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탐사기획│누문재개발의 진실①] 96억7975만원 실제 집행…유동동 계약, 누가 움직였나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광주 최대 재개발사업 가운데 하나인 누문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사업의 최대 난제로 꼽혔던 종교시설 이전을 해결하기 위해 누문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과 은광교회는 2024년 2월 ‘보상·협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조합은 같은 해 2월부터 5월까지 교회 신축부지 매입비 명목으로 총 96억7975만2910원을 일곱 차례에 걸쳐 지급했다. 조합은 이와 별도로 영업권보상금 9억5000만원도 지급했다고 밝혔다. 조합이 공식적으로 밝힌 두 금액을 합하면 약 106억2975만원이다. 100억원이 넘는 자금은 집행됐다. 그러나 누가 유동동 이전부지를 골랐는지, 누가 토지별 가격을 협상했는지, 왜 은광교회 명의로 개별 매매계약이 체결됐는지는 여전히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 교회 인감과 인감증명서가 어떤 절차를 거쳐 사용됐는지, 교회 법인계좌에 들어온 자금의 송금 상대방과 시점은 누가 정했는지, 100억원대 부동산 취득을 승인한 내부 의결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도 논란으로 남아 있다. 이 정도 자금이 투입됐다면 교회 이전과 재개발사업도 속도를 내야 했다. 그러나 자금 지급이 끝난 뒤에도 이전 시기와 신축 규모, 일부 미매입 부지 처리, 추가 비용의 부담 주체에 대한 합의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오히려 계약의 형식과 실제 집행 과정 사이에서 새로운 의문이 드러났다.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유동동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누문구역 조합이 아닌 은광교회가 매수인으로 기재돼 있었다. 조합이 부지를 직접 매입한 뒤 교회에 제공한 구조가 아니라, 조합이 매입비용을 지급하고 교회 명의로 각각의 토지 소유자와 계약을 체결한 형태였다. 그렇다면 계약서에 이름을 올린 주체와 거래를 실질적으로 설계하고 움직인 주체는 같았을까. 이번 사안은 더 이상 ‘대토냐 비용지원이냐’는 용어의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누가 토지를 골랐고, 누가 가격을 정했으며, 누가 인감과 계좌를 움직였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지이코노미는 보상·협의 계약서와 유동동 부동산 매매계약서, 조합 공문, 건축위원회 녹취록, 공탁·가압류 서류, 교회 관계자 답변서 등을 대조해 계약 체결과 자금 집행 과정을 추적했다. ◇ 교회 부지 매입비 96억7975만원, 일곱 차례 지급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가압류 신청서의 지급내역표에 따르면 조합은 2024년 2월 7일부터 5월 2일까지 은광교회 측에 총 96억7975만2910원을 지급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지급 내역은 △2월 7일 13억원 △2월 16일 3억원 △2월 20일 1억6400만원 △2월 27일 33억6000만원 △3월 7일 20억원 △4월 30일 1억500만원 △5월 2일 24억5075만2910원이다. 조합 측 법원 제출 서류에는 이 돈이 은광교회 신축부지 매입비로 지급됐다고 적혀 있다. 조합은 2025년 1월 10일 은광교회에 보낸 공문에서도 신축부지 매매대금 96억7975만2910원과 영업권보상금 9억5000만원을 2024년 5월까지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에는 이 밖에도 수용보상금 공탁액 약 99억4322만원과 가압류 청구금액 약 101억6374만원이 등장한다. 다만 이들 금액은 성격이 각각 다르다. 신축부지 매입비와 영업권보상금은 조합이 교회 측에 지급했다고 밝힌 비용이고, 수용보상금은 법정 수용절차에 따른 공탁금이며, 가압류 금액은 법원에 제시된 청구액이다. 이 금액들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 합산하면 조합이 동일한 성격의 돈을 중복 지급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전체 자금 흐름을 파악하려면 각 금액의 법적 성격과 실제 귀속 관계, 반환청구의 근거를 분리해 살펴봐야 한다. ◇ 계약서상 매수인은 조합 아닌 ‘은광교회’ 지이코노미가 확인한 유동동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은광교회가 직접 매수인으로 등장한다. 확인된 계약 대상은 유동 112-18, 112-19·112-40, 112-20, 112-21·112-31, 112-22, 112-23, 112-32, 112-34, 112-38번지 등이다. 