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SK텔레콤(SKT)이 2024년 한국거래소가 강조하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CEO 승계 정책 미비, 밸류업 계획 이사회 승인 부재 등 일부 핵심 의사결정에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SKT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T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86.7%에 달했다. 올해 보고서를 제출한 549개 상장사의 평균 준수율(54%, 한국투자증권 추산)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핵심지표는 총 15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SKT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와 'CEO 승계 정책 마련 및 운영' 등 2개 항목을 제외한 대부분을 충족했다.
특히 SKT는 2024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배당기준일 이전에 배당액을 확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2023년 미준수 항목이었던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을 개선했다. 또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가 의결권을 집중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기업지배구조 개선 항목 중 도입률이 낮은 지표 중 하나다.
이사회의 독립성 역시 탄탄한 평가를 받았다. 총 8명의 이사 중 5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인 김용학 이사가 맡고 있다. 감사위원회를 포함한 이사회 내 5개 위원회도 모두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된다.
다만 여전히 개선 과제가 존재한다. 가장 큰 사각지대는 CEO 승계 정책이다. SKT는 매년 승계 관련 정책을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규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회사 측도 "명문화된 승계 정책 마련이 보완 과제"임을 인정했다.
현재 SKT는 2021년 신설된 이사회 내 인사보상위원회를 통해 CEO 후보 추천 및 선임, 연임 등을 관리하고 있으며, 미래 CEO 역량 정의와 후보 육성계획도 수립 중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경영진 교체에 대비해 승계 기준과 절차를 공식화하고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SKT 관계자는 "필요 시 사내 유관 조직 간 협업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보고서에는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계획 관련 지표도 포함됐다. SKT는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연결기준 조정 당기순이익 50% 이상 주주환원 △2030년 총매출 30조원 중 인공지능(AI) 비중 35% 등 목표를 제시했다. 이사회가 이를 지난해 10월23일 보고받고 공시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순 보고에 그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사회의 정식 승인을 거칠 경우 계획의 신뢰성과 실행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SKT는 올해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4주 전까지 실시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SKT는 일정 조율 문제로 이번 정기 주총 소집공고를 26일 전에 발표했으며, "앞으로 사전 준비를 강화해 4주 공고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설명했다.