가 끝난 뒤 경기보조원에게 전달하는 캐디피 16만 원 안팎은 유독 ‘오직 현금’만 고집하는 기형적인 관행이 서슬 퍼렇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관행은 좀처럼 이해하기도 어렵고, 불편하다. 골프장에 가기 전 반드시 현금을 챙겨가야 하기 때문이다. 수중에 현금이 없으면 평소 잘 가지 않던 은행 ATM(현금 자동 입출금기)을 찾아가야 한다. 캐디피를 지불해도 영수증은 없다. 그냥 주는 것으로 끝이다. 몇천 원을 결제해도 그 증거가 남는 시대에 십수만 원이 되는 캐디피는 주고받은 흔적이 없다. 연간 수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디피 시장 전체가 단 한 장의 현금 영수증도 없이 ‘깜깜이’로 오가는 셈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금융 인프라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캐디피만 100% 현금 거래가 강요되는 이 기묘한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모음도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떴다 “가운뎃소리 열한 글자 또한 모양을 본떴으나 자세한 뜻은 가히 쉽게 보지 못하네.” 『훈민정음해례본』에는 집현전 학자들조차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음을 시사하는 구절이 나타난다. 이는 훈민정음의 모음 체계가 산스크리트어를 비롯한 기존의 운서 체계와는 분명히 다른 독자적인 원리를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특히 세종대왕은 가운뎃소리인 모음을 일관되게 소리 성(聲)으로 설명하였다. 따라서 훈민정음의 모음 역시 성리학적 해석보다, 실제 소리가 생성되고 조율되는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은 하늘을 본떠서(象乎天) 둥근 모양이 탄알과 같네. ‘ㅡ’는 평평한 모양이 땅을 본떴네(象乎地). ‘ㅣ’는 일어선 모양이 사람을 본떴다(象乎人). 「현대 언어
9월은 빚내서라도 친다는 가을 골프 최적의 달이다. 가을 골프의 화두는 “나는 골프를 이기려 하지 않는다. 오늘의 나와 싸울 뿐이다.” 다시 골프장에 선다는 것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일이다.” 우리가 시작을 망설이는 이유는 실패 후 찾아올 자괴감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제 가을에 시작하는 골프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는 것이다. 골프를 대하는 태도 역시 완벽을 기대하지 않을 때 비로소 더 과감하게 즐기는 골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을 골프, 크게 두 유형의 골퍼를 만난다 드라이브 올인형 비거리에 올인하는, 드라이브 손맛의 쾌감을 느끼는 유형이다. 동반자보다 단 1m라도 더 멀리 보내고 싶어한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나면 상대적으로 버디 기회도 많지만 공이 OB(Out of Bounds)가 나거나 해저드(Hazard)에 들어갈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 경우 스코어상으로도 불리하고 멘탈이 무너져 쉽게 허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따박따박 실속형 정교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특징이다. 화려함보다는 실속형이다. 그린 중앙 공략 (Center of the Green)에 집중하고 무리한 시도를 삼간다. 파4에선 스리온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무제한에 가까운 실탄 지원이 중단되면서, 막대한 자본으로 세계 골프계를 흔들었던 LIV 골프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내년 투어 유지를 위한 구조조정이라지만, 천문학적인 보너스를 챙긴 스타 선수들의 잔치 뒤에 남은 것은 현장 직원들의 대량 해고와 불확실한 미래뿐입니다. AFP 통신은 27일(한국시간) LIV 골프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LIV 골프는 내년에도 투어를 유지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편의 일환으로 9월 첫째 주부터 직원들의 고용을 종료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오일머니의 냉정한 손절과 닥쳐온 재정난 자금줄 단절과 대규모 감원: PIF는 톱스타 영입과 투어 운영에 50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라는 거금을 쏟아부었으나, 최근 인디애나폴리스 대회를 끝으로 지원을 공식 종료했습니다. LIV 골프는 당장 9월 첫째 주부터 대대적인 직원 고용 종료(해고) 통보에 나섭니다. 선수에게 손 벌리는 투어: 자금줄이 막힌 LIV 골프는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함과 동시에, 그동안 수백억 원의 계약금을 안겨준 일부 선수들에게 역으로 지분 투자를 요청하는 기이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갈 곳 잃은 스타들과 닫혀버린 PGA 투어의 문 명분 대신