일부 계약은 두 필지를 한 건으로 묶어 체결됐다. 계약일은 대부분 2024년 2월 8일이며, 112-20번지는 같은 달 16일 계약이 체결됐다. 매수인란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은광교회’가 기재돼 있었고, 동일한 공인중개업소가 반복적으로 중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9건의 계약서상 매매대금을 단순 합산하면 약 102억700만원이다. 이는 조합이 신축부지 매입비로 지급했다고 밝힌 96억7975만원보다 약 5억2700만원 많다. 다만 이 차이만으로 자금 누락이나 부당한 추가 지출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부 계약이 해제되거나 매매대금이 조정됐을 가능성, 교회나 제3자가 차액을 부담했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확보된 계약서가 최종 계약 전체와 일치하는지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5억여원의 차이는 해명돼야 한다. 실제 최종 거래대금이 얼마였는지, 조합 지급액을 초과한 금액이 존재했다면 누가 부담했는지, 계약서상 금액과 실거래 신고금액·등기부상 거래가액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계약서상 매수인이 교회라는 사실은 거래의 책임 구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조합이 토지를 직접 취득한 뒤 교회에 제공하는 일반적인 대체부지 제공 방식과 달리, 이번 거래에서는 교회가 개별 토지 소유자들과 직접 계약한 당사자로 기재됐다. 교회가 독립된 매수인으로 토지를 선택하고 가격을 협상했다면 토지별 거래 조건을 검토하고 계약을 승인한 내부 의사결정 자료가 존재해야 한다. 반대로 조합이 토지 선정과 가격 협상, 매도인 접촉, 송금 과정까지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면 조합이 교회 명의의 거래를 움직일 수 있었던 권한과 책임의 근거를 밝혀야 한다. ◇ ‘1대1 대토’로 알았다는데 계약서는 개별 매매 조합과 교회가 체결한 문서의 명칭은 ‘보상·협의 계약서’다. 계약서에는 조합이 유동 일대 12필지 매입에 필요한 비용을 교회 측에 순차 지급하고, 나머지 신축공사와 이전비용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협의하도록 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 그러나 계약서 문언에서는 교회 내부에서 거론된 ‘1대1 대토’라는 표현이나 약 695~700평의 이전부지, 1800평 규모의 교회 건물 신축 조건을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2025년 2월 5일 열린 교회 건축위원회에서 정모 장로는 “1대1 대토이기 때문에 가격을 볼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장모 담임목사도 같은 회의에서 교회가 약 700평의 토지를 확보하고 1800평 규모의 건물을 짓는 방안을 언급했다. 다만 장 목사는 이를 이미 확정된 계약 조건이라기보다 앞으로 조합과 논의해야 할 협의 사항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교회 내부에서도 계약에 대한 이해가 일치하지 않았던 셈이다. 정 장로는 대토를 전제로 계약이 체결됐다는 입장이지만, 장 목사는 이전부지 면적과 신축 규모, 추가 보상 문제를 향후 협상 대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각 필지의 매매대금과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 시기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교회가 계약상 매수인이었다면 ‘대토이기 때문에 가격을 알 필요가 없었다’는 일부 관계자의 설명만으로는 거래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매수인인 교회가 토지 가격과 거래 조건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누가 그 조건을 결정했는지가 다시 핵심 질문으로 돌아온다. ◇ 교회 인감과 인감증명서, 누구에게 왜 전달됐나 계약 과정에서 사용된 교회 인감과 인감증명서의 전달 경위도 핵심 쟁점이다. 제보자와 일부 교회 관계자들은 차모 장로가 교회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15통을 조합의 보상업무를 담당한 최모 팀장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후 조합이 매매대금을 지급할 토지 소유자를 정하면 교회 법인계좌에서 해당 매도인에게 돈이 송금됐고, 마지막 단계에서 장모 담임목사가 계약서에 교회 도장을 날인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현재까지 제보자와 일부 관계자의 주장으로, 확보된 계약서만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아니다. 