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중심부인 신문로 부근에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독특한 조형물이 있다. 바로 ‘망치질하는 사람(Hammering Man)’이다. 높이 22미터에 무게만 해도 50톤에 이르는 이 거대한 조각상은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지치지도 않고 허공에 망치를 내리치는 철제 인간을 볼 때마다 내신세가 떠오른다. 해머링 맨은 주말에 쉬기라도 하지만 나는 토요일, 일요일도 진료와 강의로 시간을 보내니 내가 조금 더 바쁜 게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

“나는 망치질하는 노예야!”

가끔 지인들에게 이렇게 우스갯소리를 하면 다들 웃는다. 골타요법을 시작한 후로 나는 15년간 거의 매일 환자들의 뼈를 두드려왔다. 아침부터 뼈를 두드리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잠깐 밥을 먹고 들어와서 다시 뼈를 두드린다. 골타요법은 침이나 부항보다 훨씬 힘이 든다. 단단한 뼈를 계속 두드려야 하기에 가끔은 나도 피로를 느낀다.

나는 뼈 건강을 위해 나름의 생활습관과 운동을 평소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이것이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하게 골타치료를 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일주일 내내 진료하고, 휴일이면 동료 한의사들과 만나 골타요법을 연구하는 나를 보며 놀라는 사람도 있다. 어쩜 그렇게 건강하냐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늘 ‘뼈가 튼튼해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골타요법으로 뼈를 바로잡으면 나처럼 건강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나름의 ‘틈새 홍보’다.

나처럼 나이 많은 환자, 나보다 더 나이 많은 환자 또한 골타치료를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연세 드신 분들이 수술 외에 다른 치료방법을 찾다가 골타요법을 알게 되어 우리 한의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은 허리가 아프든 무릎이 아프든 병원에 가면 똑같은 말을 듣는다. 퇴행성 질환, 즉 나이가 들어 생기는 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꼭 ‘나이’에 있는 것은 아니다. 비뚤어진 척추가 더 근본적인 원인이다.

골타요법은 무턱대고 뼈를 때리는 치료법이 아니다. 치료 강도와 속도 또한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진행한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뼈는 자극을 주면 오히려 부드러워지는데, 그래서 나는 골타요법 이후에도 환자들에게 뼈 운동을 적극 권한다. 자주 자극하지 않으면 뼈는 다시 굳어가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먹고 놀고 일하는 데 반드시 몸을 써야 했다. 농사를 짓고, 손으로 옷을 빨고, 끼니마다 음식을 차려 먹었다. 구슬치기, 비석치기, 땅따먹기…… 모든 놀이가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었다. 절로 근육이 생겼다.

지금은 다르다. 3보 이상 되는 거리는 무조건 자동차를 탄다. 밥은 사 먹을 곳이 널려 있고, 전화 한 통이면 집까지 배달도 해준다. 빨래는 세탁기나 세탁소에 맡기면 된다. 심지어 놀이도 컴퓨터 앞에 가만히 앉아서 한다. 그러니 뼈가 약해지고 망가진다.

강남에서도 가장 비싸다는 땅에 속속들이 병원이 생긴다. 성형외과 아니면 척추 병원이다. 지상은 물론 지하철역에서도 척추 병원 광고판을 흔히 보게 된다. 정형외과 중에서도 척추를 중심으로 다루는 병원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가 많다는 뜻이다.

양방병원은 홍보가 잘 되어 있는 데다가 효과가 빠를 것이라는 환상이 있어 접근하기 쉽다.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라고 하면 환자의 마음도 편하다. 하지만 시술의 효과는 오래가지 않으며, 수술을 원하지 않는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다른 치료는 없다. 퇴행성 질환이라며 시술만 반복하는 환자를 보면 참 안타깝다. 남은 평생 주사로 통증을 달래기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는 치료인 골타요법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홍석

경희대학교 한의대학, 동대학원 졸

본케어한의원 원장

구조의학연구회 회장

‘기적의 골타 요법’ 저서 출간

‘나는 몸신이다’, ‘엄지의 제왕’, ‘살림 9단 만물상’ 등 TV 방송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