스포츠에서 위대한 라이벌의 존재는 단순한 승패 이상의 감동을 줍니다. 과거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축구의 '호날두와 메시', 골프의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처럼 시대를 풍미한 라이벌전은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해당 종목 전체의 외연을 넓히는 기폭제가 되어왔습니다. 최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뜨거운 관심과 열기를 불어넣고 있는 20살 동갑내기 절친, 서교림과 김민솔의 라이벌 구도 역시 KLPGA 투어의 최고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일명 ‘솔림대전’이라 불리는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은 필드 위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1. 투어 흥행과 팬덤의 확장을 이끄는 ‘스토리텔링’ 18홀 내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골프 무대에서 스토리의 존재는 팬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합니다. 친한 친구이자 강력한 라이벌인 두 라이징 스타가 리더보드 최상단에서 번갈아 우승을 다투는 그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팬들은 대회마다 '이번엔 누가 트로피를 품에 안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중계를 지켜보며, 이는 곧 투어 전체의 시청률 상승과 갤러리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 서로를 성장시키는 강력한 메타인지와 동기부여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가획은 음표이다. 훈민정음의 가획 원리(예:ㄱ-ㅋ-ㄲ)는 매우 독창적인 문자 체계로 평가받지만, 그 원리가 소리의 관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훈민정음해례본』을 현대 음성학이나 성리학이 아니라 소리와 음악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가획은 일정한 규칙을 지닌 음악적 표기 체계로 이해할 수 있다. 「현대 언어학 관점」 현대 음성학에서는 예사소리(plain, ㄱ), 거센소리(aspirated, ㅋ), 된소리(tense, ㄲ)의 차이를 VOT(발성개시시간), 기식(aspiration), 기본주파수(F0), 강도(intensity) 등 여러 음향과 조음 요소를 종합하여 설명하고 있다. 즉 가획 원리를 하나의 음성학적 특징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세종대왕 관점」 『훈민정음해례본』에는 가획 원리를
한복이 세계의 시선을 받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K-뷰티로 시작된 한류의 열기가 이제 우리의 전통문화와 한복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해외 관광객들이 궁궐에서 한복을 입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세계 곳곳의 문화행사와 패션무대에서도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세계가 한복을 주목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한복을 세계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한복의 세계화는 단순한 패션쇼 한 번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사진 몇 장과 홍보영만으로도 세계적인 문화브랜드가 될 수 없다. 이제 한복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 한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다 한복에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생활문화, 미의식과 철학이 담겨 있다. 저고리와 치마, 바지라는 형태뿐만 아니라 선과 색, 소재와 입는 방식까지 오랜 세월 우리의 삶 속에서 발전해온 문화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한복의 세계화는 단순히 의류산업의 해외 진출이 아니다. 한복의 세계화는 한국문화의 세계화이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외교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복의 역사와 가치를 세계인에게
'장은수'는 살아있다'. 2017년 신인왕이었던 장은수(28)는 결코 죽지 않았다. 10년이란 세월을 그는 사라지지 않고 버텨왔다. 그리고 마침내 자랑스럽게 우리 앞에 나타났다. 뜨거운 여름날 바람 부는 제주에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당당하게 돌아왔다. 골프 팬들의 기억 속 장은수는 오랫동안 '아쉬운 이름'이었다. 2017년 KLPGA 정규투어 데뷔 첫해, 꾸준함의 상징과도 같은 신인왕 트로피를 품에 안았을 때만 해도 그 앞에 펼쳐질 미래는 탄탄대로처럼 보였다. 그러나 스포츠의 세계는 냉정했다. 화려했던 조명은 이내 옅어졌고, 시드 유지 실패와 드림투어(2부) 전락이라는 혹독한 시련이 찾아왔다. "열심히 해도 안 되니 나는 안 되는 선수인가 보다." 한때 '골프를 그만둘까' 진지하게 고민하며 눈물 흘렸다던 그녀의 고백처럼,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넘나든 지난 10년은 환희보다 인내의 시간이 훨씬 길었다. 2017년 데뷔 후 187번째 출전. 숱한 라이벌과 후배들이 정상을 밟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장은수는 리더보드 하단과 시드전이라는 그늘 속에서 묵묵히 스윙을 가다듬어야 했다. 그리고 2026년 8월 9일, 제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제1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조음 방식이 다르다! “상감(세종)께서 우리나라 음운(音韻)이 중국어(華語)와 비록 다르나 그 아설순치후(牙舌 脣齒喉), 소리의 청탁(淸濁), 성조(聲調)가 중국어와 마찬가지로 다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고 하셨다.” 이 구절은 신숙주의 『보한재집』에 실린 내용이다. 여기에서 세종대왕은 우리나라의 음운 체계가 중국어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한 중국어의 음운 개념을 갖추라고 한 것이지, 중국의 음운 체계를 그대로 따르라 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어와 훈민정음의 청탁(淸濁)을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중국어에서 청탁은 성조(聲調)이지만, 『훈민정음해례본』에서는 청탁을 자음의 조음 방식으로 설명하며, 성조는 방점(傍點)으로 따로 구분하였다. 즉 훈민정음에서 청탁은 성조와 독립된 개념으로 제시된다.