인감과 인감증명서가 전달된 장소와 경위를 놓고 관계자들의 설명도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모 팀장은 차모 장로의 사업장에서 관련 서류를 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 장로와 장 목사가 밝힌 전달 경로는 이와 다르다는 것이 제보자 측 설명이다. 지이코노미는 최모 팀장과 차모 장로, 장모 목사에게 인감과 인감증명서를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전달했는지 공식 질의했다. 그러나 기사 작성 시점까지 구체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인감증명서 15통의 발급일과 제출처, 소유권이전 등기 신청서류, 계약서별 날인 시점을 대조하면 실제 사용 경위를 상당 부분 확인할 수 있다. ◇ 교회 법인계좌 송금, 실질적 지시자는 누구인가 제보자 측은 조합이 교회 법인계좌로 자금을 보낸 뒤, 조합이 지정한 토지 소유자에게 교회가 매매대금을 송금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계약서상 매수인은 교회였지만 토지 선정과 자금 집행의 실질적인 통제권은 조합에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교회가 매수인으로서 거래를 주도했다면 토지별 가격과 계약조건을 검토하고 지급을 승인한 당회나 공동의회, 재정위원회 등의 의사결정 자료가 존재해야 한다. 자금이 교회 계좌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실질적인 집행 주체를 판단할 수는 없다. 누가 토지를 추천했고, 누가 매도인과 가격을 협상했으며, 누가 송금 상대방과 지급일을 결정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조합의 지급내역과 토지별 계약금·중도금·잔금, 교회 법인계좌의 실제 송금 내역, 등기부상 거래가액을 대조하면 자금 집행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문서만 놓고 보면 계약의 외형상 당사자는 은광교회다. 그러나 조합의 자금 지급 시점과 토지별 계약 일정이 밀접하게 맞물리고, 인감과 법인계좌 사용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엇갈린다는 점에서 교회가 독립적으로 거래 전 과정을 결정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형식상 매수인과 실질적 거래 주체가 달랐는지는 계좌내역과 인감증명서 사용처, 가격 협상 자료를 통해 규명돼야 한다. ◇ 빠진 50평은 필수 부지였나, 계약 이후 추가 요구였나 갈등의 또 다른 축은 유동 112-35번지로 거론된 약 50평 규모의 토지다. 건축위원회 녹취록에서 정모 장로는 이 토지가 빠질 경우 건물 형태와 설계가 제대로 나오기 어렵다며 “몇 억원이 들더라도 사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해당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교회 건축계획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50평이 최초 계약 당시 반드시 취득하기로 정한 핵심 부지였는지, 계약 체결 이후 교회 측이 추가로 확보를 요구한 토지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조합이 지급했다고 밝힌 9억5000만원의 성격을 둘러싼 설명도 엇갈린다. 조합 문서상 이 돈의 명목은 ‘영업권보상금’이다. 그러나 교회 회의에서는 이 금액이 추가 50평 부지 매입과 관련된 돈인지, 별도의 이전비인지, 이미 지급이 완료된 보상금인지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이 나왔다. 고모 집사는 조합 문서에 9억5000만원이 영업권보상금으로 지급됐다고 적혀 있다며, 이 돈이 50평 부지 매입을 대신한 것인지 문제를 제기했다. 차모 장로는 이에 대해 “그것은 조합 측 입장”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목사는 9억5000만원이 토지 매입에 사용된 자금이고 이사비와는 별도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는 계약서상 이미 지급된 금액을 다시 요구할 수 있는지를 문제 삼았다. 결국 조합이 영업권보상금이라고 밝힌 9억5000만원이 실제로 어떤 항목에 사용됐는지, 50평 부지 매입 문제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 100억원대 부동산 취득, 공동의회 의결은 적법했나 교회 명의로 100억원대 토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내부 의결이 있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2024년 1월 21일자로 작성된 공동의회 의사록 형태의 문서에는 유동 일대 다수 필지를 교회 이전부지로 선정하고, 토지 매입과 교회 이전에 관한 권한을 대표자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교회 일부 관계자와 