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이 챔피언 트로피와 우승 확정 때 사용한 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와우매니저먼트 제공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김아림(30)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김아림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노나골프앤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개막전 '힐튼그랜드배케이션스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개막전 우승을 확정지었다. 1라운드부터 나흘 내내 단독 선두를 놓치지 않은 완벽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2019년 지은희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다.
김아림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 와우매니저먼트 제공
이번 우승으로 김아림은 LPGA투어 통산 3승을 올렸다. 2020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미국에 진출한 김아림은 지난해 11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약 4년 만에 우승을 보탰다.
김아림은 롯데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이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개막전인 이번 대회는 최근 2년 동안 LPGA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만 출전한다.
나흘간 20언더파를 기록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이하 사진: 'x'에서 캡처
2위와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김아림은 3번 홀(파5)에서 보기를 했으나 4, 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해 분위기를 바꿨다. 9번 홀(파5)에 이어 11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김아림은 12번 홀(파4)에서 다시 보기를 했다.
그 사이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가 후반 13번 홀(파3)까지 버디만 7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여 김아림을 따라붙었다. 공동 선두까지 허용했던 김아림은 15번 홀(파5)에서 이글을 노리는 투 온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응수했다. 이 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16번 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잡고 선두를 탈환했다.
김아림이 18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넬리 코다는 마지막 홀에서 퍼트를 성공해 1타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그러나 김아림은 18번 홀(파4)에서 5m 안팎 내리막 퍼트를 멋지게 성공시켜 다시 2타 차로 스코어를 벌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아림이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멋지게 성공시키고 있다.
한편, 고진영이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 김효주가 8언더파 280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한국 선수가 개막전에서 톱10에 세 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유해란이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4위, 양희영은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2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우승 후 인터뷰 내용
1. 2024 롯데 챔피언십 우승 이후 3개월만에 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소감은?
: 작년 롯데 챔피언십에 이어 3개월만에 또 한번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이번 시즌의 시작을 알리게 되어 뿌듯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시즌 초반에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항상 시즌 후반부에 감이 올라오는 것이 늘 아쉬웠는데, 2025시즌은 새로운 메인후원사인 메디힐과 함께 시작점에서 우승이라는 뜻 깊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무엇보다 감사하다.
2. 최근 2년 이내 우승자들만 출전이 가능한 대회이다. 김아림 프로에게 이번 대회 우승이 주는 의미는?
: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대회에서 거둔 우승이기 때문에 뭔가 더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훌륭한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서 더 특별한 느낌이다.
3. 3라운드까지 계속 선두를 유지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둔 각오는 어떠했는지?
: 앞서 치룬 3라운드까지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최종라운드에 임하고자 했다. ‘내가 하려고 하는 것, 내가 원하는 라인에 공을 보내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고 이 부분을 잘 실행에 옮기고자 노력했다.
4. 오늘 ‘우승을 할 수 있겠다’라는 예감의 순간이 있었는지?
: 16번 홀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서 ‘좋은 흐름을 마지막까지 잘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버디 퍼트로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5. 이번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 이번 대회 기간에 기술적인 부분을 조언해 주신 조윤식, Tony Ziegler 코치를 비롯해 트레이닝 및 메디컬 파트에서 애써준 Chase, Mona, Masa 뿐만 아니라 새롭게 호흡을 맞춘 캐디 Bruce,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도움주신 소정 매니저를 비롯해 와우매니지먼트그룹까지 나를 위해 움직여주는 좋은 팀과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우승에 있어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6. 집 근처에서 열린 2025시즌 첫 LPGA 대회이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회에 임했는지?
: 코스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집이 위치해있기 때문에 ‘놓친 것이 있어도 다시 집에 다녀오면 되지.’ 생각하면서 굉장히 편안하게 짐을 쌌던 기억이 있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던 부분이 심리적으로도 좋은 영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7. 시즌 첫 우승을 빠르게 달성했다. 이후 남은 시즌 목표는?
: 첫 우승이 일찍 나왔지만 남은 시즌 목표는 변함없이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코스에서 잘 실행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바람을 조금 더 추가하자면 현재 내가 갖고 있는 역량에서 좀 더 발전하길 희망한다.
8. 오프시즌에 2025시즌을 위해 어떠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훈련했는지?
: 오프시즌에 지난 2024시즌을 되돌아봤는데, 내가 가진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질 변화를 포함해 더 다양한 샷을 구사를 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변화라는 것이 리스크를 동반하지만 잘 이뤄냈을 때 얻게 되는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면서 오프시즌에 목표로 한 것들을 달성하기 위해 집중해서 훈련했다.
9. 대회 기간 재미난 에피소드나 특별하게 겪은 일이 있는지?
: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3라운드 9번 홀 그린 옆 벙커에서 한 샷이 이글이 된 장면이 이번 대회 기간 중 가장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다.
10. 마지막 소감 한 마디
: 사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메인 후원사가 확정이 되지 않아서 어떤 모자를 쓰고 경기를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메디힐 권오섭 회장님께서 후원을 결정해 주셨고 덕분에 메디힐 모자를 쓰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정말 기쁘다. 메디힐과 함께 좋은 소식 더 많이 만들고 싶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11. 팬들에게 한 마디
마지막으로 팬 분들이 항상 저에게 ‘잘하고 있다.’, ‘응원하고 있다.’, ‘뒤에서 항상 함께하고 있다.’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항상 함께한다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한다.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