골프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제50회 AIG 여자오픈’.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저 왕좌의 주인공을 두고 예측이 난무했지만, 마지막 순간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세상을 놀라게 한 인물은 바로 일본의 신예 구와키 시호(23)였습니다. 2003년 1월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 출신의 구와키 시호는 163cm의 탄탄한 체격 조건과 균형 잡힌 기량을 바탕으로 2021년 6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프로에 입문했습니다. 그해 JLPGA 신인전(카가 전자컵) 우승을 시작으로 2024년 3승, 2026년 2승으로 JLPGA 투어 통산 5승에 현재 JLPGA 메르세데스 랭킹 1위에 올라있는 일본 여자 골프의 차세대 간판 선수입니다. 특유의 스타성에 막강한 실력까지 갖춘 그녀는 ‘필드 위 신데렐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이번 AIG 여자오픈에서 까다로운 링크스 코스의 거친 바닷바람을 이겨내고 드디어 세계적인 메이저 퀸으로 거듭났습니다. 화려한 네일아트와 패션, 그 속에 숨겨진 단단한 ‘멘탈과 성적’ 구와키 시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독보적인 스타일링과 강렬한 존재감입니다. 시호는 감각적인 패션과 화려한 치장이 돋보이는 선수입니다. 매 대
기상청은 8월이 한반도 여름철 더위의 절정기로,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이상일 것이라 보고 있다. 기온 39℃, 습도가 85%인 한낮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마라톤이나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한국인뿐이라고 한다. 특히 페어웨이에서 습도가 높은 잔디가 뿜어내는 강한 열기와 뜨거운 태양열에도 장시간 노출되는 골프 라운드를 즐기다 일(열)사병으로 인한 탈수 현상으로 동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데도 남은 동반자들은 골프를 다 마치는 태도에 경의를 표할 정도라 한다. 폭염에 노출되면 왜 위험한가? 신체가 폭염에 노출되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땀으로 과도하게 배출돼 급성 탈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몸이 더워지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이때 적절한 수분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심각한 온열질환이나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폭염 속 탈수는 체내 수분과 염분이 급격히 빠져나가 발생하는 위험한 상태로,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해소된다. 탈수 상태가 되면 처음에는 수분의 양이 세포외액에서 감소하다가 점점 심해지면 세포외층의 삼투압이 높아져 세포내층의 물이 세포외층으로 이동하여 체액이 2~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그건 옛 얘기다. 요즘 같은 세상에선 10년이면 강산이 몇 번 바뀔 지도 모른다. 그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10년이란 시간에 수많은 선수가 나타나고 사라진다. 영광의 순간을 뒤로한 채 잊혀져가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승리의 축배가 독배가 되어 긴 슬럼프의 늪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신지은(제니 신)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가 2016년 5월 LPGA 투어에서 첫 승을 거두고 다시 우승을 하기까지 10년 2개월이 넘게(3,737일) 걸렸다.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 긴 시간을 그는 침묵과 인내로 버텨왔다. 그랬던 그가 마침내 두 번째 정상에 섰다. 26일 영국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의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열린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이다. 그가 우승을 확정짓는 퍼트를 끝내고 캐디와 가벼운 포옹을 하고 나자 동료 선수들이 그에게 달려와 우승을 축하하는 물 세례와 와인 세례를 퍼붓었다. 그 순간 그는 웃다가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그때 누군가 그에게 다가와 그를 끌어안으며 “실컷 울어라”고 소리쳤다. 중년의 남자였다. TV 중계를 지켜보던 기자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 오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이변(二變)의 위치가 다르다 「현대 언어학 관점」 이변은 궁상각치우와 함께 칠음(七音)에 속하는 음계다. 중국 운서인 『율려신서』에는 칠음의 순서가 “궁, 상, 각, 변치(變徵), 치, 우, 변궁(變宮)”이다. 정초가 편찬한 『통지(通志):1161)』의 「칠음략(七音略)]에 중국의 칠음은 서역(西域)으로부터 유입되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중국 운서의 이변은 ‘변치’와 ‘변궁’으로, 반음 간격인 서양 음계의 ‘파(F)’와 ‘시(B)’에 해당한다. 현대 한국어에서는 반음 간격에 해당하는 ‘△’(반시옷)이 사라졌으며, ‘ㄹ’은 윗잇몸 소리로 분류되었다. 또한 두 글자는 가획의 의미가 없다고 해석한다. 「세종대왕 관점」 『훈민정음해례본』에는 “궁, 상, 변상(變商), 각, 치, 변치(變徵), 우”의 순서로 이변을 ‘변상’과 ‘변치’로 『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잇소리도 혀로 소리를 조율한다 “잇소리 ‘ㅅ’은 치아 모양을 본떴다(象齒形).” 「현대 언어학 관점」 현대 한국어 음성학에서는 잇소리 ‘ㅅ’을 치아와 관련된 소리로 설명하지만, 실제 조음은 혀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에 따라 ‘ㅅ’의 조음위치는 혓소리 ‘ㄴ’과 마찬가지로 윗잇몸 부근으로 분류되며, ‘ㅈ, ㅊ, ㅉ’는 센입천장소리로 따로 구분된다. 이는 치아 자체가 아니라 혀가 소리를 조율한다는 현대 음성학의 관점에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종대왕 관점」 반면 훈민정음에서 ‘ㅅ’과 ‘ㄴ’의 음계는 각각 상(商, re)과 치(徵, sol)로 배치되어 있으며, 두 소리의 조음위치는 음계상 두 음 간격으로 구분된다. 또한 훈민정음해례본 에서는 ‘ㅈ, ㅊ, ㅉ, ㅅ, ㅆ’을 모두 잇소리로 분류하고, 그 조음위치 역시 동일한