제보자 측은 당시 공동의회가 실제 적법하게 소집·개최됐는지, 교인들에게 계약 내용과 토지별 가격이 충분히 설명됐는지, 출석 및 의결 정족수가 충족됐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충분한 공동의회 절차 없이 교회 인감이 외부에 전달되고 계약이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다만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 공동의회가 실제 열리지 않았다거나 의사록이 위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회의 소집 공고와 참석자 명부, 원본 의사록, 의결 기록, 참석자들의 독립된 진술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교회 정관이나 소속 교단의 규정상 부동산 취득·처분에 공동의회 또는 당회의 의결이 필요하다면, 절차 준수 여부는 단순한 내부 갈등을 넘어 대표권과 계약 효력에 관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단계에서 확인된 문제는 불법이 확정됐다는 것이 아니다. 100억원대 부동산 계약을 승인한 내부 의결과 대표권의 근거가 충분히 공개되거나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돈은 지급됐지만 교회 이전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조합이 2025년 1월 10일 은광교회에 보낸 공문은 이번 계약의 구조적 공백을 보여준다. 조합은 공문에서 신축부지 매매대금 96억7975만2910원과 영업권보상금 9억5000만원을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교회 내부 사정으로 이전계획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신축교회 준공 전 이전에 필요한 일정과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합 설명대로라면 교회 이전과 관련한 100억원대 비용은 이미 지급됐지만, 계약의 핵심 목적이었던 이전 일정과 신축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던 셈이다. 계약의 목적이 교회 이전과 재개발사업 정상화였다면 거액을 지급하기 전에 이전부지 전체 확보 여부, 교회 신축 규모, 이전 시기, 미매입 필지 처리, 추가 비용 부담 주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2026년 1월 조합의 태도는 강경해졌다. 조합은 교회 측이 요구한 조건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법정 보상절차가 종료됐으므로 기존 토지와 건물을 조속히 인도하라고 요구했다. 추가 협의를 요청했던 조합이 1년 뒤에는 보상 완료와 부동산 인도를 주장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그 사이 계약의 미완성 부분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려 했는지는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 ◇ 100억원대 거래에 중개수수료 9000만원 약정 토지 거래에 참여한 공인중개업소와 수수료 문제도 확인 대상이다. 2024년 2월 7일 작성된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서에는 유동 112-18번지 외 총 12필지의 매매 의뢰인이 은광교회로 기재돼 있다. 총 거래금액 100억원 이상을 전제로 중개수수료 9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내용도 담겼다. 약정서와 실제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동일한 중개업소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다만 중개수수료 9000만원이 실제 지급됐는지, 조합과 교회 가운데 누가 부담했는지, 교회 내부에서 수수료 지급을 별도로 승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중개업소가 유동동 이전부지를 처음 추천했는지, 조합 또는 교회 관계자와 어떤 경위로 거래에 참여하게 됐는지도 추가 취재가 필요한 부분이다. ◇ 핵심 당사자들, 사실관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아 지이코노미는 김모 조합장과 최모 보상팀장, 장모 담임목사, 차모 장로 등 핵심 관계자들에게 공식 질의서를 보냈다. 질의 내용은 △96억7975만원의 산정 및 지급 근거 △유동동 토지 선정 과정 △가격 협상 주체 △교회 인감과 인감증명서 전달 경위 △법인계좌 송금 지시 여부 △공동의회 의결 절차 △50평 부지와 9억5000만원의 관계 등이다. 최모 팀장은 자신의 연락처를 제공한 사람이 누구인지 먼저 밝히라고 요구한 뒤, 조합과 교회 관련 내용은 업무상 기밀이어서 답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그러나 개별 질의에 대한 사실관계는 설명하지 않았다. 