4계절 중 가장 힘든 라운드는 여름 골프일 것이다. 여름 골프는 나름 장점도 있지만 호우와 폭염이 이어지고, 건강과 목숨’ 둘 다 지키면서 무엇보다 안전사고를 대비하여 준비할 것도 많다. 여름 골프는 자체의 매력이 있다. 잔디가 가장 활발하게 자라는 시기라 페어웨이가 융단을 깐 듯 짙푸르고 푹신하여 샷을 할 때의 손맛과 질감을 느끼기에 최상이다. 무엇보다 여름은 일조 시간이 길어져 많은 시간을 골프장에 머물 수 있기에 다양한 코스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며, 자연 속에서의 힐링도 함께 누릴 수도 있다. 일몰을 바라보면서 동반자와 함께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순간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제공한다. 그러나 골프에서 사망사고도 주로 여름철에 발생한다. 라운드 도중 연못에 빠져 숨지는 사고, 벼락을 맞아 사망하는 낙뢰 사고, 그리고 동물(멧돼지·고라니 등)로부터 그린이나 페어웨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전기 울타리에 감전되어 사망하는 감전사고 등이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익사 사고는 타구, 카트 사고에 비해 발생 빈도는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은 치명적인 사고이다. 여름철 가장 위험한 골프장 사고는 연못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이다 골
우리나라 골프 인구가 500만 명을 넘어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정작 필드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여전히 정체불명의 외래어와 국적 없는 은어들로 가득하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무심코 쓰는 용어 중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는 잘못된 표현이 많다. 품격 있는 골퍼가 되기 위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대표적인 오용 사례들을 짚어보자. ‘라운딩’과 ‘몰간’ 흔히 쓰이는 잘못된 용어 중 하나는 ‘라운딩(Rounding)’이다. “어제 라운딩 갔어” “언제 라운딩 한번 할래” 등 라운딩이란 표현을 누구나 자주 쓴다. 그러나 ‘라운딩’이란 용어는 골프규칙에는 없다. 올바른 표현은 ‘라운드’다. ‘라운드(Round)’란 골프에서 위원회가 정한 순서대로 18개 홀(또는 그 이하)을 플레이하는 것을 말한다. 라운딩이란 잘못된 용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해선 안된다. 골프 전문 여행사의 상품에도 ‘라운드’ 대신 ‘라운딩’으로 표기돼 있다. 이는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할 잘못된 용어다. 프로 골프대회 TV 중계방송을 보면 첫날은 1라운드, 둘째 날은 2라운드, 셋째 날은 3라운드, 마지막 날은 4라운드로 분명하게 자막(字幕)에 나온다. 그다음은 ‘몰간’이다. 이
▲ 김문식씨 별세, 김순희(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수석부회장)씨 부친상 = 29일, 순천성가롤로병원장례식장 2호특실, 발인 7월 1일 오전 10시. ☎061-900-4444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ㄱ’은 어금닛소리이다 “어금닛소리(ㄱ, ㅋ, ㄲ, ㆁ)는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형태를 취하였다.” 「현대 언어학 관점」 현대 음성학에서는 어금니가 직접 소리를 조율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금닛소리”를 따로 분류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대 한국어에서는 ‘ㄱ’을 목구멍소리 ‘ㅇ’과 마찬가지로 여린입천장에서 조음되는 연구개음(velar)으로 분류한다. 즉, 훈민정음해례본 에서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형태라는 구절에서 목구멍 위치를 여린입천장으로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훈민정음해례본』은 어금닛소리 ‘ㄱ’과 목구멍소리 ‘ㅇ’을 서로 다른 계열의 소리로 구분하고, 그 조음위치 역시 두 음 간격으로 배치하고 있다. 만약 현대 음성학의 설명처럼 ‘ㄱ’을 혀뿌리가 여린입천장을 막는 소리로 해석한다면, 실제 혀의 형상은 ‘ㄱ’의 글자
룰(규칙)은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다. 룰이 없는 스포츠는 스포츠라고 할 수 없다. 특히 골프는 어떤 스포츠보다 룰이 많고 복잡하다. 흔히 골프를 ‘심판이 없는 운동’이라고 하는 데 그런 면에서 보면 골프는 룰을 더 잘 알고 또 잘 지켜야 한다. 그래야 의미가 있다. 룰도 모르고 제 맘대로 치고 싶은 대로 치면 그건 골프가 아니다. 물론 프로 골프대회에는 엄연히 심판이 있다. 경기위원장이 있고, 경기위원도 있다. 프로 선수들은 대부분 골프 룰을 잘 알고 있는 편이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경기위원의 결정(판정)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그래야 혹시 모를 시비(是非)를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 경기위원의 판정이 문제가 된다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잘못된 판정으로 해당 선수가 피해를 입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판의 신뢰 추락에 대회 자체에도 먹칠을 하게 된다. 더구나 잘못된 판정이 우승자를 가리는 연장전 승부 참가 자격 여부와 직접 관련된다면 그건 정말 치명적이다. 그래서 경기위원의 판정은 룰에 입각해 늘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한 치의 시비거리도 있어선 안된다. 그런데 실제 그런 어이 없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5월 3일 끝난 ‘제45회 GS
5월 중순부터 낮 최고 기온이 28~30°C까지 오르며, 예년보다 2~5°C가량 높은 초여름 날씨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6~1.8°C 높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체감온도가 33°C 이상이면 폭염주의보, 35°C 이상이면 폭염경보가 발령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폭염일수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골퍼들의 더위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역대급 폭염’으로 온열 질환자가 지난해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2025년 여름철(5.15.~9.10. ) 온열 질환자 수는 총 4,460명(사망 29명)으로 전년 대비 환자 수가 20.4% 증가했으나 사망자는 14.7% 감소하였다. 이는 2018년(4,526명)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수준으로, 7월 하순에 피해가 집중되었다. 주요 발생 원인으로 폭염에 의한 열사병, 열탈진 등으로 7월 하순(29.0%, 1,295명)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였다. 특히 남성(79.7%)이 여성보다 훨씬 많았으며, 50대(19.4%)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장소로는 실외 작업장뿐만 아니라 실내 작업장에서도 발생이 증가하였다. 응급실에 내원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망한 사례 등은 포함되지 않았기에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1. 발성기관은 악기이다 『훈민정음해례본』에는 기본 자음을 발성기관의 모양과 이에 대응하는 음계로 설명하였다. 이는 훈민정음이 현대음성학과 달리 음악의 원리에 따라 설정되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훈민정음의 조음위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성기관이 악기라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목구멍은 소리가 나가는 문이고, 혀는 소리를 분별하는 기관이다.” 『훈민정음해례본』에는 소리를 분별하는 기관은 혀라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훈민정음의 조음 위치는 성대에서 혀가 닿는 위치까지 관 길이를 기준으로 설정된다고 할 수 있다. 즉, 그 길이에 따라 궁상각치우(도레미솔라)의 음계가 대응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는 황종율관에서 관의 길이에 따라 음계가 결정되는 원리와 동일하며, 현의 길이에 따라 괘의 위치가 정해지는 거문고의 구조와도 일치한다. 음악 원리에
귀를 파다 보면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 있다. 귓속이 시원해지고 눈이 스르르 감기면서 잠이 쏟아질 것 같은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귓속을 건드렸을 뿐인데 갑자기 “콜록!” 하고 기침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귀를 팠을 뿐인데 왜 기침이 나오지?” 많은 사람이 한 번쯤 겪어봤을 이 황당한 경험에는 의외로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그 답은 바로 미주신경 반사다. 우리 귀 안쪽, 특히 귓구멍인 외이도에는 아놀드 신경(Arnold’s nerve)이라는 신경이 분포해 있다. 이 신경은 우리 몸의 중요한 자율신경인 미주신경의 한 갈래다. 문제는 이 미주신경이 귀뿐 아니라 목과 기관지, 심지어 장기까지 이어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귓속을 건드리면 뇌는 이를 단순히 “귀 자극”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때로는 기도가 자극된 것처럼 착각해 반사적으로 기침을 일으키기도 한다. 임상 현장에서도 이런 반응은 꽤 흔하다. 보청기를 만들기 위해 귓본을 채취할 때 귓속을 건드리면 갑자기 기침을 하거나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들도 있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재채기까지 나오기도 한다. 결국 귓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자극이 몸 전체 신경망을
비뇨기과 진료실에서는 사람들의 몸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마음의 상태도 읽어야 한다. 외부 생식기의 크기와 모양, 발기력과 유지시간, 사정시간 그리고 남성호르몬 수치 같은 것들이 그 사람의 건강을 말해준다. 그런데 의사 생활을 하며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사람의 진짜 성격은 진료실보다 술자리에서 더 잘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병원에서는 대부분 점잖다. 정중하게 인사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아픈 곳을 설명한다. 하지만 같은 사람이 술자리에서 몇 잔이 들어가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평소 과묵한 사람이 갑자기 수다쟁이가 되고, 냉정하던 사람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보면 술은 뇌의 전두엽 억제 기능을 약하게 만든다. 전두엽은 인간의 이성, 자제력, 사회적 규범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쉽게 말하면 “이 말 하면 안 되지”, “이 행동은 참아야지” 같은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술이 들어가면 그 브레이크가 조금 느슨해진다. 그래서 평소 눌러두었던 감정과 성격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나온다. 그래서 술은 인간의 본성을 비추는 ‘액체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술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분위기와 주사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1) 막걸리 – 삶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골프장 잔디도 푸르게 바뀌었습니다. 잔디 뿐만 아닙니다. 온 천지가 푸릅니다. 골퍼들에겐 더 없이 좋은 때입니다. 연중 가장 골프하기 좋은 계절이지요. 그동안 뜸했던 라운드도 해봐야겠지요. 좀이 쑤셔 참기가 어렵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털고 일어나셔야지요. 이달만큼은 한번이라도 필드로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골프의 묘미를 잊어버립니다. 