김모 조합장과 장모 목사, 차모 장로도 기사 작성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100억원대 조합 자금 집행과 종교시설 보상 과정이 모두 업무상 기밀에 해당하는지, 조합원과 교인들에게도 공개할 수 없는 사항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공익성이 큰 재개발사업에서 거액이 집행됐다면 최소한 그 산정 근거와 의사결정 절차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명돼야 한다. 반면 정모 장로는 15쪽 분량의 답변서와 교회 정관, 회의기록, 사실확인서, 계약서, 지적도, 인근 실거래 자료 등을 제출했다. 정 장로는 교회 내부에서 이번 계약을 대토로 이해했으며, 이전부지 면적과 신축 규모가 계약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정 장로의 설명 역시 당사자 일방의 주장인 만큼 조합과 교회 관계자의 설명, 객관적 자료와 대조할 필요가 있다. ◇ 계약은 남았지만 결정 과정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96억7975만원이라는 숫자 자체에만 있지 않다. 조합 자금으로 추진된 거래에서 누가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했는지, 교회 명의와 인감은 어떤 절차와 권한으로 사용됐는지, 100억원이 넘는 거래가 누구의 책임 아래 진행됐는지가 아직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분명하다. 조합은 교회 신축부지 매입비로 96억7975만2910원을 지급했고, 별도로 영업권보상금 9억5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다수의 유동동 매매계약서에는 은광교회가 직접 매수인으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계약의 외형만으로 거래의 실질까지 설명되지는 않는다. 누가 유동동 토지를 이전부지로 선정했는지, 누가 토지 소유자와 가격을 협상했는지, 교회 인감과 인감증명서는 어떤 권한으로 사용됐는지, 법인계좌의 송금 상대방과 시점은 누가 결정했는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교회 내부에서 100억원대 부동산 취득을 승인한 적법한 의결이 있었는지도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조합이 거래를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면 교회 명의로 계약과 송금을 진행한 권한의 근거와 책임을 밝혀야 한다. 교회가 독립된 매수인으로 계약했다면 토지별 가격을 검토하고 계약을 승인한 내부 의사결정 과정과 자금 집행 책임을 설명해야 한다. 공동의회 없이 계약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나 인감이 적법한 권한 없이 사용됐다는 의혹도 관계자들의 침묵만으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핵심 당사자들이 관련 문서와 경위를 밝히지 않는 한 의문 역시 해소되기 어렵다. 거액의 조합 자금이 투입되는 재개발사업이라면 계약보다 먼저 투명한 의사결정과 책임의 구조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누문구역의 교회 이전 계약에는 매매대금과 당사자의 이름, 인감과 지급일은 남았지만, 그 조건을 결정한 과정과 책임의 경계는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법적 책임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판단할 몫이다. 하지만 조합원과 교인들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이 거래의 결정 구조다. 누구의 판단으로 100억원대 자금이 집행됐고, 누가 교회 명의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 결정은 어떤 회의와 의결을 통해 승인됐는가. 사업 정상화의 해법으로 시작된 계약이 법정 공방으로 변한 이유는 단순히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돈을 지급하기 전에 확정했어야 할 계약의 범위와 책임, 의결과 집행 절차가 문서 밖에 남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자료에서는 유동동 이전부지의 선정 과정과 토지별 매입가격, 거래 상대방의 조합원 여부, 동일 중개업소의 반복 참여를 둘러싸고 추가로 규명해야 할 정황이 나타난다. 지이코노미는 이어지는 2편에서 누가 유동동 부지를 제안했는지, 각 토지는 어떤 기준과 가격으로 매입됐는지, 조합원 소유 토지가 거래에 포함됐는지, 미매입 50평 부지와 중개업소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계속> [탐사기획│누문재개발의 진실②] 유동동 땅은 왜 선택됐나…토지 가격과 거래 구조의 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