이렇게 좋은 날 집에만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직접 라운드하는 것도 좋고, 대회장에 나가 관람하는 것도 좋습니다. 남녀 프로대회가 한창입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필드에 나가 보십시오. 골프를 치는 분이라면, 누구나 신경을 쓰는 것이 있습니다. 특히 남자골퍼들은 심합니다.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엄청 받지요. 바로 드라이버 샷 비거리입니다. 자신이 친 골프공이 얼마나 날아가는지, 관심이 없다면 그것은 분명 거짓이겠지요. 모든 골퍼들에게 숙명이기도 합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한 번쯤은 꼭 확인해 봐야겠지요. 아이언 샷이나 퍼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에 차지 않으면 더 노력하면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은 골프대회가 있지요. 바로 ‘마스터스 토
1. 얼마 전 골프장경영자협회 모임에서 해프닝이 있었다고 들었다. 어느 회원사 대표가 협회장 소유 골프장에서 낮은 그린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을 비난(?)했다는 것이다. 협회장이 그러면 어떡하냐? 우리 그린피는 어쩌라고? 이런 의미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들었다면 기절했을 것이고, 발언한 그 골프장에는 불매운동이 벌어질 사건이었다. 2. 이와 유사한 사례는 어느 해 골프미디어협회의 회의에서는 고가 그린피에 대한 문제로 난상토론을 벌였고, 대한골프전문인협회에서는 골프장의 비싼 음식값과 캐디피가 도마 위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 그린피 등 골프장 가격은 언제부터인가 마치 동네북 같은 존재가 된지 오래이다. 3. 이러한 현상을 두고 소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가끔 한국의 골프장 요금 부담 때문에 일본, 동남아 등으로 ‘보복 골프 여행’을 간다고 감정적으로 과장하여 기사화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4. 그런데 반대로 충주의 모 골프장은 주변 골프장보다 그린피가 연중 1~2만 원 비싸도 영업이 잘 되고 있다. 그 골프장의 진짜 실력은 그것에서 끝나지 않고 전국 골프장이 캐디모집난이지만, 그 골프장은 캐디의 장기 근속 때문에 신규 캐디는 대기상태에 있는 인기
인간의 오랜 꿈 무병장수(無病長壽) 인간의 오랜 꿈은 무병장수, 불로장생이지만, 이를 실현한 인간은 역사상 단 한 명도 없다. 과거 진시황의 불로초부터 현대의 생명공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끊임없이 생로병사의 숙명에 도전하고 있다. 노화 세포 제거 및 연장 기술 연구, 사람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동물의 몸에 이식하여 인간의 장기를 만드는 기술, 인체 미세 조직을 빠르게 제작하는 기술 개발까지. 하지만 인간의 평균 수명은 85세 정도이다. 의학 및 환경발전을 놓고 보면 이론적으로 120~150세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그래도 인간의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데 걷기 만큼 효과적인 것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 빠른 걸음이 수명을 연장한다 현대인의 좌식 위주 생활에 따른 신체활동 부족은 세계 네 번째 사망 원인이다. 신체활동 부족으로 한 해 약 320만 명의 사망에 영향을 끼치며, 세계 인구의 1/4이 신체 활동이 부족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 이상에게 주당 150~300분의 중등도 유산소 운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요구하였다. ‘하루 3시간, 1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왜 음악인가? 『훈민정음해례본』에 기본 자음과 궁상각치우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동양과 서양의 음악 개념 차이를 알아야 한다. 1. 도량형의 척도가 음악이다 “국가를 세운 제왕은 첫째 수(數)를 준비하고 둘째 소리를 조화시키고, 셋째 길이의 단위, 넷째 부피의 단위, 다섯째 무게의 단위를 제정해야 한다.” 『한서(漢書)』의 「율력지」에 기록된 내용이다. 당시 동양에서 수의 비율과 소리의 조화 그리고 도량형 정비는 제왕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이를 다루는 학문이 바로 음악이며, 그 기준이 되는 척도가 황종율관(黃鍾律管)이다. 따라서 동양에서 음악은 감각적 예술을 넘어, 수의 비율로 측정할 수 있는 가장 과학적 학문이었다는 점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중국의 『율려신서(律呂新書, 1187)』에 따르면 황종율관은 기장(벼과 식물)의
4월입니다. 세상은 어수선해도 계절은 어김이 없습니다. 골프장에도 조금씩 푸른 빛이 돕니다. 대지가 생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한낮 기온도 20℃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골퍼들도 이젠 골프장을 찾을 때가 되었습니다. 프로 대회도 이번 달부터 시작합니다. KPGA 투어와 KLPGA 투어도 곧 개막합니다. KPGA 투어는 4월 16~19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골프앤리조트에서 ‘제21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이 열립니다. 총상금 10억 원, 우승상금이 2억 원입니다. KPGA 투어는 올 시즌 총 20개 대회에 총상금 244억+@로 열릴 예정입니다. 코오롱 제68회 한국오픈대회 상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KLPGA 투어는 4월 2~5일, 경기도 여주 더 시에나 벨루토에서 ‘더 시에나 오픈 2026’이 열립니다. 올 신설대회로 총상금은 10억 원, 우승상금은 1억8,000만 원입니다. KLPGA 투어 개막전은 태국에서 이미 열렸지만 국내에선 이 대회가 첫 대회입니다. KLPGA 투어는 KPGA 투어에 비해 대회 수도 많고, 상금 규모도 훨씬 큽니다. 총 31개 대회에 총상금이 347억 원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KLPGA 투어가 KPGA
4월이다. 골프장 입구부터 길게 이어지는 벚꽃과 연산홍, 철쭉, 그리고 동반자와 함께 즐기는 봄 라운드는 즐겁다. 그러나 봄 라운드는 위험 요소도 내포돼 있다. 최근(2022.4~2025.8) 골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총 11명이 사망하였다. 골프장 사고로 119 출동 건수는 총 1,702건으로 11명 사망 외에 3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으로 골프 카트 추락, 충돌, 전복 등 골프 카트 사고로 인한 인재(人災)가 주류였다. 물론 사고 현장에 안전 펜스나 추락 주의 경고문이 설치되지 않는 등 구조적인 관리 부실로 인한 원인도 있지만 태반이 ‘골퍼의 안전불감증’이 주된 요인이다. 이 기간 전국 골프장에서 발생한 카트 사고는 총 1,751 건으로 연평균 약 350건이다. 이 가운데 충돌이 1,320건(75%), 추락 369건(21%), 전복 69건(4%)이었다. 이로 인한 부상자는 1,560명으로 집계되었다. 소방청이 2022년부터 골프장을 별도 사고 장소로 분류해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이후, 구조 건수는 2022년 339건에서 2023년 344건, 2024년 656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2025년) 8월까지도 이미 363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
훈민정음은 4차원 음악 문자이다 (편집자 주) 저자는 KPGA 프로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골프에 적용한 이론서 『한글골프』(2018)를 약 5년간 본지에 연재한 바 있다. 훈민정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13년 한 블로그에서 접한 어느 교수의 문제 제기였다고 한다. 『훈민정음해례본』(1446)에 담긴 음악적 원리를 풀어달라는 내용이었다. 훈민정음이 음악이다? 음악이라는 개념은 중요한 단서가 된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15세기 동양 음악은 서양과 달리, 악기·노래·춤이 결합된 “악가무일체(樂歌舞一體)”의 형태였다. 이는 소리의 원리가 신체의 움직임까지 확장된다는 점에서, 훈민정음을 단순한 문자 체계가 아닌 4차원적 구조로 해석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실제로 이러한 관점을 골프 이론에 적용한 결과, 복잡한 원리가 훈민정음처럼 체계적으로 쉽게 정리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오늘날까지 훈민정음이 음악적 원리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실제 소리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무릇 사람의 소리는 오행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계절에 맞춰보아도 벗어나지 않고, 오음(五音)에 맞춰보아도 틀리지 않는다.” 실제 『훈
지이코노미 서주원 기자 | 달은 만삭의 배처럼 팽팽히 부풀어 여울굴 입구의 금줄을 창백하게 비춘다. 금줄에 매달린 짧은 오방색 끈들이 바닷바람을 따라 너울거린다. 바람 사이로 들어온 달빛이 젖은 돌벽과 자갈 위에 허옇게 번진다. 늘어진 그림자 무더기에도 갈라진 달빛이 스민다. “으윽…아이고 할매…나 죽겄네…날 좀 살려주소…” 여울굴 가장 깊은 곳의 바위벽에 등을 기대고 쪼그려 앉은 소아가 이를 악물고 몸이 찢어지는 고통을 삭인다. 그녀의 비명이 굴벽을 후려친다. 발밑엔 돌기름을 채운 석유 호롱이 놓여 있다. 심지를 타고 올라온 푸르스름한 불꽃이 비린 바닷바람을 먹고 누렇게 뒤집히며 매캐한 그을음을 뱉는다. 그을음은 허공으로 말려 올라가 굴벽의 이끼에 끈적하게 들러붙는다. 물참때라 은빛 바다가 여울굴 어귀의 목구멍까지 넘나들며 거친 숨을 몰아쉰다. 굴 안에서는 소아의 비명이 번지며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진통은 그녀의 아랫배를 세차게 조인다. 소아는 양쪽 굴벽의 툭 튀어나온 곳에 끝을 칭칭 감은 굵은 삼베끈을 양손으로 틀어쥐고 있다. 엉덩이 밑 담요 아래에 마른 짚이 겹겹이 깔렸다. 그녀는 무릎을 세우고 벌린 채 숨을 가쁘게 쉰다. 삼베를 쥔 두 손을 힘껏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 영암에서 제기된 우승희 군수 일가 차량 대금 논란이 지역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발과 맞고소가 이어지며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궁금해하는 것은 정치적 해석보다 실제 사실관계다. 차량 대금 1810만 원의 전달 과정과 관련해 서로 다른 주장들이 나오면서 이번 논란은 몇 가지 핵심 쟁점으로 압축되고 있다. 논란의 출발점은 차량 대금 전달 방식이다. 고발인 측은 우 군수의 지인 K씨가 군수 부친의 돈을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통화 내용과 자금 흐름을 근거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우 군수 측은 모든 거래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논란은 크게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차량 대금이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가 하는 점이다. 고발인 측 주장처럼 현금 전달이 실제로 있었는지, 또는 다른 방식의 거래였는지에 따라 사건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거래가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둘째는 자금 흐름과 관련된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담양군에서 벌어진 ‘국제학교’ 논란은 행정의 경계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법적으로는 학원에 불과한 교육시설을 두고 행정이 수년 동안 ‘국제학교’라는 이름을 붙여 왔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시설은 국내법상 학원이다. 학위 인정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담양군은 보도자료와 의회 발언에서 이 시설을 ‘국제학교’ 또는 ‘학교’로 불러왔다. 한 번의 실수라면 설명이 가능하지만, 반복된 공식 표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행정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왜 그런 표현을 계속 사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더 눈에 띄는 장면은 홍보다. 담양군이 배포한 자료에는 해당 시설의 문의처와 홈페이지, 이메일이 그대로 실렸다. 여기에 “3년간 학비 20% 지원”, “담양군민 우선 선발” 같은 문구까지 붙었다. 지자체 홍보자료에서 특정 교육시설의 학생 모집 안내와 할인 정보가 등장하는 일은 흔치 않다. 군청의 공식 채널이 사실상 학생 모집 창구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논란은 의회 발언에서도 이어졌다. 정철원 군수는 담양군의회 시정연설에서 해당 시설을 ‘국제학교’라고 언급하며 글로벌 교육 거점을 이야기했다. 행정
남자의 만두귀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레슬링이나 이종격투기 선수 중에 만두귀가 많다. 만두귀는 말 그대로 귀의 형태가 만두처럼 부풀어 오른 모습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만두귀’ 또는 ‘양배추귀’라고도 불린다. 서양에서는 ‘콜리플라워 이어(cauliflower ear)’라 부르는데, 의학 명칭은 이개혈종이다. 얼마 전에는 우람하고 풍성한 만두귀인 분에게 보청기를 처방했다. 이분은 귀의 변형이 상당히 진행되어 이어폰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귓구멍까지 변형된 상태였다. 귓본을 뜨기 위해 귓바퀴를 잡아야 했는데, 촉감이 예상보다 훨씬 딱딱해 인상 깊게 느껴졌다. 이후의 상황은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만두귀인 남자에겐 절대 싸움을 걸지 말라”는 말이 있다. 만두귀는 싸움을 잘하고 강한 남자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강해 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만두귀를 만들기 위해 레슬링을 취미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더블렉, 싱글렉 같은 기술을 반복하며 상대의 골반뼈에 귀를 지속적으로 부딪히면, 만두귀가 빨리 생긴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 이처럼 만두귀는 운동선수에게는 고된 훈련의 흔적이자 인생의 훈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당사
수기치료는 동양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중국 진한시대 의학서 《황제내경》에는 ‘도인안교’라는 치료법이 나온다. 도인안교란 한자의 뜻 그대로 밀고, 당기고, 누르고, 골격을 맞추어 기를 순환시키는 방법이다. 무려 2,200년 전부터 사람의 몸에 물리적인 힘을 가하여 질병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치료 방식은 이후 다른 의서에서 ‘안마’라고 불리게 된다. 사실상 도인안교의 맥이 끊긴 셈이다. 이후 의학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민간요법처럼 인식되다가 지금은 추나라는 이름의 한방 물리요법으로 자리 잡았다. 일찍 수기치료가 의료행위로 인정된 곳은 서양이었다. ‘카이로프랙틱’이라는 치료법인데,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1895년 미국의 치료사였던 대니얼 파머(D.D. Palmer)는 청각장애 환자를 치료하던 중 ‘뚝’ 하고 뼈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 놀랍게도 그 환자는 그때부터 조금씩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파머는 중추인 뇌와 말초의 조직을 연결하는 건 신경이며, 신경이 척추를 지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말초에 각종 문제가 생긴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창안된 치료법이 척추를 교
3월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대지가 숨을 고르며 봄의 생명력을 품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얼어 있던 흙이 풀리고, 나무 끝마다 연둣빛 기운이 맴돈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부드러운 온기가 스며들고, 자연은 조용히 새 출발을 준비한다. 계절의 전환점에 서 있는 이때, 사람의 몸과 마음, 그리고 얼굴의 기운 또한 함께 움직인다. 인상학에서 얼굴은 한 사람의 삶이 머물고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로 본다. 생각과 감정, 생활 태도와 습관이 축적되어 드러나는 곳이 바로 얼굴이다. 3월의 피부 관리는 운의 흐름을 정돈하는 과정이다. 겨울 동안 움츠러들었던 기운을 깨우고, 새로운 계절의 흐름에 자신을 맞추는 준비 단계라 할 수 있다. 환절기의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은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들고 수분을 빼앗는다. 얼굴이 푸석하고 칙칙해지면 인상 또한 위축되어 보인다. 인상학에서는 얼굴의 윤기와 광채를 관록과 재복을 담는 그릇으로 여긴다. 맑고 밝은 피부는 자연스럽게 신뢰와 호감을 불러오고, 어두운 안색은 기운이 막힌 듯한 인상을 준다. 결국 피부의 상태는 곧 삶의 흐름을 비추는 거울이다. 이마는 하늘의 기운을 받는 자리이다. 이마가 탁하고 건조하면 윗사람의 덕이 약해 보이고,
갈등, 피할 수 없는 삶의 불청객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관계의 숲을 지난다. 그 숲에서 예기치 않게 마주치는 날카로운 가시덤불이 바로 갈등이다. 타인과 마음이 어긋날 때, 흔히 이를 실패나 불행이라 여긴다. 상처 입은 마음은 관계를 서먹하게 만들고, 그 무게에 짓눌려 관계 자체를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갈등은 단순한 방해물이 아니다. 그것은 관계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더 깊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인 성장이며 반대로 무관심은 강력한 항의의 표현이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단단한 대지를 뚫고 나오는 진통이 필요하다. 인간관계의 갈등 역시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삶의 궤적이 충돌하는 지점은 곧 서로의 다름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비로소 나라는 틀을 깨고 타인이라는 세계를 목격한다. 갈등이 불거졌을 때, 도망치지 않고 그 불편함 속에 머무는 용기는 관계의 꽃을 피우는 첫 번째 거름이 된다. 비바람을 견딘 꽃이 더 선명한 빛깔을 내듯, 갈등을 통과한 관계는 이전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단단한 아름다움을 갖춘다. 갈등이 저절로 꽃이 되고 열매가 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이해와 포용이라는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